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혁 거취 ‘장고’…차기 野 원내대표 당권 향방 가늠자

공개 일정 자제하다 돌연 ‘잠실 개표소’ 방문
‘사퇴’ 촉구에도 거취 표명 ‘침묵’ 이어갈 듯
내주 원내대표 선거…차기 대표 선거 ‘컨트롤’
송언석 후임 김도읍·성일종·정점식 등 거론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1일 오전 제주시 동문재래시장을 찾아 당원들과 이동하고 있다. [장동혁]


[헤럴드경제=윤채영 기자]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6·3 지방선거 패배 책임론에도 이틀째 거취에 대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당 안팎에서 사퇴 요구가 빗발치고 있지만 침묵을 이어가고 있다.

애초 장 대표는 5일 공개 일정을 잡지 않았다가 돌연 서울 송파구 개표소를 찾았다. 이곳은 투표용지 부족 논란이 불거진 잠실7동 투표소의 투표함이 옮겨진 곳으로, 현재 개표 중단을 요구하는 시민들과 경찰이 대치하고 있다. 장 대표는 거취 입장 표명 대신 우선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투표용지 부족 사태 논란을 더 키우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장 대표는 전날 페이스북에 “저에게 주어진 막중한 책임을 외면하지 않고 당원들과 함께 우리가 나아갈 새 길을 찾겠다”며 대표직을 계속 수행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또 국민의힘이 8곳의 현역 광역단체장 자리를 내줬음에도 “모든 상황이 어려웠던 선거였지만 우리는 희망의 불씨를 지켜냈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러나 선거 이후 장 대표를 향한 당내 사퇴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 의원들 텔레그램 단체방에서도 선거 패배 책임을 지도부가 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이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윤한홍 의원은 “당의 잘못으로 지방선거 출마자들이 하지 않아도 될 고생을 했다”며 “당을 혁신하고 재편하지 않으면 다음 선거는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기호·이양수 의원도 각각 “환골탈태”, “선당후사” 등을 언급하며 지도부 책임론에 힘을 실었다.

김용태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지방선거 결과는 당 지도부의 리더십 한계를 명확히 보여준다”고 지적했고, 안상훈 의원은 “민심은 천심이다. 당 지도부는 거취를 속히 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재섭 의원도 YTN 라디오에 출연해 “장 대표가 책임감을 갖고 본인의 거취를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 대표의 거취는 차기 원내대표와도 맞물려 있다. 현 송언석 원내대표는 오는 15일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송 원내대표는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임기 만료 전에 사퇴해야 한다”며 “원내대표 선거는 다음 주쯤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만약 장 대표가 사퇴할 경우 새 원내대표가 비상대책위원장을 겸할 가능성이 높다. 비대위원장은 차기 당대표를 선출하는 전당대회의 경선 규칙 등을 결정하게 되는 만큼 향후 당권에 핵심 키를 쥐고 있다.

원내대표 후보군으로는 김도읍·성일종·정점식 의원 등이 거론된다. 정점식 의원은 이날 헤럴드경제와 통화에서 “원내대표 선거 공고가 나면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6·3 재보궐선거를 통해 당선돼 이날 4선 의원으로 국회에 입성하는 유의동 의원도 당내 주류세력을 견제하기 위한 차원에서 출마 가능성이 거론된다. 유 의원은 전날 YTN 라디오에서 “이번 임기 내에는 어떤 형태로든 당 리더십에 도전해 당 변화의 주역이 되고 싶다”며 “원내대표직에도 관심이 많다”고 밝혔다.

다만 국민의힘 복수의 관계자들은 장 대표가 쉽게 당권을 내려놓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 관계자는 “계속 더 싸울 것”이라고 했고, 다른 관계자는 “장 대표가 당원 재신임 투표를 제안하거나 전략적으로 사퇴한 뒤 전당대회에 재출마하는 방안까지 검토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장 대표가 자진사퇴하지 않을 경우 최고위원회의를 무력화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현행 당헌·당규상 선출직 최고위원 4명 이상이 사퇴하면 최고위원회 기능이 사실상 마비돼 비상대책위원회 체제 전환이 가능하다. 다만 당장 사퇴할 가능성은 친한(친한동훈)계인 우재준 의원 정도에 그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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