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일 카운트다운 시작부터 삐걱…미·이란 후속협상 첫 회담 연기

밴스 스위스행 돌연 연기…백악관 “실무협의 일정 미확정”

이란도 대표단 파견 보류…레바논 공습 놓고 이스라엘 압박

핵·제재 해제 협상 개시 지연…8월 16일 시한 변수 부상

미국 부통령 JD 밴스가 18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 브래디 브리핑룸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AFP]

[헤럴드경제=서지연 기자] 미국과 이란이 종전 양해각서(MOU) 체결 하루 만에 후속 협상 일정부터 차질을 빚고 있다. 60일 내 최종 핵합의를 도출하기로 했지만 첫 실무회담부터 연기되면서 협상 시계가 예상보다 빠르게 흔들리는 모습이다.

18일(현지시간) 미국 백악관은 JD 밴스 부통령의 스위스 방문 계획이 연기됐다고 밝혔다. 밴스 부통령은 당초 19일 스위스 뷔르겐슈토크에서 열릴 예정이던 미·이란 후속 협상을 이끌기 위해 출국할 예정이었다.

백악관은 성명에서 “실무 대화를 위한 계획이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며 “이런 협상의 실무적 조율은 결코 쉽거나 예측 가능한 적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미국 협상 대표단은 가능한 가장 빠른 시점에 출발할 준비가 돼 있다며 협상 자체가 무산된 것은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란 역시 대표단 파견을 보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AFP통신에 따르면 이란 타스님통신은 스위스 방문과 관련해 “아직 아무것도 확정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레바논 친헤즈볼라 성향 방송인 알마야딘은 소식통을 인용해 이란 대표단이 출국 준비를 마쳤지만 결국 방문을 보류했다고 전했다. 이란은 미국과 중재국들에 레바논 상황이 협상 지속 여부를 판단하는 핵심 기준이 될 것이라고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란은 이스라엘이 레바논 남부에서 군사작전을 이어가는 것이 MOU 정신에 어긋난다고 주장하고 있다. 앞서 체결된 MOU에는 레바논 전선의 영구적 종전과 영토 보전 원칙이 포함돼 있다.

이번 협상은 전날 체결된 미·이란 종전 MOU의 후속 절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호르무즈 해협 개방과 대이란 해상 봉쇄 해제, 60일간의 후속 협상 개시 등을 담은 MOU에 서명했다.

후속 협상에서는 이란의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 처리 방식, 국제원자력기구(IAEA) 검증 체계, 단계적 제재 해제, 동결자산 반환, 장거리 미사일 제한 등 핵심 쟁점이 논의될 예정이다.

문제는 협상 시간이 넉넉하지 않다는 점이다.

밴스 부통령은 이날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60일 협상 기간이 공식적으로 오늘 시작됐다”고 밝혔다. 이를 기준으로 하면 최종 합의 시한은 8월 16일이다.

그러나 첫 회담 일정조차 확정되지 못하면서 협상 개시 단계부터 지연이 발생했다. 특히 핵 프로그램과 제재 해제 문제는 수년간 미국과 이란이 가장 첨예하게 대립해 온 사안으로 60일 안에 모든 쟁점을 정리하기 쉽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로이터통신은 전날 전문가들을 인용해 우라늄 농축 허용 범위와 고농축 우라늄 처리 방식, 제재 해제 시점 등을 둘러싼 이견이 여전히 크며 60일 내 포괄적 합의 도출 가능성에 회의적인 시각이 적지 않다고 전했다.

여기에 레바논 문제까지 변수로 떠오르면서 향후 협상 과정이 순탄치 않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유가 안정과 호르무즈 해협 정상화라는 성과를 강조하고 있지만, 협상 개시가 늦어질 경우 MOU 자체의 동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