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 빠졌는데…퇴직연금 ETF투자라면 저점매수 기회

ETF 설정 규모, 4월말 기준 430조원 육박
시장 승자 바뀌어도 포트폴리오 자동 조정
시장 하강 국면에서도 지속 투자 가능케 해
운용규모·시장 거래량 충분한지 고려해야


[제미나이를 이용해 제작함]


# 지난해 초부터 퇴직연금을 통해 반도체 상장지수펀드(ETF)에 꾸준히 투자해온 직장인 김 과장. 인공지능(AI) 수요 확대와 반도체 업황 개선 기대가 맞물리면서 ETF 수익률도 빠르게 올랐다.

하지만 상승장만 이어진 것은 아니었다. 2월 말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지자 7000선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던 코스피 지수는 급격한 조정을 받았고, 김 과장의 ETF 수익률도 고점 대비 20%포인트가까이 빠지자 “지금이라도 팔아야 하나”라는 고민이 커졌다.

그때 ETF 투자 경험이 많은 직장 동료 박 과장이 이런 말을 건넸다. “개별 종목이랑 ETF는 좀 달라요. ETF는 지수 리밸런싱을 통해 경쟁력이 떨어진 기업 비중은 줄이고, 성장 기업은 새로 편입하잖아요.”

단기 급락 구간에서도 산업 전체 성장성이 유지된다면, 적립식 투자로 평균 매입단가를 낮추는 전략이 장기적으로 유리할 수 있다는 설명. 결국 퇴직연금 ETF 투자를 유지하기로 한 김 과장. 실제 5월 중순 들어 중동 리스크가 완화되고 주가가 상승하자, 김 과장의 ETF 수익률은 종전 고점 대비 10%포인트가량 상승했다. ETF는 “오래 버티는 것”이 미덕이라는 확신이 생긴 김 과장이다.

Q. ETF가 무엇이고 왜 인기가 많아졌나요?

A. ETF는 주식처럼 거래소에 상장돼 매매되는 펀드입니다. 특정 지수나 자산의 움직임을 따라가도록 설계된 상품이 많아 상장지수펀드라고도 부릅니다. 일반 펀드처럼 여러 자산에 분산투자하면서도, 주식처럼 사고팔 수 있습니다. ETF의 장점은 소액으로도 다양한 자산에 분산투자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특히 퇴직연금에서는 개별 주식 직접투자가 제한되기 때문에, 지수·채권·금·리츠·섹터·테마 등에 접근할 수 있는 ETF가 유용한 선택지가 될 수 있습니다. 2026년 4월 말 기준 ETF 설정규모는 약 430조원, 상품수는 1099개로 집계됐습니다.

Q. 시장이 크게 흔들릴 때도 ETF 장기투자를 계속해야 하나요?

A. 시장 변동성은 피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개별 종목의 -30%와 시장대표지수의 -30%는 성격이 다릅니다. 개별 기업은 경영 실패나 산업 변화로 회복이 어려울 수 있지만, 시장대표지수는 성과가 부진한 기업이 빠지고 새로운 기업이 편입되는 구조를 갖습니다. 연금 ETF 투자의 핵심은 하락을 완전히 피하는 것이 아니라, 하락 구간에서도 ‘계속 투자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입니다. 매월 일정 금액을 자동으로 투자하면 시장이 오를 때는 보유자산이 성장하고, 시장이 내릴 때는 같은 금액으로 더 많은 수량을 살 수 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 평균 매입단가가 낮아지고, 회복 국면에서 복리 효과가 커질 수 있습니다. 결국 퇴직연금 ETF 투자의 본질은 종목 맞히기가 아니라 시장에 오래 머무는 것입니다. 연금부자는 가장 뜨거운 종목을 맞히는 사람이 아니라, 시장이 흔들릴 때도 포트폴리오 원칙을 지키고 시간이 만든 복리의 열매를 기다리는 사람입니다.

Q. ETF라면 개별 종목보다 안전하다고 봐도 되나요?

A. ETF가 여러 종목을 담는 구조라고 해서 모든 ETF가 같은 수준으로 분산돼 있는 것은 아닙니다. 시장대표지수형 ETF는 여러 종목에 넓게 분산되지만, 섹터·테마형 ETF는 특정 산업이나 소수 종목에 집중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ETF라는 이름만 보고 무조건 안전하다고 판단해서는 안 됩니다.

Q. 그래도 높은 수익률을 내려면 1등 종목을 잘 골라야 하는 것 아닌가요?

A. 바로 그 것이 함정입니다. 지금의 1등 기업이 앞으로도 계속 1등일지는 아무도 알 수 없습니다. 과거 시장을 대표하던 기업들이 시간이 지나 순위권 밖으로 밀려난 사례는 많습니다. 반대로 새롭게 등장한 혁신기업이 시장의 중심으로 올라오기도 합니다. ETF 투자의 장점은 ‘미래의 1등 종목을 맞히는 것’이 아니라 ‘승자가 바뀔 때 포트폴리오가 자연스럽게 바뀌는 구조’에 있습니다. 특정 기업 하나의 운명에 노후자금을 맡기기보다, 시장 전체의 성장과 혁신기업의 교체 흐름에 함께 올라타는 방식입니다. 퇴직연금은 장기 노후자금 계좌입니다. 따라서 개별 종목에 몰아서 크게 벌겠다는 접근보다, 시장대표지수형 ETF를 핵심으로 두고 섹터·테마형 ETF를 보조적으로 활용하는 방식이 더 적합합니다.

Q. 퇴직연금에서는 위험자산 투자한도가 있다던데, ETF도 제한이 있나요?

A. 퇴직연금 상품은 투자대상에 따라 안전자산과 위험자산으로 구분됩니다. 주식 비중이 높은 주식형 ETF와 주식형 펀드는 보통 위험자산으로 분류되며, 퇴직연금 계좌에서는 위험자산 투자한도 70%가 적용됩니다. 반대로 예·적금, 채권형 상품, 일부 채권혼합형 상품, 적격 타깃데이트펀드(TDF) 등은 안전자산으로 분류될 수 있습니다. 핵심은 나머지 30%의 안전자산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입니다. 위험자산 70%를 주식형 ETF나 주식형 펀드로 채운 뒤, 남은 30%를 예금이나 순수 채권형으로 채우면 실제 주식 비중은 70% 수준에 머무릅니다. 하지만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채권혼합형 펀드나 적격 TDF를 활용하면, 전체 포트폴리오의 실제 성장자산 비중을 높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채권혼합형 상품의 상품 내 주식비중이 50%라면, 안전자산 30% 안에서도 실제 주식 노출이 15% 추가됩니다. 이 경우 전체 주식 노출도는 85% 수준까지 올라갈 수 있습니다. 목표시점이 많이 남아 주식 비중이 높은 적격 TDF를 활용하면 실제 주식투자 비중은 더 높아질 수 있습니다.

Q. 요즘 잘나가는 ETF 상품은 어떤 흐름을 보이고 있나요?

A. 2025년에는 만기매칭 채권형,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과 나스닥100, 금현물, 반도체 관련 ETF로 자금 유입이 많았습니다. 2026년 연초 이후 4월 말 기준으로는 코스닥150, 국내 반도체, 미국 S&P500, 미국 나스닥100 관련 상품 등에 자금이 유입된 것으로 정리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자금이 많이 들어온 상품이 항상 나에게 맞는 상품이라는 뜻은 아닙니다. 자금 유입은 시장 관심을 보여주는 참고지표일 뿐입니다. 퇴직연금은 장기계좌이므로 단기 인기보다 투자 대상, 변동성, 비용, 분산 효과, 내 은퇴시점과의 적합성을 우선해야 합니다.

Q. ETF 상품을 고를 때 확인해야 할 사항은 무엇인가요

A. 우선 운용규모가 충분한지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규모가 너무 작으면 운용·유지 비용 부담이 커지거나 상품 지속성에 대한 우려가 생길 수 있습니다. 거래량도 중요합니다. 거래량이 적으면 원하는 가격에 매매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보수비용은 낮을수록 장기투자에 유리합니다. 추적오차와 괴리율은 ETF가 기초지수를 얼마나 잘 따라가는지, 시장가격이 순자산가치에 얼마나 가깝게 움직이는지를 보여주는 지표입니다. 유형도 구분해야 합니다. 기초지수와 유사한 성과를 목표로 하는 패시브형 ETF는 시장대표지수에 장기적으로 투자하려는 투자자에게 적합합니다. 반면 액티브형 ETF는 기초지수보다 높은 성과를 추구하지만, 그만큼 운용전략과 위험을 더 살펴봐야 합니다.

Q. ETF 하나만 사도 분산투자가 되니, 한 종목만 투자해도 괜찮을까요?

A. ETF가 여러 종목을 담는 상품인 것은 맞지만, 모든 ETF가 충분히 분산돼 있는 것은 아닙니다. 시장대표지수형 ETF는 여러 업종과 종목에 분산되지만, 반도체·인공지능(AI)·전기차·2차전지·커버드콜 등 특정 테마형 ETF는 특정 산업이나 소수 종목의 영향을 크게 받을 수 있습니다. 퇴직연금에서는 핵심(Core) + 위성(Satellite) 전략을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핵심 자산에는 시장대표지수형 ETF나 TDF처럼 장기적으로 시장수익률을 추구하는 상품을 배치합니다. 위성 자산에는 섹터·테마형 ETF, 월배당형 ETF, 금·리츠 등 목적이 분명한 상품을 제한적으로 활용합니다.

Q. 월배당형 ETF는 퇴직연금에서 어떻게 활용하면 좋을까요?

A. 월배당형 ETF는 ETF가 보유한 주식, 채권 등에서 발생한 이자·배당·자본차익 등을 재원으로 매월 분배금을 지급하는 상품입니다. 매월 현금흐름이 필요한 인출기 투자자에게는 유용할 수 있습니다. 다만 적립기 투자자라면 조금 다르게 봐야 합니다. 매월 분배금이 지급되면 장기 복리효과가 약해질 수 있고, 분배금을 별도로 재투자해야 하는 번거로움도 있습니다. 따라서 월배당형 ETF는 현금흐름이 필요한 시기에 맞는 상품으로 이해하는 것이 좋습니다.

서상혁 기자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