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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3년 아카데미 남우조연상 수상한 진 해크먼 [AP 연합뉴스] |
[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 할리우드 유명 배우 진 해크먼이 지난 26일(현지시간) 자택에서 부인과 함께 숨진 채 발견된 가운데, 두 사람의 사망 원인은 여전히 미궁에 빠져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각에서는 일산화탄소 중독이 사망 원이라는 추정이 나오고 있지만, 경찰은 타살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AP통신과 BBC방송, 가디언 등에 따르면, 현재 수사당국이 해크먼 부부의 사망 원인을 수사하고 있으며 일단은 일산화탄소 중독이 사망 원인으로 제기되고 있다.
95세인 해크먼과 그의 부인인 피아니스트 벳시 아라카와(65)는 뉴멕시코주 산타페의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외신에 따르면, 해크먼의 시신은 자택 현관에서 발견됐고 당시 회색 트레이닝복과 긴팔 티셔츠를 입고 있었다. 그의 옆에는 선글라스와 지팡이가 있었다. 이에 경찰은 일단 그가 갑자기 쓰러졌을 것으로 추정했다.
그의 부인 아라카와의 시신은 욕실 바닥에서 발견됐다. 그 옆에는 소형 실내 난방기가 있었는데, 아라카와가 쓰러졌을 때 함께 바닥으로 떨어졌을 것으로 추측됐다. 이 욕실 옆에는 부엌 조리대가 있는데, 조리대 위에는 처방 약병과 약들이 흩어져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떠 진 해크먼 부부가 기르던 반려견 한 마리도 아라카와로부터 3~4m 떨어진 곳에서 죽은 채로 발견됐다.
수색영장에는 “아라카와의 시신이 부패 상태에 있고 얼굴이 부어있으며 손과 발에서는 미라화가 진행 중이며 남성 사망자도 여성 사망자와 유사하고 비슷한 사망 징후를 보였다”라고 쓰여 있었다.
이로 미뤄볼 때 두 사람이 사망한 지 상당 시간이 지난 것으로 수사기관은 추정했다.
일단 사망 원인으로 의심되는 것은 일산화탄소 중독 가능성이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가스 누출의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수사 당국은 일산화탄소 중독과 독성 검사를 요청했으며 현재 부검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경찰은 타살일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하지 않고 있다.
부부의 자택을 관리하는 직원 중 한명이 전날 일상적인 작업을 하기 위해 해크먼의 집에 도착했고ㅡ 시신을 발견해 911에 신고했다. 이 직원은 당시 집 현관문이 열려있는 상태였다고 전했다.
하지만 경찰은 집에 강제로 침입했거나 물건을 뒤지거나 가져간 흔적을 발견하지 못했다. 시신에도 외상의 흔적은 없으며 유서도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수색영장에는 “철저한 수색과 조사가 필요할 정도로 의심스러운 상황”이라고 기록된 것으로 전해졌다.
산타페 카운티 보안관 아단 멘도사는 지역 언론에 “타살의 징후는 없었지만, 아직 그 가능성을 배제하지는 않고 있다”며 “내가 말할 수 있는 것은 현재 예비조사가 진행중이라는 것뿐”이라고 전했다.
한편, 해크먼은 1960년대 후반~1980년대 초반 미국의 신세대 감독들이 연출한 새로운 영화를 일컫는 ‘아메리칸 뉴웨이브 시네마’의 중요 배우 중 한명으로 꼽힌다.
1967년 아서 펜 감독이 연출한 범죄·로드무비 ‘보니와 클라이드’(한국 개봉제목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에서 워런 비티, 페이 더너웨이와 함께 출연해 오스카(아카데미) 남우조연상에 노미네이트되며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해크먼은 1971년 개봉한 ‘프렌치 커넥션’으로 오스카 남우주연상을, 1992년 개봉작 ‘용서받지 못한 자’로 오스카 남우조연상을 받는 등 연기력을 널리 인정받았다.
주요 출연작으로는 ‘슈퍼맨’ 시리즈, ‘노웨이 아웃’, ‘미시시피 버닝’, ‘크림슨 타이드’, ‘에너미 오브 스테이트’, ‘로열 타넨바움’ 등이 있다.
부인인 아라카와와는 1991년에 결혼했으며 2004년 은퇴한 이후 뉴멕시코에 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