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S24 온디바이스 AI 기술 ‘산실’

노원일 삼성리서치아메리카 연구소장(부사장) 박혜림 기자

“삼성리서치아메리카(SRA)의 선행연구가 ‘갤럭시 S24’의 인공지능(AI) 기술의 토대가 되었다는 데 대해 연구원들 모두 자부심을 느끼고 있습니다.”

18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에 위치한 SRA에서 만난 노원일 SRA 연구소장(부사장)은 이렇게 말했다. 삼성리서치(Samsung Reserch)는 삼성전자의 모바일, 헬스·메디컬, 네트워크, 디스플레이, 가전 등을 포괄하는 DX부문의 선행 연구개발 조직이다. 국내외 14개국에 15개 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 이 가운데 실리콘밸리에 위치한 SRA는 전 세계 7곳에 불과한 삼성의 AI 연구 조직 중 하나가 자리잡고 있다. 다름 아닌 세계 최초 인공지능(AI) 스마트폰 갤럭시 S24 시리즈의 산실 가운데 하나인 셈이다.

SRA는 삼성전자의 해외 연구개발(R&D) 핵심 기지다. 1988년 설립된 뒤 2015년 지금의 마운틴뷰 캠퍼스로 자리를 옮겼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과 구글이 길 건너편에 위치한, 그야말로 실리콘밸리 한복판에서 빅테크들과 총성 없는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약 1만834평 규모의 부지 연구동 2곳에서 700여 명의 연구원이 ‘혁신적 탁월함의 토대가 되자’는 기치를 내걸고 삼성전자의 미래 혁신 기술 연구개발을 위해 근무하고 있다.

노 부사장은 “설립 이후 2000년대 초반까지는 PC, 모니터, HDD 등 하드웨어 연구에 주력했지만, 최근에는 카메라, 디지털 헬스, 멀티미디어, 소프트웨어 플랫폼, 음성 비서 등을 비롯해 인공지능(AI), 6G, 로봇 등으로 연구를 확장해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에 위치한 삼성리서치아메리카(SRA) 박혜림 기자

모바일 기기 관련 연구개발 부서의 비중이 가장 크지만, 최근에는 AI 연구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노 부사장은 “갤럭시 S24 언팩을 맞아 뿌듯하게 생각하는 것 중 하나는 갤럭시 S24 시리즈 핵심 기술인 온디바이스 AI, 카메라 기술, 디지털 헬스 기술 등에 우리 SRA의 선행연구가 상당히 기여했다는 부분”이라며 “SRA 연구원들이 많은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2018년 SRA 산하에 설립된 ‘SRA AI센터’는 실리콘밸리의 산학연 AI 전문가들과 협력해 연구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이를 토대로 삼성전자는 멀티디바이스 연결성을 강화하고 사용자 경험을 높이기 위해 사용자 개개인에 최적화된 경험을 제공하는 AI 기술 등을 개발 중이다.

좋은 연구진을 확보하기 위한 다양한 복지 정책도 운영 중이다. 가장 대표적인 예가 ‘도그 프렌들리(Dog Frendly)’다. SRA 직원이라면 누구나 반려견을 데리고 출근할 수 있다. 근무시간에는 곁에 두고 일을 하다 점심 시간 등을 이용해 센터 잔디밭에서 산책을 시킨다. 기자가 SRA를 방문한 날에도 한 여성이 반려견과 함께 잔디밭을 누비는 모습을 접할 수 있었다.

SRA 관계자는 “미국은 반려견을 자식처럼 생각하는 이들이 많아 반려견을 일터에 데리고 올 수 있다는 점은 큰 복지”라며 “실리콘밸리, 그 중에서도 규모가 큰 회사일수록 반려견 친화적이지 않은데 SRA는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점심 식사도 공짜로 제공한다. SRA 관계자는 “미혼인 직원이 많아 유용한 복지 중 하나”라며 “한식, 중식, 인도식 등 다양한 메뉴를 제공하고 있어 미혼 직원은 아침·저녁 식사를 포장해가기도 한다”고 했다.

마운틴뷰(미국 캘리포니아)=박혜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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