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계 “근로자성 판단 선행돼야…최저임금위 권한 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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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일 정부세종청사 최저임금위원회에서 열린 제3차 전원회의에서 사용자위원인 류기정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전무(왼쪽)가 근로자위원인 민주노총 이미선 부위원장의 발언을 듣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배달라이더와 택배기사, 대리운전기사 등 도급·플랫폼 노동자에게도 최저임금을 적용할 수 있을지를 놓고 최저임금위원회가 본격적인 심의에 착수했다.
노동계는 변화한 노동시장에 맞춰 최저임금 적용 범위를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한 반면, 경영계는 근로자성 판단이 선행돼야 한다며 반대 입장을 재확인했다.
최저임금위원회는 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제3차 전원회의를 열고 도급제 노동자에 대한 최저임금 적용 확대 여부를 논의했다. 이날 회의는 내년도 최저임금 심의 과정에서 처음으로 도급근로자 최저임금 적용 문제가 공식 안건으로 다뤄진 자리다.
류기섭 한국노총 사무총장은 모두발언에서 “이제는 플랫폼·프리랜서를 포함한 도급제 노동자를 보호하기 위한 답을 내야 할 때”라며 “최저임금 적용 확대는 전통적인 고용관계가 허물어진 저임금 노동시장에서 이들을 보호하기 위한 최소한의 인권적 조치”라고 말했다.
그는 “최저임금위원회는 노동부 장관의 심의 요청 취지를 존중해야 한다”며 “노동부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합리적인 적용 방안을 반드시 도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노총도 도급·플랫폼 노동자에 대한 최저임금 적용을 올해 반드시 결론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미선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현재 870만명에 달하는 특수고용·플랫폼 노동자에 대한 최저임금 보장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대적 과제”라며 “10년 넘게 이어진 노동자들의 요구를 또다시 기다리라는 식으로 결론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대리운전기사, 배달라이더, 학습지교사 등은 실질적으로 사용자의 지휘·통제를 받으며 일하고 있지만 최저임금 보호를 받지 못하고 있다”며 “최저임금위원회가 변화한 노동시장의 현실에 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노총 특수고용대책회의는 이날 오전부터 정부세종청사 노동부 앞에서 도급근로자 최저임금 확대 적용을 촉구하는 24시간 천막농성에 돌입했다. 민주노총은 배달·대리운전·학습지교사 등 특수고용·플랫폼 노동자들에 대한 최저임금 적용 방안을 올해 심의에서 마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반면 경영계는 최저임금 적용 확대 논의 자체가 법적 근거와 현실성을 모두 갖추지 못했다고 맞섰다.
류기정 경총 전무는 “최저임금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게 적용되는 제도”라며 “논의 대상이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부터 판단돼야 하지만 이는 최저임금위원회가 결정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도급제 근로자라고 하더라도 계약조건과 업무 방식, 근로시간, 업무 강도가 모두 다르다”며 “업무량이나 이동거리, 소요시간 등을 반영해 별도 최저임금을 정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거의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양옥석 중소기업중앙회 인력정책본부장도 “도급제 종사자의 근로자성 여부조차 정립되지 않은 상황에서 최저임금위원회가 적용 여부를 임의로 결정할 수 없다”며 “무리한 적용은 도급제의 유연성을 훼손하고 오히려 일자리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공익위원 측은 신중한 접근을 주문했다.
공익위원 간사인 성재민 한국노동연구원장 직무대행은 “도급제 최저임금 문제는 현장의 다양한 보수 산정 방식과 근로 실태, 제도 작동 방식 등을 함께 살펴야 하는 사안”이라며 “섣부른 결론보다 사실에 기반한 자료 확인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회의에는 재적위원 27명 가운데 24명이 참석해 의결 정족수를 충족했으며, 모두발언 이후 오후 3시16분부터 비공개 심의로 전환됐다. 최저임금위원회는 노동부 연구용역 결과와 해외 사례 등을 토대로 도급근로자 최저임금 적용 가능성과 방식에 대한 논의를 이어갈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