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1년간 닭 26마리 먹었다…20년 만에 두 배로 늘어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직원이 삼계탕용 닭을 진열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정석준 기자] 지난해 한국인 1인당 닭고기 평균 소비량이 20마리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닭고기 소비량은 20년 만에 두 배로 늘었다.

22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전망 통계에 따르면 작년 국내 닭 도축 마릿수는 10억1137만마리를 기록했다. 인구(약 5000만명)수로 나눠 단순 계산하면 한 사람당 20만 마리를 먹은 수준이다.

닭고기 수입량까지 고려하면 1인당 소비량은 더 늘어난다. 작년 국내 소비량은 생산량 60만7000t(톤)보다 30% 많은 78만9000t이었다. 국내에서 도축한 닭고기와 수입 닭고기를 합치면 1인당 26마리를 먹었다고 볼 수 있다.

지난해 1인당 닭고기 소비량을 무게로 따지면 정육(뼈를 제외한 고기) 기준 15.7㎏이다. 1인당 닭고기 소비량은 2003년 7.8㎏에서 20년 만에 두 배가 됐다. 1970년에는 1.4㎏에 불과했다.

다만 닭고기 소비 증가세는 과거보다 둔화했다. 2018년부터 5년간 1인당 닭고기 소비량 연평균 증가율은 2%로 그 직전 5년간(4.3%)의 절반 아래다.

닭고기를 가장 많이 먹는 시기는 여름이다. 특히 7월 도축 마릿수는 1억 마리를 넘어섰다. 도축 마릿수가 가장 적은 2월보다 3000만마리 더 많은 수치다.

한 해 도축하는 닭 6마리 중 1마리는 크기가 작은 삼계(삼계탕용 닭)다. 초복, 중복 등으로 수요가 늘어나는 7월에 삼계 비율이 특히 높다. 지난해 7월 도축한 닭 1억 마리 가운데 삼계는 약 3000만 마리였다.

한국의 1인당 닭고기 소비량이 세계 평균보다는 높지만, 상위권에 비해 많은 편은 아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닭고기를 중심으로 한 가금류 1인당 소비량을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한국은 올해 소비 추정량이 17.6㎏으로 세계 평균(14.6㎏)보다 많았으나 1위인 미국(49.3㎏)이나 유럽연합(EU)(23.1㎏)에는 한참 못 미쳤다.

아시아 중에서는 무슬림 인구가 다수인 말레이시아(47.4㎏)가 가장 많다. 일본과 중국의 1인당 가금류 소비량은 각각 13.4㎏과 14.1㎏으로 한국보다 적다. 인도는 2.2㎏에 그쳤다.

연구원은 “한국인의 육류 소비는 늘고 있지만 서구권보다는 적다”며 “닭고기를 포함한 육류 소비는 앞으로도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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