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서병기 선임기자]최근 종영한 MBC 수목극 ‘이리와 안아줘’는 사이코패스 연쇄살인범 허준호에 대항해 장기용과 진기주가 자신의 삶을 포기하지 않고 행복을 향해 앞으로 나아가는 삶을 그리며 시청자들에게 힐링을 선사했다. 진기주는 불행했던 과거를 극복하고 잇따른 시련에도 당당히 맞서는 멘탈갑 톱스타 한재이 역을 잘 연기했다.
사이코패스 아버지를 둔 아들인 채도진(장기용)과 그 피해자의 딸인 한재이가 과거 아픔과 상처를 이겨내고 사랑을 하는 드라마였다. 로맨스릴러라는 장르를 만들어낸 무서운 드라마였다.
“우리끼리는 촬영장에서 전우애라는 말을 썼다. 위협 당하는 섬뜩한 장면이 나오고 망치로 맞을 수도 있는, 그런 상황의 연기다. 하지만 낙원(한재이의 어릴 때 이름이 길낙원)이 나무(채도진의 어릴 때 이름은 윤나무)에게 ‘그래도 널 만난 건 좋아’라고 말하는 대사가 좋았다. 나무가 16살 때는 좋아한다는 말을 서스림 없이 잘하는 친구였다. 28살이 됐을 때 똑같은 사람에게 그 말을 하는데, 얼마나 힘들었는지를 생각하면 괴로웠다. 그 말을 하는 데 집의 벽에는 나무의 아버지에 의해 희생된 낙원 엄마 아빠 가족사진이 있었다.”
극중 진기주가 오디션을 보는 장면에서 PTSD(외상후 스트레스장애) 증상이 나타난다. 그는 “신체적인 작용, 즉 교감, 부교감이 어떻게 작용하는지, 그 느낌과 기분을 몰라 어떻게 연기하지? 계속 생각하다 보니까 연쇄살인마, 사이코패스라는 두 단어만 떠올렸다. 그걸 느끼면서 공간에 대한 인식을 하고 소음도 순식간에 안들리는 연기 경험을 했다”고 털어놨다.
진기주는 도진과의 로맨스에서는 심장을 간질이는 사랑스러움을, 스릴러 장면에서는 숨이 멎을 듯한 긴장감을 안기겠다는 감독의 의도를 간파하고 연기했다.12년 전 생긴 PTSD 증상을 실감나게 표현하는가 하면, 극 중에서 맡은 사랑스러운 재이에게 푹 빠져들어 제 옷 입은 듯 자연스러운 연기를 보여줬다.
진기주는 아픔과 상처를 지닌 낙원이 씩씩하게 이겨나가는 모습에서 자신이 노력하고 추구하는 인간상을 닮아 몰입할 수 있었다고 한다.
진기주는 JTBC 드라마 ‘미스티’ 출연 당시 연기력 논란이 일었다. 여주인공 김남주의 실력에 도전할만한, 무섭게 치고 올라오는 후배 기자를 표현하기에는 기운이 약했던 것.
이에 대해 진기주는 연기력 논란을 솔직하게 인정하고 더 발전하겠다는 말을 했다. “그 때는 김남주 선배님, 이번에는 허준호 선배님께 많은 것을 배웠다”고 말했다.
진기주는 “배우가 재밌다. 열심히 하고싶은 대본과 역할이 생긴다. 이번 드라마에서도 낙원이가 되고 싶었다”고 말했다.
중앙대 컴퓨터공학과를 나오고 신문방송학을 부전공한 진기주는 삼성SDS에 다녔고, 슈퍼모델과 기자로도 활동한 경력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