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캡슐호텔 등 스프링클러 없는 숙소, 자동확산소화기 설치 권고”

서울시, ‘소규모 숙박업소 화재안전 종합대책’ 발표
전수조사·소방시설 보강·통합관리 등 ‘3중 안전장치’ 가동
숙박업소 7958곳 전수점검…90% 이상 스프링클러 미설치
캡슐형·도미토리형 등 밀집형 객실 ‘중점관리 대상’
‘캡슐호텔, 스프링클러 의무 다중이용업소 지정’ 법 개정 추진
“소규모 숙박업소, 안전 사각지대…안전 골든타임 지켜낼 것”

올해 3월 14일 오후 6시10분께 서울 중구 소공동의 한 7층짜리 빌딩 3층에서 발생한 화재 모습. 이곳은 캡슐호텔로, 스프링클러가 설치되지 않았다. 이 사고로 50대 일본인 여성이 사망했다. [연합]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 서울시가 캡슐호텔·도미토리 등 좁은 복도와 밀집 구조로 화재 발생 시 대형 인명피해 우려가 큰 소규모 숙박업소에 대해 ‘3중 안전장치’를 가동한다. 스프링클러 설치 의무가 없는 소규모 숙박업소를 대상으로 전수조사, 소방시설 보강, 통합관리 체계를 추진해 화재 초기 대응력과 투숙객 안전을 대폭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서울시는 21일 이 같은 내용의 ‘소규모 숙박업소 화재안전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현재 서울 시내 숙박업소는 총 7958개소로 이 가운데 90% 이상이 스프링클러를 설치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전체의 약 80%를 차지하는 영업장 면적 300㎡ 미만 소규모 숙박업소는 현행법상 간이스프링클러 설치 의무대상에서 제외돼 화재 발생 시 초기 진압과 신속한 대피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있어 왔다.

실제 올해 3월 서울 중구 소공동 한 캡슐호텔에서 화재가 발생해 여기에 머물렀던 50대 일본 여성이 사망하기도 했다. 당시 스프링클러 미설치가 사고 원인으로 지적됐다.

이에 서울시는 ▷전수조사 ▷소방시설 보완 ▷통합관리 3개 핵심축을 중심으로 소규모 숙박업소 화재위험 요인을 사전에 발굴하고, 신규 업소는 신고·등록 단계부터 안전관리를 강화해 화재 사각지대를 줄여나갈 계획이다.

우선 서울시는 시내 7958개 전 숙박업소를 대상으로 ▷객실 형태 ▷스프링클러 설치 여부 ▷피난로 확보 상태 ▷휴대용비상조명등 설치 ▷소방시설 유지관리 실태 등에 대한 전수조사를 실시한다.

특히 캡슐형·도미토리형 등 밀집형 객실은 ‘중점관리 대상’으로 분류해 최소한의 소방시설 설치를 권고한다.

점검은 ▷소화·경보설비 전원 및 밸브 차단 여부 ▷수신기 고장 방치 여부 ▷완강기 등 피난구조설비 유지관리 상태 등을 중심으로 진행된다. 아울러 ▷비상구 폐쇄 ▷피난통로 적치물 방치 ▷방화시설 훼손 여부 ▷실내장식물의 방염기준 준수 여부 등도 함께 살핀다.

맞춤형 안전 컨설팅도 진행한다. 스프링클러 설치 의무가 없거나 설치가 어려운 업소에는 자동확산소화기, 스프레이형 소화기, 단독경보형감지기, 콘센트형 자동화재 패치, 휴대용비상조명등 등의 설치를 적극 권고할 계획이다. 특히 자동확산소화기는 화재 시 약 72도의 열을 감지하면 자동으로 소화약제를 분사해 초기 진압을 돕는 장치로, 화재 대응에 특히 효과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캡슐형·도미토리형 등 숙박업소에는 객실 구조 특성과 이용 형태를 고려해 캡슐 내부에 연기감지기와 스프레이형 소화기를 비치한다.

신규 숙박업소에 대한 관리도 강화한다. 서울시는 건축·용도변경 단계부터 소방시설 설치 여부와 피난·방화 계획 적정 여부를 검토하고 숙박업 신고·등록 단계에서도 객실 내 연기감지기와 스프레이형 소화기, 대피안내도, 휴대용비상조명등 등 안전시설 설치를 권고할 계획이다.

홍영근 서울시 소방재난본부장은 “지방세 감면, 보험료 할인 등으로 기존 허가받은 소규모 숙박업소는 자동확산소화기 설치를 유도하려고 한다”며 “또 신규 업소에 대해서도 설치를 권고해 화재 발생으로 인한 인명피해를 줄이고자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서울시는 이번 대책의 핵심을 ‘법·제도 개선’에 두고 소방·건축·위생·관광 분야 전반의 안전기준 강화를 정부에 지속 건의할 계획이다. 특히 캡슐형·도미토리형 숙박업소는 불특정 다수가 이용하고 공간 대비 가연물 밀집도가 높아 화재 위험성이 크다. 하지만 소방시설법에 따라 영업장 면적 300㎡ 미만의 소규모 숙박업소는 간이스프링클러 설비 설치 대상에서 제외됐다.

서울의 한 건물에 비치된 자동확산소화기. 화재 시 약 72도의 열을 감지하면 자동으로 소화약제를 분사해 초기 진압을 돕는 장치다. [서울시 제공]

이에 서울시는 캡슐호텔 등 밀집형 숙박업소를 다중이용업소로 지정하여 영업장 면적과 무관하게 스프링클러 설비를 의무화하는 제도 개선안을 정부에 건의했다. 또 간이스프링클러가 설치되지 않은 300㎡ 미만 소규모 숙박업소에는 자동확산소화기 설치를 의무화하는 방향으로 화재안전기술 기준 개정도 함께 추진한다.

또 현재 연면적 5000㎡ 이상 관광숙박시설에 한해 적용되는 정기점검(3년마다 실시)과 화재안전성능보강 대상 범위를 스프링클러가 설치되지 않은 소규모 숙박시설까지 확대하는 법령 개정도 건의했다.

마지막으로 숙박시설 내부 마감 재료를 예외 없이 불연 또는 준불연재로 사용하도록 의무화하고 현행 기준상 500㎡ 미만 용도변경 시 생략되었던 사용승인 절차 역시 면적과 관계없이 의무화하는 방안도 마련할 계획이다.

홍 본부장은 “2018년 국일고시원 참사를 계기로 소방 기준이 소급 적용된 사례와 같이 안전 사각지대에 놓일 수 있는 기존 숙박업소까지 확대 적용되도록 법 개정을 추진 중”이라며 “소방시설 설치 강화 및 제도 개선 등 속도감 있는 대책으로 안전의 골든타임을 지켜내겠다”고 말했다.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