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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좌)과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 [게티이미지닷컴] |
[헤럴드경제=서지연 기자] 미국과 중국이 대만 문제를 둘러싸고 군사 충돌할 경우 핵전쟁 수준으로 확전될 위험이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특히 양국 군이 충돌 상황에서 핵위기를 통제할 ‘안전장치(guard rails)’를 사실상 갖추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면서 아시아 안보 불안이 다시 고조되고 있다.
지난 28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영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는 이날 공개한 전략 평가 보고서에서 “미국과 중국 간 대만 분쟁은 핵 수준까지 확전될 위험이 있다”고 밝혔다.
IISS는 오는 29~31일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아시아 최대 안보회의 ‘샹그릴라 대화’를 앞두고 공개한 156쪽 분량 보고서에서 “세계는 새로운 핵군비 경쟁 문턱에 서 있으며 그 중심에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이 있다”고 진단했다.
보고서는 특히 대만 문제를 현재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군사 충돌 시나리오 가운데 하나로 지목했다.
중국은 미국과 동맹국의 접근을 차단하기 위해 광범위한 미사일·전자전·사이버전 역량을 동원할 가능성이 크고, 미국 역시 대만 방어를 위해 지휘통제 체계와 군사 인프라 보호에 나설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양국 모두 상대 핵심 지휘·통신·감시 체계를 선제적으로 무력화하려는 유인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이다.
보고서는 “양국 군은 충돌 상황에서 상대의 지휘통제·통신·정보·감시·정찰 체계를 광범위하게 겨냥할 가능성이 있다”며 “이는 핵무기 운용 체계와도 연결돼 있어 오판 위험을 높인다”고 분석했다.
특히 냉전 시절 미소 간 구축됐던 수준의 위기관리 체계가 미중 사이에는 아직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보고서는 “현재 양국 군이 핵심 군사 인프라 공격을 제한할 교전 규칙이나 위기 방지 장치를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는 공개적 증거가 거의 없다”며 “핵 확전 위험은 향후 미중 대규모 충돌에서 계속 핵심 변수로 남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실제 최근 몇 년간 중국은 핵전력 현대화 속도를 빠르게 끌어올리고 있다.
미국 국방부는 지난해 12월 보고서에서 중국이 2030년까지 핵탄두 1000기를 보유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미국과 러시아에 비하면 여전히 적은 수준이지만 증가 속도는 가장 빠르다는 평가다.
미국과학자연맹(FAS)에 따르면 현재 실전 배치 핵탄두 규모는 러시아 약 4400기, 미국 약 3700기, 중국 약 620기로 추산된다.
중국은 최근 극초음속 미사일과 이동식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핵잠수함 전력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미국 역시 괌과 일본, 필리핀 등 인도·태평양 지역 군사 배치를 강화하며 맞서고 있다.
이번 보고서가 주목받는 배경에는 이달 초 베이징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정상회담 이후 달라진 분위기도 깔려 있다.
당시 미국과 중국은 무역·중동 문제 등에서 일부 협력 가능성을 시사했지만, 대만 문제에서는 뚜렷한 입장 차를 재확인했다.
중국은 정상회담 직후에도 대만 주변 군사 활동을 강화했고, 대만 내부에서는 미국의 안보 공약 의지가 약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IISS는 이번 보고서에서 이란 전쟁 역시 핵위기 관리 측면에서 중요한 변수라고 지적했다.
미국이 중동 군사 대응에 집중할 경우 인도·태평양 지역 억지력이 약화할 수 있고, 반대로 중국은 이를 전략적 기회로 활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이번 샹그릴라 대화에서는 대만 문제와 함께 이란 전쟁, 미국의 아시아 안보 공약, 중국 핵전력 확대 문제 등이 핵심 의제로 다뤄질 전망이다.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은 이번 회의에서 연설할 예정이며 중국 측은 둥쥔 국방부장의 참석 여부를 아직 공식 확인하지 않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