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정부, 정비사업에 적대감 있나” 작심발언…대통령에 현장 방문 요청

“공급 많아야 4~5만가구…규제 풀면 그 이상 효과”


오세훈 서울시장이 28일 양천구 신정4구역과 신정동 1152번지 일대를 찾아 정비사업 대상지를 내려다보고 있다. [서울시 제공]


[헤럴드경제=윤성현 기자] 서울시가 정부에 정비사업 이주비 대출 규제 완화를 거듭 촉구하는 가운데 오세훈 서울시장이 이재명 대통령을 향해 정비사업 현장 방문을 공개 요청했다. 오 시장은 “현 정부가 전임 시장때부터 이어져 온 정비사업에 대한 이념적 적대감이 있는 것 아니냐”고 말하며 작심 발언을 쏟아냈다.

오 시장은 28일 오전 서울 양천구 신정4구역 일대를 찾아 현장을 점검한 뒤 “신정4구역은 관리처분인가를 마쳐 4월 이주를 앞두고 있지만 다수 가구가 자금 부족으로 금융권 이주비 대출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오 시장은 특히 “6·27 대책 이후 정비사업장 이주비 대출이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이 40%로 제한되고 2주택 이상 보유자는 LTV 0가 돼 이주가 어렵다”며 “결국 대부분 가구가 충분한 대출을 받기 어려워 이주가 불가능한 구조”라고 강조했다. 이어 “올해 중 서울에서 이주를 앞둔 정비사업장이 39곳, 약 3만1000가구인데, 이주비 대출이 막히면 공급 일정도 연쇄적으로 지연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오 시장은 인근 신정1152구역 사례도 들었다. 그는 “신정1152구역은 조합 결성 후 통합심의를 앞둔 단계로 진도가 상대적으로 늦지만 이 곳 역시 10·15 대책으로 조합원 지위양도가 어려워지면 조합원 간 이해관계가 갈라질 때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 힘들어진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정부가 곧 발표를 예고한 공급대책을 겨냥해 “지금 공급을 발표해도 입주까지는 10년 이상이 걸린다”며 “현 정부가 남은 4년 임기 안에 실제 완공으로 이어질 수 있는 물량은 사실 이미 이주를 앞둔 정비사업지 뿐”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곧 내놓을 공급대책안이 많아야 4~5만가구 수준일 텐데 이주예정지의 이주비 대출 등 규제만 풀어줘도 그 이상 효과가 날 수 있다”며 “서울시를 위한 게 아니라 서울 정비사업장의 주민들을 위한 것이고, 빠른 주택공급의 길”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규제 완화를 위해서는 금융당국의 역할이 필요하다. 오 시장은 “이주비 대출 규제를 풀려면 금융당국이 움직여야 한다”며 “국토부를 비롯한 관계 부처가 현장의 절박함을 모를 리 없는데도 변화가 없는 걸 보면, 정부 내부의 지시가 작동하고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국토부에 규제 완화를 요청한 지 수개월이 지났다”며 “결국 윗선의 결단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에 오 시장은 대통령에게 직접 재건축·재개발 현장 방문을 요청했다. 그는 “주민들의 절규 현장에 오셔서 이야기를 들어주길 간곡히 요청한다”며 “조합장과 주민들의 요청이 합리적이라는 걸 현장에 직접 오시면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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