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일 사장 “토요타 노조 배워야”…현대차 노사, 성과급 교섭 신경전

9차 교섭서 토요타 사례 언급
노조 “인내 한계” 압박 수위 높여
유연근무·숙소·판매직 수당도 충돌


현대자동차 노사가 지난달 6일 울산공장에서 올해 임금 인상 규모 등을 다룰 임금협상 상견례를 열고 있다. [현대차 제공]


[헤럴드경제=정경수 기자] 현대자동차 노사가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에서 성과급과 보상 체계를 둘러싸고 신경전을 이어갔다. 노조가 역대 최고 수준의 성과급과 임금 인상을 요구하는 가운데 회사 측은 “일본 토요타 노조 사례를 언급하며 생산성과 미래 경쟁력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맞섰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최영일 현대차 대표이사는 이날 열린 9차 교섭에서 “토요타는 현재 성과에 안주하기보다 미래 대응을 위해 머리를 맞대고 교섭하고 있다”며 “올해는 임금 교섭인 만큼 취지에 맞게 별도 요구안에 대한 검토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최근 토요타 노조가 임금 인상 요구와 함께 생산성 향상과 기업 경쟁력 확보를 강조한 사례를 염두에 둔 발언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최근 발표한 ‘토요타 노사관계의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토요타 노사는 올해 네 차례 노사협의회를 열고 산업 격변기 속 기업 생존 방안을 논의했다. 키토 케이스케 토요타 노조위원장은 1차 노사협의회에서 품질 문제에 따른 가동 정지와 프로젝트 지연을 언급하며 “기존의 연장선상에 얽매이지 않고 스스로 바꿔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4차 협의회에서도 “근본적인 생산성을 확실히 올려 미래 경쟁력을 제고하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토요타가 영업이익 감소와 판매 둔화, 미국 관세, 원재료 가격 상승, 전동화·소프트웨어 투자 부담을 동시에 겪는 상황에서 노조가 분배보다 생산성 혁신을 전면에 내세웠다는 점은 현대차 노사 교섭에도 시사점을 주고 있다.

한일 완성차 노조, 위기 대응 방식 비교


이에 대해 노조는 교섭이 진전을 보이지 않고 있다며 압박 수위를 높였다. 이종철 노조 지부장은 “조합원의 성과 보상이 중요하다”며 “대내외적인 환경 핑계 탓 그만하라”고 말했다.

이날 교섭에서는 유연근무제 확대를 둘러싼 시각차도 드러났다.

회사 측은 유연근무 확대가 업무 효율성을 떨어뜨릴 수 있고 코로나19 이후 변화한 환경에 맞춰 일부 부문에서 유연하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노조는 자율적 근무가 오히려 업무 효율을 높였고 업무 차질도 없었다며 근무 방식에 대한 불만으로 인재 유출이 심화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현대차의 재택근무 축소 문제는 앞서 법적 다툼으로도 이어진 바 있다. 현대차 남양연구소 노조는 회사가 재택근무 횟수를 주 2회에서 주 1회로 줄이자 근로조건의 불이익 변경에 해당한다며 효력정지 가처분을 냈지만, 최근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재택근무 축소가 근로자에게 중대한 불이익을 준다고 보기 어렵고, 근로계약서상 근로 장소가 회사 사업장으로 기재돼 있다는 점 등을 근거로 사측 손을 들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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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 숙소와 사원아파트 문제도 주요 쟁점으로 다뤄졌다. 사측은 2000억원 규모 기숙사 신축에 부담이 크고 입주 자격 등 운영 개선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사원아파트 문제는 이달 예정된 안전진단 결과에 따라 대응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노조는 숙식 문제를 생존권 차원의 사안으로 규정하며 2023년 합의한 생활관 신축 계획 이행과 노후 사원아파트에 대한 근본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판매직 처우를 둘러싼 논쟁도 이어졌다. 판매 부문의 휴일근무 수당과 관련해 사측은 고객 응대가 기본 업무인 만큼 당직을 정상 근무로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노조는 당직 근무가 고객 응대 부담을 수반하는 업무라며 신통상임금 기준 적용을 요구했다.

영업직군 보상 체계를 놓고도 입장이 엇갈렸다. 사측은 영업직 특성상 실적에 따른 차등 보상이 불가피하며 전체 직군 가운데 총급여 수준도 가장 높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노조는 과도한 경쟁과 사비 지출에 따른 부담이 크다며 기본급 격차를 고려한 보상 체계 개선이 필요하다고 맞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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