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대신 단일화 설전…서울교육감 선거 4人 4色 기자회견[세상&]

서울교육감 진보·중도 후보 4명 기자회견
정근식 “시작한 변화를 책임감 있게 완성”
이학인 “고등학교 단일학군제 도입할 것”
한만중 “정근식, 구별 교육격차 해소 못해”
홍제남 “정근식, 동료 교사 보호에도 실패”
28일 단일화 ‘마지노선’… 초유 ‘8파전’ 되나

서울교육감 선거 후보로 나선 민주진보 및 중도 성향 후보 4명. 왼쪽부터 홍제남, 정근식, 한만중, 이학인 후보. [서울시교육청 제공]

[헤럴드경제=김용재·전새날 기자] 역대 최다인 8명의 후보가 출마해 각축전을 벌이고 있는 6·3 서울교육감 선거가 막판까지 혼전 양상을 띠고 있다. 핵심 공약을 알리기 위해 마련된 릴레이 기자회견 자리에서도 후보들은 정책 경쟁보다는 서로를 향한 날 선 비판과 견제에 열을 올렸다.

서울교육감 선거 후보로 나선 민주진보 및 중도 성향 후보 4명(정근식·이학인·한만중·홍제남)은 26일 오전 서울 용산구 서울시교육청 브리핑룸에서 릴레이 기자회견을 했다. 핵심 공약을 발표하고 나서는 단일화를 둘러싼 설전을 벌였다.

이학인 “청소년 SNS 규제” 정근식 “교통비·현장체험학습비 지원”

첫 주자로 나선 중도 성향의 이학인 후보는 지역 간 교육 격차 해소와 사교육비 절감을 전면에 내세웠다. 이 후보는 “거주지 장벽을 허무는 ‘고등학교 단일 학군제’를 실시하겠다”며 “주거지가 아이들의 고등학교를 결정하는 악순환을 끊고 특정 학군지 쏠림 현상과 주거비 폭등을 원천적으로 억제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청소년 소셜미디어(SNS) 사용 규제, 학원총량제 등 파격적인 공약도 언급했다. 이 후보는 회계사 출신으로 교육 경력이 짧다는 지적에 “미국에서 10여 년 동안 학생을 가르치며 두 개의 교육 시스템을 비교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이 후보는 “진보와 보수라는 낡은 프레임을 넘어 오직 정교하고 실현할 수 있는 정책으로만 승부하겠다”며 완주 의사를 분명히 밝혔다.

현 서울교육감이자 민주진보 단일후보인 정근식 후보는 실무경험과 정책 연속성을 강조했다. 정 후보는 “서울교육에 지금 필요한 것은 이미 시작한 변화를 책임 있게 완성하는 일”이라며 “서울교육을 실제로 운영해 본 사람은 나뿐”이라고 강조했다.

정 후보는 유아교육 완전 무상화·등하교 교통비 및 현장체험학습비 지원 등을 담은 공약을 발표했다. 재원 부족 가능성에 관한 질문에는 “면밀히 분석하면 약 400억 원 정도의 예산이 추가로 필요하다”며 “유보통합 과정에서 정부와 협력하고 4년 동안 균형 감각을 가지고 꾸준히 추진하면 큰 문제가 없다”고 대답했다.

진보 진영의 독자 출마 사태에 대해서는 “경선 과정에 승복하고 함께 힘을 합치는 아름다운 전통이 있다”며 “사전 투표 전날까지 단일화 가능성은 언제든지 열려있다”고 단일화 가능성을 열어뒀다.

한만중-홍제남, ‘정근식 체제’ 정면 비판

경선 결과에 반발해 독자 출마를 감행한 한만중 후보는 현 교육감 체제를 정면으로 비판하며 독자 완주 노선을 고수했다. 한 후보는 서이초 사건과 ‘4세 고시’ 등을 언급하며 “서울의 구 단위 격차는 정 교육감 체제에서 노력하려고 했지만 그다지 개선이 안 됐다”고 정 후보를 비판했다.

한 후보는 진보 진영의 표 분열로 보수 진영에 승리를 넘겨줄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 “8명의 다자구도 내에서 보수 진영에게 자리를 넘겨준다는 것은 기우”라고 일축했다. 이어 “특정인을 위한 추대위를 만들어 끝까지 관철하는 방식은 최초의 사태”라며 단일화 과정을 꼬집으면서 “교사 출신인 제가 책임 있게 (선거 완주를) 해나가겠다는 강한 의지가 있다”고 강조했다.

과학 교사 출신인 홍제남 후보는 보수와 진보 양 진영의 유력 후보들을 모두 강도 높게 비판했다. 홍 후보는 조전혁 보수 후보의 ‘퀴어 축제’ 현수막을 겨냥해 “교육감 후보가 아이들에게 혐오를 가르치고 있다”고 직격했다.

정 후보를 향해서는 “동료 교사(지혜복 교사) 한 명 보호하지 못하는 무능한 교육감”이라고 일갈했고, 한 후보에게는 “민주적 절차를 지키지 못한 비민주”라고 날을 세웠다.

서울교육감 선거의 핵심 변수는 결국 막판 후보 단일화 여부다. 다자구도에서는 표 분산이 불가피한 만큼 선거를 앞두고 각 후보의 완주 여부가 판세를 가를 것이라는 분석이다.

앞서 진보 진영에서는 ‘민주진보 단일후보’ 기구를 통해 정근식 후보가 선출되었으나 한만중 후보 등이 경선 결과에 강하게 반발하며 독자 출마를 선언했다. 홍제남 후보 역시 완주 의사가 강하다. 중도를 표방한 이학인 후보도 마찬가지다.

교육계에서는 사전 투표 전날인 오는 28일을 사실상 마지막 단일화 시한으로 보고 있다. 이 시점을 넘기면 투표용지에 후보 이름이 그대로 인쇄된다. 다만 사전투표 전날까지 사퇴할 경우에는 투표용지에 ‘사퇴’ 표시가 반영된다. 교육감 선거 사전 투표일은 29일과 30일이며, 본투표는 6월 3일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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