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자산 수탁 시장 법인계좌 허용이 가장 중요” [크립토360]

조진석 한국디지털에셋 대표 인터뷰
글로벌 발행사 국내 사업자 협력 필요
공공수탁 시장 또다른 수탁 수요처 부상


조진석 한국디지털에셋(KODA) 대표가 헤럴드경제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경예은 기자.


[헤럴드경제=경예은 기자] “해외 디지털자산 기업이 국내 커스터디(수탁) 사업자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한국 시장 진출 시 고객에게 신뢰를 줄 수 있는 보관·관리 인프라가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조진석 한국디지털에셋(KODA) 대표는 최근 헤럴드경제와의 인터뷰에서 국내 디지털자산 커스터디 시장의 가능성에 대해 이 같이 말했다.

KODA는 KB국민은행과 해시드, 해치랩스가 2020년 공동 설립한 국내 디지털자산 커스터디 기업이다. 조 대표는 KB국민은행에서 약 28년간 근무하며 정보보호, 디지털금융, 신기술혁신센터 등을 거쳤다. 그는 은행 재직 당시 블록체인과 인공지능(AI), 머신러닝 등 신기술 기반 금융사업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디지털자산 수탁업의 가능성을 봤다고 설명했다. KODA는 최근 삼일PwC로부터 디지털자산 수탁 서비스에 대한 SOC1 Type 2 인증을 획득하기도 했다.

“법인계좌가 핵심”…제도화 속도에 달린 커스터디 성장


법인 디지털자산 시장 개방 지연은 현재 커스터디 업계의 가장 큰 변수다. 조 대표는 “상반기가 지나가는 상황에서도 법인시장 개방 일정이 늦춰지고 있어 올해 매출 50억원이라는 사업 목표 달성에는 어려움이 예상된다”며 “향후 KODA의 본격적인 매출 확대와 사업 성장은 제도적 기반의 형성 속도와 밀접하게 연계돼 있어 법인계좌 허용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제도화 지연 속에서도 회사의 신규 고객 유입은 이어지고 있다. KODA는 올해 들어 법인 고객 10개사를 추가로 유치했다. 조 대표는 “법인시장이 아직 본격적으로 열리지 않았지만 디지털자산 전략을 준비하는 기업들을 중심으로 계좌를 먼저 개설하거나 실제 이체까지 진행하는 사례가 있다”며 “신규 고객은 꾸준히 들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KODA는 공공기관 수탁, 스테이킹·밸리데이터, 스테이블코인 관련 인프라 등 새로운 수익원을 검토중이다. 해외 디지털자산 기업들과의 파트너십도 확대하고 있다. 스테이블코인 발행사 서클을 비롯해 스테이킹 인프라, 실물자산(RWA) 토큰화 등 각 영역의 글로벌 사업자들과 연동해 서비스 범위를 넓히겠다는 구상이다.

조 대표는 “미카(MiCA)와 지니어스법(GENIUS Act)와 같은 해외 규제뿐 아니라 디지털자산기본법에서도 해외 발행 스테이블코인에 대해 국내 이용자 보호, 상환 가능성, 국내 거점 또는 협력 구조가 요구될 가능성이 있다”며 “글로벌 발행사 입장에서도 한국 시장에 안정적으로 진입하기 위해서는 신뢰도 높은 국내 사업자와의 협력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헀다. 그러면서 “단순 업무협약(MOU)를 넘어 글로벌 시장의 톱 플레이어들과 기술적 연동에 집중하고 있다”고 첨언했다.

지난해 100억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를 유치하는 과정에서 한화투자증권, IBK캐피탈, 교보증권 등 금융권 투자자를 추가로 확보한 KODA는 전통 금융과의 접점도 넓히고 있다. 최근 조 대표는 은행·증권사 임원진이나 VIP 고객을 대상으로 스테이블코인과 법인 디지털자산 투자 전략 등을 주제로 강의에 나서기도 했다.

그는 “국내 금융기관들도 제도적 불확실성이 해소되길 기다리는 상황”이라며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 스테이블코인 제도화, 디지털자산기본법 등 제도적 기반이 마련되면 시장에 본격적으로 참여하려는 의지가 상당히 강하다”고 말했다.

조진석 대표가 4일 오후 서울 강남구 한국디지털에셋(KODA) 사무실에서 헤럴드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경예은 기자.


‘공공수탁’ 확대 앞두고 내부통제·보험 체계 부각


조 대표가 올해 상반기 가장 의미 있는 성과로 꼽은 것은 SOC1 Type 2 인증이다. SOC는 서비스 조직의 내부통제 체계를 외부 감사인이 검증하는 국제 표준 인증이다. Type 1이 통제 체계가 글로벌 기준에 맞게 설계됐는지를 보는 단계라면 Type 2는 해당 설계가 실제 운영 과정에서 제대로 작동했는지를 일정 기간 실사를 거쳐 확인한다.

조 대표에 따르면 두 단계 인증 획득에만 11개월이 소요됐으며 인증 준비와 장비 도입, 지갑 이전 작업 등에 2억원가량이 투입됐다. 특히 글로벌 보안 기준을 충족하는 하드웨어 보안 모듈(HSM) 도입에만 약 3개월이 걸렸다. HSM은 암호키를 안전하게 생성·보관·사용하기 위한 전용 보안장비다. 조 대표는 “외부에 의존하지 않고 내부 인력 중심으로 구축을 완료했다”며 “기관급 커스터디 사업자로서 요구되는 보안성과 운영 안정성을 강화했다”고 덧붙였다.

공공수탁 시장도 커스터디 업계의 또다른 수요처로 부상하고 있다. 국세청에 이어 최근 경찰청도 압수 가상자산 수탁 사업의 사전규격서를 공개했다. 조 대표는 “국세청 사업 참여 과정에서 보안성과 안정성뿐 아니라 행정 부담을 줄이는 실무형 지원 기능도 매우 중요하다는 점을 확인했다”며 “앞으로의 입찰에서는 내부통제라는 본질적 경쟁력과 함께 업무 편의성을 높이는 시스템을 제안에 반영할 것”이라고 했다.

보험 체계도 쟁점이다. KODA는 삼성화재와 2000만달러 규모의 보험계약을 체결한 상태로, 보험한도 증액을 위해 복수 보험사와 협의 중이다. 다만 국내 보험시장은 아직 디지털자산 커스터디 리스크를 직접 평가하고 인수하는 표준화된 상품이 충분하지 않다. 또 대부분 해외 재보험을 통해 보장 구조가 설계되기 때문에 보험료율이 높은 편이다. 조 대표는 “보험은 사고 발생 시 보전 가능성을 설명할 수 있는 가장 직관적인 수단이지만 현 단계에서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KODA는 고객별로 독립적인 콜드월렛 지갑을 관리하는 방식으로 리스크 전이 가능성을 낮추고 있다. 조 대표는 “공공기관 보관자산은 빈번한 출금이나 이전이 발생하지 않는 특성이 있다”며 “고객별 지갑 분리관리와 프라이빗키 분산관리, 내부통제 검증 등을 병행하는 방식이 현실적”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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