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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앤젤레스(LA) 전역에서 진동이 느껴진 진도 4.4규모의 지진이 12일 낮 12시 20분께 발생했다.
미국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LA 다운타운에서 2마일 가량 북동쪽에 위치한 하일랜드파크 인근 엘 세레노 지역을 진앙으로 한 이 지진은 7.5마일(약 12km) 깊이에서 일어나 LA 전역과 남쪽으로는 샌디에이고, 북쪽으로는 벤추라 지역까지 진동이 감지됐다.
LA소방국은 즉각 ‘지진경계’ 태세로 전환, 106개 지역 소방서를 통해 기반시설 등의 피해상황 조사에 착수했으나 특별한 피해보고는 없었다고 밝혔다.다만 진앙지에서 가까운 패서디나 시청의 수도관이 파열돼 소방차가 출동했으며, 역시 진앙지에서 3마일 가량 떨어진 알함브라의 한 슈퍼마켓 매장에서 진열대에 놓여 있던 화장품 용기 등이 바닥에 떨어졌다고 LA타임스가 전했다.
미국 국립기상청은 이 지진으로 인해 쓰나미 경보 시스템이 발동되지는 않았으며 쓰나미 위협은 없다고 밝혔다.
USGS 웹사이트의 ‘지진감지 보고서’에는 LA지역의 주민 수백명이 진동을 느꼈다고 댓글을 올렸다.
칼텍 연구소의 한 지진전문가는 이번 지진이 1987년 LA다운타운 남동쪽 5마일 거리에 위치한 위티어 내로우 지역에 규모 5.9짜리 지진을 일으켰던 것과 같은 단층대에서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LA 지역은 산 안드레아스 단층대가 가장 광범위하게 퍼져 있지만 지난 1999년에야 발견된 이른바 ‘푸엔테힐스 단층대’가 위티어내로우 지역에 지진을 일으켜 당시 8명이 사망하는 피해가 나왔다.
이날 지진도 푸엔테힐스 단층대에서 발생한 것이다.
USGS와 남가주 지진 센터에 따르면 인구 밀도가 높은 LA와 오렌지 카운티 북부 아래를 지나는 단층대에서 규모 7.5의 지진이 발생하면 최소 3,000명에서 최대 1만8,000명이 사망할 수도 있다.이는 멕시코 국경 근처 남부 산 안드레아스 단층에서 시작돼 LA 카운티의 산악 지대까지 이어지는 지역에서 규모 7.8의 지진이 발생했을 때 추산되는 1,800명의 사망자수 예상보다 훨씬 더 심각한 것이다. 푸엔테 힐스 단층대 위에는 낡은 건물이 많은 LA 다운타운과 샌 가브리엘 밸리, 오렌지카운티 북부의 넓은 지역에 심한 피해가 예상돼 더욱 우려스럽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푸엔테힐스 단층대에서는 지난 6월에도 규모 3.4~3.6짜리 지진이 세차례, 규모 2.5이상은 6차례나 일어났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진도 4.0 이하의 지진에 이어 더 큰 지진이 발생할 확률은 20분의 1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USC의 지구과학 전공 제임스 돌란 교수는 “LA 다운타운 일대를 지나는 단층대는 약 1천년 동안 지진 소강 상태에 있었지만 언젠가는 이 소강 상태가 끝나리라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라고 LA타임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말했다.이경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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