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서울시장의 얘길 넘어섰어” 오세훈 “제가 주제 넘게 하하”

오세훈, 이명박 전 대통령 예방
경제 성장·오 시장 저서 등으로 환담


오세훈 서울시장이 4일 이명박 전 대통령을 예방했다. [서울시 제공]


[헤럴드경제=박병국 기자] “성장하려면 규제개혁을 해야해…내가 보니까 서울시장이 하는 얘기를 넘어서 했어.” (이명박 전 대통령)

“주제넘게 그랬습니다. 하하.”(오세훈 서울시장)

오세훈 서울시장이 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영포빌딩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을 예방했다. 이날 만남은 오전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기업 중심 성장 지향형 규제 개혁’ 포럼 후 이뤄졌다. 오 시장은 이날 포럼에서 ‘KOrea Growth Again(KOGA·다시 성장하는 대한민국)’을 주제로 한 기조연설을 했다. 서울시는 이날 예방이 경제 성장에 대한 이 전대통령의 지혜를 얻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오 시장과 이 전 대통령은 규제 개혁을 비롯해 이달 출간 예정인 오 시장의 저서 ‘다시성장이다’ 등으로 대화를 나눴다. 오 시장의 책은 2019년 1월 이후 6년 만에 나오는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가 다가오면 조기 대선 가능성이 거론되는 상황에서 오 시장이 정치 행보를 본격화하고 있다는 해석도 있다.

이 전 대통령은 오 시장의 책을 언급하며 “때맞춰 제목을 잘 썼다”며 “고상한 제목을 이상하게 쓰는거보다 지금 이 시점에 가장 필요한게 성장”이라고 운을 뗐다. 이에 오 시장이 “규제 개혁이 성장에 많이 도움이 된다는 취지”라고 하자 이 전 대통령은 “의제를 잘 잡았다”고 말했다. 이 전 대통령은 이어 “지금 전부 어렵다”며 “성장이 멈추다시피 했다. 국민에게 희망을 줘야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오 시장은 “안그래도 유일호 전 부총리가 좌장 맡아서 토론했는데 그분도 지금 대통령께서 말씀한대로 ‘지금 국민들이 희망 없고 정치적 혼란 때문에 속상해하는데 이렇게 희망주는 얘기를 하는 정치인들이 필요하다’고 했다. 잘했다고 말했다”고 화답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4일 오후 이명박 전 대통령을 예방했다. [서울시 제공]


이 전 대통령은 “성장을 하려면 규제개혁을 해야된다”며 “우리는 규제가 너무 많다. 디지털 시대가 지나고 AI 시대가 온다. 모든 현실은 AI 시대로 가고 있는데. 정치는 아날로그다. 국민이 그리 생각한다”고 말했다.

특히 이 전 대통령 이날 오 시장의 기조연설과 대해 “내가 보니까 서울 시장이 할 얘기를 넘어섰다”고 하자, 오 시장은 “주제넘게 그랬다”며 웃었다.

이 전 대통령은 과거 취임 직후 불어닥친 세계 금융위기 때의 경 국제회의 참석 경험을 언급하며 “(당시) 국제회의 가면 한국이 영국 수상이 그 옆에 날 끼워준다. 회의 하려고 시간 보낼 게 아니라 들어야할 얘기가 있다고 했다”며 “내 자랑 하는게 아니라 (한국의) 플러스 성장 얘기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금융위기 맞았을때 한국은 큰일났다 했는데 지금도 비슷한 평가 받을 수 있다”며 “세계 가 마이너스 성장할 때 우리는 0.2프로 성장했다. 성장이 플러스되면서 위상은 올라간다”고 말했다. 이어 “나라 위상을 올리기 위해서는 우선 경제가 성장해야 한다. 그래야 세계와 경쟁한다”며 “세계 모든 정상이 다 보면 경제정치다. 미국 대통령은 말할 것도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자 오 시장은 “구호를 그래서 코가(KOGA·다시 성장하는 대한민국)로 재밌게 지었다”며 “트럼프 선거캠페인에서 MEGA(Make america great again·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라고 하지 않았나. KOGA, 다시 성장이다”라고 답했다. 이 전 대통령은 “잘했다”고 했고, 오 시장은 “계속 써볼까 한다”고 말했다.

이 전 대통령은 “정치는 지금 표 얻기 위한 정책을 하고 있다”며 “정책은 표 얻기 위한 정책을 쓰니까 우리가 발전에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또 오 시장을 향해 “서울 시장 경험이 많다. 서울시가 모든 국가 기능 거의 갖고 있다”고 했다. 이에 오 시장은 “그 길을 다 닦아주신 덕분에 제가 편승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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