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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팬데믹이 터지기 전 배당금을 믿고 반(?)은퇴를 결정했던 한인 최모씨는 수년이 지난 지금 그때 그 결정을 후회하며 뜬 눈으로 밤을 새우기 일쑤다.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팬데믹이 터지면서 재무건전성을 이유로 배당금 지급을 중단한 기업 중 상당수가 여전히 지급 재개를 보류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 씨는 아내와 함께 수십년간 아껴 모은 돈으로 배당금 중심의 은퇴 포트폴리오를 만들었고 여기서 예상되는 수익을 근거로 생계를 위해서가 아니라 자기 만족을 위한 파트타임 전환을 결정했기 때문이었다.
최씨는 “파트타임을 택한 것도 기본적인 의료보험 혜택이 필요했지만 게을러지면 안되다는 생각 때문이었지 돈이 이유는 아니었다”라며 “그런데 팬데믹으로 기업 중 상당수가 배당금 거부를 뜻하는 홀드아웃으로 돌아설 줄은 상상도 못했다. 기대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입에 나이 때문인지 풀타임 재취업도 어렵고 정말 난감하다”라고 한숨지었다.
최씨 말대로 미국 기업 중 홀드아웃을 지키고 있는 기업은 전체 25%에 달한다.
월스트릿저널(WSJ)이 S&P글로벌마켓인텔리전스를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팬데믹 첫해인 2020년 미국기업 187곳이 배당을 중단했는데 이 중 25%인 47곳은 2024년 현재까지도 배당금 지급을 재개하지 않고 있다. 아메리칸 에어라인, 보잉, 카니발 로얄 캐러비안 크루즈 그리고 엑스피디아 등이 대표적인 홀드아웃 기업이다.이들 기업의 주주들은 수년째 배당금 구경을 못한 셈이다.
배당금 홀드아웃은 또 다른 문제로 이어진다. 바로 주가에 악영향을 준다.
기업들이 수년간 배당금을 다시 지급하지 않으면 투자자들은 기업 건전성에 의문을 갖게 되고 주가는 하락세를 보이게 된다.
최씨도 주가 하락 때문에 쉽게 손절을 결정하지 못하는 사례다.
홀드아웃 기업들은 “팬데믹 이후 수익이 늘었지만 그 만큼 손실도 커졌다”라며 ” 지금은 재무건전성을 회복하는 게 우선”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재무건전성은 핑계라는 지적이 지배적이다. 재무건전성을 걱정한다기 보다 배당금 지급 이후 만에 하나라도 경기 침체가 닥칠 경우 현금이 빠져나갈 것을 우려해 배당금을 지급을 약속하지 못한다는 것이 경제학자들의 분석이다.
한편 고금리에도 불구하고 미국 기업의 배당금 지급 규모는 증가할 전망이다. 신용 평가 기관 S&P 다우존스 지수는 올 한해 S&P500 기업들이 주당 75.09달러의 배당금을 지급할 것이라며 이는 지난해 (70.30달러) 대비 6.8% 증가한 수치라고 전했다.최한승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