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영석 KAIST 의과학대학원 교수.[KAIST 제공] |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우리 몸의 세포는 평생 동안 DNA 돌연변이를 지속적으로 축적하며, 이는 세포 간의 유전적 다양성(모자이시즘) 및 세포 노화를 초래한다.
KAIST는 의과학대학원 주영석 교수 연구팀이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국립암센터와 함께 세포소기관 미토콘드리아 DNA의 인체 내 모자이시즘 현상을 최초로 규명했다고 23일 밝혔다.
미토콘드리아는 세포 에너지 대사 및 사멸에 관여하는 세포소기관으로, 세포핵과 독립적으로 자체 DNA를 가지고 있으며 돌연변이도 발생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돌연변이를 정밀하게 찾아내는 데 필수적인 단일세포 전장유전체(whole-genome sequencing) 기술의 한계로 그동안 미토콘드리아 DNA 돌연변이 및 모자이시즘에 대한 연구는 미흡했다.
연구팀은 31명의 정상 대장 상피 조직, 섬유아세포, 혈액에서 확보한 총 2096개 단일세포의 전장 유전체 서열을 생명정보학 기법으로 분석해 세계 최대 규모의 연구를 수행했다. 세포 사이에서는 평균적으로 3개의 유의미한 미토콘드리아 DNA 차이가 존재하였으며, 대부분은 노화 과정에서 생성되었으나 약 6%의 차이는 모계로부터 이형상태(헤테로플라스미)로 전달되는 것이 확인됐다.
또한 암 발생 과정에서 돌연변이 수가 유의미하게 증가했으며, 이들 변이 중 일부는 미토콘드리아 RNA 불안정성에 기여한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관찰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연구팀은 인간의 배아 발생단계부터 노화 및 발암과정에서의 미토콘드리아 발생 및 진화과정을 이해할 수 있는 모델을 구축했다.
이번 연구성과 모식도.[KAIST 제공] |
이번 연구는 사람의 정상 세포에서 발생하는 미토콘드리아 DNA 돌연변이의 형성 메커니즘을 체계적으로 밝혀내, 향후 미토콘드리아 DNA가 노화와 질병 발생에 미치는 영향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초석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의과학대학원 주영석 교수는 “전장유전체 빅데이터를 체계적으로 활용함으로써 미지의 영역이었던 생명과학현상을 규명할 수 있다”며 “암 발생 과정 뿐 아니라 인간의 배아 발생과정 및 노화과정에서 나타나는 미토콘드리아 DNA의 변화를 체계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방법을 처음으로 수립했다”고 말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제네틱스’ 7월 22일 온라인 판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