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현지시간) 레바논-이스라엘 국경 인근 지역에서 이스라엘 전투기가 헤즈볼라의 무인기를 요격하고 있다. [EPA] |
[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이스라엘이 25일(현지시간) 레바논의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와 대규모 공습을 주고받은 가운데,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전쟁을 벌이고 있는 가자지구에도 공격을 감행했다.
미국 CNN , AFP통신에 따르면 가자지구 보건부는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공격으로 지난 24시간 동안 최소 71명이 숨지고, 112명이 부상을 입었다고 밝혔다.
가자지구 보건부는 그러면서 이같은 이스라엘 공격이 “학살”이라고 규탄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10월 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으로 가자지구 전쟁이 발발한 이후 지금까지 최소 4만405명이 숨지고 9만3468명이 다쳤다고 가자지구 보건부는 덧붙였다.
가자지구 보건부에 따르면 전체 사상자 중 약 70%가 여성과 어린이다. 하마스가 통제하는 가자지구 보건부는 민간인 사상자와 하마스 전투원 사상자를 구분하지 않고 집계하고 있다.
가자지구 전쟁이 11개월째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이스라엘군은 25일 오전 4시 30분께 헤즈볼라의 공격 조짐을 포착했다며 전투기 100여 대를 출격해 레바논 내 헤즈볼라 표적을 선제 타격했다.
헤즈볼라는 곧바로 오전 5시께 이스라엘에 로켓 320여 발을 발사하며 대응 공격에 나섰다.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 긴장은 지난달 이후 고조되고 있다. 지난달 27일 이스라엘 점령지인 골란고원 축구장에 레바논에서 발사된 로켓이 떨어져 어린이를 포함해 12명이 숨졌고, 지난달 30일에는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에서 고위 지휘관 푸아드 슈크르가 이스라엘 폭격에 사망했다.
양측은 이번 공격이 효과적이었다고 밝히며 공격에 나선 이유를 상대 탓으로 돌렸다. 이스라엘군은 성명을 내고 헤즈볼라가 벤구리온 공항 등 타격을 시도했지만 선제공습으로 이를 무산시켰다고 밝혔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스라엘 중부의 전략적 목표물을 향해 발사한 헤즈볼라 드론을 모두 격추했다”며 “헤즈볼라가 계획한 공격을 저지했다”고 말했다.
반면 헤즈볼라는 공항 등 민간 시설을 노리지 않았으며 텔아비브 인근 군사 목표물 타격에 성공했다고 주장했다. 헤즈볼라 수장 나스랄라는 “모든 드론이 성공적으로 발사돼 이스라엘 영공에 진입했다”며 “오늘 작전 결과를 평가한 후 충분하지 않았다고 판단되면 다시 보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미국은 이날 이스라엘과 헤즈볼라의 충돌에 대해 이스라엘의 방어권 지지를 재확인하며 상황을 면밀히 주시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중동의 친이란 ‘저항의 축’ 무장단체들은 헤즈볼라의 보복을 환영했다. 하마스는 성명에서 헤즈볼라가 “이스라엘 정부의 뺨을 때린 것”이라고 밝혔다. 예멘 후티 반군은 “훌륭하고 용기 있는 공격”이었다며 지난달 자신들의 근거지 호데이다항이 공습당한 데 대한 보복도 “반드시 이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