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공포 커지는데…충전소 늘리는 유통업체들 왜? [언박싱]

전기차 급속 충전 업체인 워터가 버거킹 화성능동FS점과 협업해 운영 중인 충전소. [브라이트에너지파트너스 제공]

[헤럴드경제=김희량 기자] 햄버거프랜차이즈는 물론 유니클로 등 패션업체까지 전기차 충전소를 확대하고 있다. 주차 구역을 확보한 지방 점포를 중심으로 전기차 인프라를 제공하면서 모객 효과를 누리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 유니클로는 최근 충주점 등 전국 6개 점포에 전기차 충전시설 설치를 추진 중이다. 유니클로는 현재 대구혁신도시점, 여수점 인근에 이미 전기차 충전소를 보유하고 있다. 새롭게 설치될 지점들은 포항, 부산, 전주, 양산 등 지역 점포다. 수도권 대비 주차 면적이 넓고, 차량 접근이 수월해 충전소 설치가 용이하다는 특징이 있다.

이들 업체는 전기차 급속 충전 회사와 협업해 주차 공간을 공유하는 방식으로 충전소를 확장하고 있다. 해당 업체가 부지를 제공하면 전기차 충전 업체가 충전소를 설치·운영하는 방식이다.

유니클로 여수둔덕점에 있는 전기차 충전소. [전기차충전소찾기 홈페이지]

전기차 충전소 확보는 ‘고객 체류 시간’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특히 유통업체는 보유한 도심 주차공간으로 ‘충전 거점’ 역할을 하기에 유리하다. 전기차 충전 시간은 배터리 종류에 따라 수십분에서 1시간 정도가 걸린다. 충전소가 있다면 차주들이 해당 구역에 체류하며 지갑을 열 확률이 높다. 국내 전기차 등록 수 증가를 고려하면 편의 확보 차원에서도 이득이다. 실제 국내 전기차 누적 등록 대수는 지난해 50만대를 돌파하며 꾸준하게 늘고 있다.

업계에서 전기차 충전소를 가장 많이 보유한 곳은 대형마트다. 대형마트·백화점·대기업 소유건물은 ‘환경친화적 자동차의 개발 및 보급 촉진에 관한 법률(친환경 자동차법)’에 따라 주차 대수의 2% 이상 규모로 전기차 충전기를 설치해야 한다. 주차대수가 50개 이상이면서 공중이용시설 및 조례가 지정하는 시설이 충전시설 설치 대상이다.

대형마트 외 햄버거 프랜차이즈, 패션업체, 편의점 등 업계에 전반도 전기차 인프라가 확대 중이다. 지난 6월, 3번째 DT매장 전기차 충전소를 설치한 버거킹은 연내 8곳을 추가할 계획이다. 맥도날드 역시 제주공항DT점, 강릉송정DT점 등 전기차 충전소를 보유하고 있다.

세븐일레븐 한 점포의 전기차 충전소. [세븐일레븐 제공]

편의점 업계도 마찬가지다. 핵심 지역은 제주다. 제주도는 전기차 비중이 전체 차량의 약 9%로 전국 1위다. GS리테일은 GS25 점포 20여 개와 GS더프레시 점포 20여 개에서 전기차 충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전기이륜차 충전 서비스 점포는 현행 180여 개에서 누적 300~400여 개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세븐일레븐은 라이더를 겨냥한 전기 이륜차 배터리 교환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서비스 제공 점포는 지난해 50여 개에서 현재 200여 개까지 늘었다.

전기차 충전소를 수익 사업으로 활용하는 사례도 눈에 띈다. CU는 최소 1만원대부터 시작하는 월 요금제를 운영하며 충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관광지 등 전국 30여 점에서 운영 중인 해당 서비스는 시행 첫해인 2019년 대비 지난해 이용 건수가 약 20% 늘었다. CU는 해당 서비스 운영 점포를 현재 30여 개에서 올해 100여 개로 확장할 예정이다.

유통업계의 전기차 충전소 설치는 세계적인 흐름으로 볼 수 있다. 맥도날드 프랑스 법인이 대표적이다. 프랑스 전력공사 자회사인 이지비아와 함께 지난해 11월, 1호 충전기 설치를 시작했다. 2025년까지 전국 700개 매장 주차장에 급속 충전기 2000대를 설치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전기차 충전소 확대를 매장 유인책으로 본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전기차에 대한 열풍과 이미지가 친환경이기 때문에 매장 유인 효과와 긍정적인 이미지를 잡을 수 있는 선택지가 될 수 있다”며 “다만 최근 잇따른 사고로 소비자 불안이 큰 만큼 안전 관리에 신경을 써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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