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암 종양 성장” 7배 억제…한의학硏, 다발성경화증 치료제 면역효과 재발견

- 한의학연구원, 면역관문 조절 항암면역 증진효과 입증


이번 연구를 수행한 한국한의학연구원 연구진. 정환석(앞줄 왼쪽부터 시계방향), 이은지 박사, 카지 UST 학생, 최장기 박사.[한국한의학연구원 제공]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국내 연구진이 다발성경화증 치료제인 테리플루노마이드를 활용해 대장암 면역치료 가능성을 제시했다.

한국한의학연구원 한의기술응용센터 정환석 박사 연구팀은 테리플루노마이드(Teriflunomide)가 대장암에서 항암 작용을 강화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21일 밝혔다.

이번 연구성과는 암 치료 및 종양면역 분야 국제학술지 ‘Oncogenesis’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기존 승인 약물을 새로운 적응증에 활용하는 ‘약물 재창출(drug repositioning)’ 전략에 주목했다. 일반적으로 신약 개발은 독성 문제와 긴 개발 기간으로 인해 임상 적용까지 많은 시간과 비용이 소요된다. 반면, 이미 안전성이 검증된 승인 약물은 임상 적용 가능성이 높고 개발 위험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약 300종의 FDA 승인 약물을 대상으로 면역관문 차단 효능을 탐색, 다발성경화증 치료제로 사용 중인 테리플루노마이드(Teriflunomide)가 면역관문 조절 가능성을 가진 후보물질임을 확인다.

연구 결과, 테리플루노마이드는 암세포가 면역세포의 공격을 피하기 위해 사용하는 신호(PD-L1)를 줄이고, 면역세포와 암세포 사이의 면역 억제 신호 연결까지 차단하는 ‘이중 작용’을 보였다.

특히 인간화 마우스 모델 실험에서는 약 7배 종양 성장을 억제하고 T세포가 종양 부위에 2배 더 많이 모이고, 활성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전신 독성은 관찰되지 않았다.

대장암 면역치료 이미지(AI 활용 이미지).[한국한의학연구원 제공]


또한 CD8+ T세포를 제거할 경우 항암 효과가 사라지는 것으로 나타나, 해당 약물의 효과가 면역세포 활성에 의해 나타난다는 점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는 기존 면역관문억제제가 단일 표적에 작용하는 것과 달리, 보다 복합적인 면역조절 전략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특히 대장암 환자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면역항암제 비반응군에 대해서도 적용 가능성이 제시돼, 기존 치료의 한계를 보완할 수 있는 새로운 후보로 기대된다.

정환석 박사는 “한의학은 본래 인체의 면역 균형을 조절하는 데 강점이 있는 만큼, 이러한 연구를 현대 면역항암 치료로 확장한 사례”라며 “기존 승인 약물을 활용한 약물 재창출 전략을 통해 보다 빠른 임상 적용과 치료 효과 향상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향후 기존 면역관문억제제와의 병용 가능성 및 면역항암제 비반응 환자군에 대한 적용 가능성을 추가 검증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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