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1~…5월 소설 396만부 판매 ‘일반도서 최다’
‘프로젝트 헤일메리’ 동명영화 개봉 덕 역주행
‘데미안’ 등 고전 선전, 20·30대 유입세 뚜렷
코스피 ‘1만피’ 기대 속 투자서 출간·판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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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왕과 사는 남자’의 흥행 속 서울 종로구 교보문고 광화문점에 ‘조선왕조실록’을 키워드로 한 도서들이 진열돼 있다. [연합] |
올해 상반기 서점가는 단연 ‘소설’이 이끌었다. 영화나 드라마의 원작인 ‘스크린셀러’가 두각을 나타낸 가운데, 한국문학뿐 아니라 해외 문학에 대한 독자들의 관심도 커졌다.
아울러 경제경영 분야에서는 국내 주식시장의 유례 없는 호황을 맞아 투자서가 인기를 끌었다.
▶다시 전성기 맞은 ‘소설’…베스트셀러 독차지=상반기 출판 시장에선 소설이 다시 전성기를 맞았다.
5일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출판유통통합전산망(이하 전산망)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5월) 소설 및 연관 상품의 판매 부수는 396만9575부로 어린이·청소년·학습 도서를 제외한 일반 도서 19개 분야 중 가장 많은 판매량을 기록했다. 매출액 역시 평균 가격이 더 높은 사회·사회과학 도서(829억7424만원)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616억248만원을 달성했다.
소설 외에 시, 에세이 등을 포함하면 문학의 인기는 더욱 두드러진다. 시, 산문, 희곡 등을 포함하는 인물·문학·문학연구 분야의 상반기 판매 부수는 348만7565부, 매출액은 572억2950만원으로 19개 분야 중 3위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소설, 시, 에세이 등 문학 부문의 총판매 부수는 전체 도서 판매 부수 중 16.4%를 차지했다. 예스24에서도 올해 상반기 소설·시·희곡 분야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0%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베스트셀러 목록에서도 소설의 인기가 확연히 나타났다. 전산망의 1~5월 도서 판매 상위 100위권 중에는 소설이 무려 19권이나 포진했다. 학습서를 제외한 일반 도서 중에는 10위권 중 7권이 소설이었다.
예스24에선 종합 베스트셀러 100위 안에 22권에 소설이 이름을 올렸다. 이는 2024년 상반기 5권과 비교하면 2년 만에 약 4배 증가한 수준이다. 한강의 노벨 문학상 수상으로 소설의 인기가 많았던 2025년 상반기 16권보다도 38% 37.5% 늘어난 권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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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타고 역주행…‘스크린셀러’의 힘=가장 눈에 띄는 점은 영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유튜브 등 다양한 미디어를 통해 재조명된 원작 소설이 다시금 조명받으며 ‘역주행’을 했다는 점이다. 이러한 ‘스크린셀러’는 소설을 비롯해 전체 출판 시장에 큰 동력으로 작용했다.
3월 개봉한 동명 영화의 원작인 앤디 위어의 2021년작 ‘프로젝트 헤일메리’는 전산망 일반 도서 중 판매 1위와 예스24 종합 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했다. 영화 개봉 이후 예스24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약 58배(5731.7%)로 급증했다. 해외소설이 예스24 종합 1위(상반기·연간 판매 기준)에 오른 것은 2014년 연간 베스트셀러 1위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 이후 무려 12년 만이다.
‘프로젝트 헤일메리’는 종이책과 eBook 판매 1위, 크레마클럽 다운로드 1위를 동시에 달성하며 영화와 출판을 넘나드는 ‘스크린셀러’ 열풍을 상징적으로 보여줬다.
가수 겸 작가 한로로의 ‘자몽살구클럽’은 노래의 인기와 시너지를 내며 전산망 종합(학습서 제외) 2위를 기록했다. 예스24의 연령별 구매 비율을 보면 20대 독자(32.7%)가 이 책을 주로 구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괴테는 모든 것을 말했다’는 이동진 영화평론가가 유튜브에서 추천한 이후 14주 연속(1월 1주~4월 1주) 예스24 주간 베스트셀러 10위권을 유지했으며, 결국 전산망 종합 3위에 올랐다.
최근 3년 연속(2023~2025년) 판매 증가세를 이어온 양귀자의 1998년작 ‘모순’은 올해 상반기에도 종합 4위에 올랐다. 특히 20·30대 구매 비중(예스24)이 41.4%에 달하며, 삶의 선택과 성장에 대한 보편적 서사의 힘이 30년 가까이 지난 오늘날 젊은 독자들에게도 여전히 유효함을 증명했다.
김애란 작가가 지난해 6월 내놓은 ‘안녕이라 그랬어’는 8년 만의 소설집으로, 출간 당시 화제를 모은 데 이어 최근 작가의 TV 토크쇼 출연 이후 판매가 반등하며 상반기 종합 5위에 재진입했다.
예스24 관계자는 “영화화, 유명인 추천 등 미디어 노출을 계기로 과거 출간작이 다시 주목받으며 베스트셀러 최상위권에 오르는 양상이 두드러졌다”며 “‘힘 있는 이야기’, 즉 시간이 지나도 사랑받는 이야기가 다양한 미디어를 통해 재발견되고 장기 흥행으로 이어지는 흐름은 출판 시장의 핵심 공식으로 굳어졌다”고 설명했다.
▶다시 찾는 고전…‘코스피 1만피’에 투자서 인기=소설의 전성기에는 ‘세계문학’도 한몫했다. 상반기 예스24 해외소설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25.9% 증기했으며, 해외소설 상위 50종의 판매량도 150.6% 급증했다.
특히 상위 50종 중 31종이 2000년 이전 발표된 고전 작품으로, 갈수록 검증된 서사에 대한 독자들의 선호가 높아지는 추세다.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 생텍쥐페리의 ‘어린왕자’, 알베르 카뮈의 ‘이방인’ 등이 대표적이다.
20·30대 유입도 두드러졌다. 20대와 30대의 상반기 해외소설 구매량은 전년 대비 각각 29.7%, 33.0%씩 급증했다.
한편 소설 외의 분야에선 투자서의 인기가 눈에 띄었다. 코스피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돌파하면서 사회 전반적으로 투자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진보를 위한 주식 투자’는 전산망 종합 10위에 이름을 올렸고, ‘돈의 방정식’(11위), ‘자본주의 시대에서 살아남기 위한 최소한의 경제 공부’(13위), ‘박곰희 연금 부자 수업’(14위) 등도 장기 흥행을 이어 갔다.
투자 관련 신간도 크게 늘었다. 해당 분야 출간 종수는 지난해 상반기 296종에서 올해 상반기 467종으로 증가했으며, 특히 ‘국내주식’ 신간은 같은 기간 21종에서 53종으로 배 이상 늘었다. 예스24 관계자는 “투자서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277.8% 급증하며 빠른 수요 증가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김현경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