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료법 없는 노인성 ‘근감소증’…AI로 추적, 조기발견 한다

- GIST·KIST·빛고을전남대병원 공동연구팀 성과
- 발목·무릎·고관절 근감소증 정량분석 AI 개발


강지연(왼쪽부터) GIST AI융합학과 교수, 조재범 석사, 김기현 박사과정생, 하준형 울산과학기술원(UNIST) 기계공학과 교수, 류강현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박사, 강민구 빛고을전남대학교병원 교수.[GIST 제공]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노인성 근감소증은 노화가 진행되면서 근육이 감소하는 질환으로 60대 이상 유병률이 10%가 넘는 등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골격근의 감소로 제대로 걸음을 걷지 못해 낙상과 신체기능 장애를, 이차적으로 대사질환, 비만, 당뇨, 골감소증 등을 유발하게 된다. 하지만 아직까지 치료제는 없고 정확한 진단방법이 전무한 상태다.

앞으로 병원이나 검사실에 가지 않더라도 가정 내 카메라, 스마트 가전, 홈 헬스케어 기기 등을 통해 자신의 근기능 변화를 장기적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게 된다.

광주과학기술원(GIST)은 AI융합학과 강지연 교수 연구팀이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빛고을전남대학교병원과 함께 노년층의 일상 동작만으로 근감소증 진행에 따른 근기능 변화를 추적·분석할 수 있는 인공지능(AI) 기술 ‘MAISE’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 기술은 별도의 센서 착용이나 고가 장비 없이 의자에서 일어나기, 물건 집기 등 일상적인 움직임만으로 발목·무릎·고관절의 근기능 상태를 추정하고 근감소증 진행 정도를 수치로 확인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근감소증은 나이가 들면서 근육량과 근력이 비정상적으로 감소하는 질환으로, 낙상과 골절 위험을 높이고 일상생활의 독립성을 떨어뜨린다.

특히 증상이 눈에 띄기 시작할 때는 이미 기능 저하가 상당히 진행된 경우가 많아 조기 발견이 중요하지만, 현재는 악력, 보행속도, 의자에서 일어서기 검사 등 간접적인 기능 검사나 근육량 측정을 위한 영상 검사에 주로 의존하고 있어 일상생활 속에서 서서히 진행되는 기능 저하를 지속적으로 관찰하는 데 한계가 있다.

공동연구팀은 노년층의 일상생활에서 수행하는 움직임만으로 근감소증을 관찰할 수 있는 AI 기술 ‘MAISE’를 개발했다.

특히 관절의 힘을 계산하는 데 필요한 지면반력(사람이 바닥을 밀 때 바닥으로부터 받는 힘)을 별도의 측정 장비 없이 추정할 수 있도록 AI 모델에 물리 정보를 함께 학습시켰다.

근감소증(AI 생성 이미지).


일반적으로 관절의 힘을 정밀하게 분석하려면 힘 측정판과 같은 전문 장비가 필요하지만, 연구팀은 사람의 움직임 정보만으로 이를 추정할 수 있도록 해 일상 환경에서도 근기능을 분석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그 결과, 물리 정보를 적용한 모델은 학습에 사용되지 않은 노년층 동작 데이터에서도 발이 바닥을 딛는 위치를 나타내는 ‘압력중심’ 예측 오차를 최대 49.3%, 지면반력 오차를 최대 6.5% 줄였다.

이를 통해 AI가 사람의 움직임을 보다 정확하게 분석해 실제 근기능 상태를 안정적으로 추정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근감소증 노인과 건강한 노인 총 28명을 대상으로 의자에서 일어서기, 물건 집기, 발판 오르기 등의 동작을 수행하도록 한 뒤, MAISE가 분석한 관절 토크(관절이 움직일 때 필요한 회전 방향의 힘) 정보가 실제 근기능 상태와 근감소증 정도를 얼마나 정확하게 반영하는지 검증했다.

분석 결과, MAISE가 추정한 관절 토크 지표는 악력, 보행속도, 5회 의자에서 일어서기 시간 등 현재 임상에서 사용되는 주요 근감소증 평가 지표와 뚜렷한 상관관계를 보였다.

또한 근감소증군과 건강군 사이에 관절 토크 패턴의 뚜렷한 차이가 나타나 일상 동작만으로도 비정상적 근기능 저하를 정량적으로 평가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강지연 교수는 “임상의가 해석하기 쉬운 의사결정 모델을 결합하여 특정 관절이나 동작에서 나타나는 기능 저하를 설명 가능한 방식으로 제시하고, 개인별 운동 처방, 재활 로봇, 디지털 치료기기와 연계 가능한 근감소증 관리 플랫폼으로 발전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재활공학 분야 국제학술지 ‘Journal of NeuroEngineering and Rehabilitation’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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