분한 마음에 ‘보복대행’ 맡겼다가 공범 된다…경찰 “의뢰인도 중형 가능”[세상&]

온라인 ‘사적 보복’ 광고 확산
경찰 의뢰자까지 범죄단체 수사
“돈만 뜯는 사기 가능성도”

박정보 서울경찰청장의 모습. [연합]

[헤럴드경제=정주원 기자] 개인정보 유출과 신상 털기 등 이른바 ‘사적 보복 대행’ 범죄가 온라인에서 확산하자 경찰이 의뢰인까지 범죄단체 구성원으로 보고 강도 높은 수사에 나섰다. 단순히 돈을 주고 보복을 맡긴 경우도 중형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박정보 서울경찰청장은 18일 오전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보복대행 범죄는 운영자와 광고 게시자 뿐 아니라 정보를 제공하는 사람, 현장에서 움직이는 실행자, 의뢰인까지 모두 공범으로 보고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관련 사건은 서울 양천경찰서에서 수사를 시작했으나 사건 규모와 온라인상 확산 양상이 커지면서 현재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으로 이관됐다. 광역수사대는 관련 자료를 분석하며 수사를 진행 중이다. 양천경찰서는 지난달 24일 개인정보 탈취 정황 등을 확인하기 위해 행정안전부와 국민건강보험공단 등 40여개 기관을 대상으로 압수수색을 진행한 바 있다.

특히 경찰은 최근 페이스북·구글·디시인사이드·텔레그램 등 온라인 플랫폼에서 ‘보복 대행’, ‘신상 추적’, ‘심부름센터’ 등을 내세운 광고 게시글이 대거 올라오는 정황을 집중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있다.

서울경찰청 사이버 분석팀은 게시글 작성자와 운영 방식 등을 분석해 실제 범행 조직인지 단순히 사기인지 여부를 들여다보고 있으며 범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되는 경우 즉시 광역수사대에 통보해 수사에 착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 청장은 “실제 범행을 하는 것으로 의심되는 업체 2곳 정도를 포착해 현재 입건 전 내사에 착수한 상태”라며 “심부름센터나 흥신소 형태를 띠고 있지만 개인정보 유출과 보복행위를 대행하는 구조 자체가 매우 위험하다”고 설명했다.

실제 수사 과정에서는 보복대행 업체가 피해자에게 의뢰인 정보를 넘겨주며 또 다른 범행을 유도한 정황도 포착됐다. 지난 14일 경찰은 보복대행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업체 측이 피해자에게 누가 의뢰했는지 관련 정보를 전달하고, 추가 입금을 요구하며 상대방에 대한 ‘역 보복대행’을 부추긴 정황을 확인했다.

경찰은 의뢰 행위 자체도 중대한 범죄로 보고 있다. 박 청장은 “의뢰하는 사람들도 범죄단체의 일원으로 보고 철저히 수사할 계획”이라며 “단순히 부탁했다는 수준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범죄단체 구성원으로 판단될 경우 무거운 처벌을 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실제 보복을 해주겠다며 돈만 받고 잠적하는 사기 가능성도 상당하다”며 “시민들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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