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술은 7종의 암과 관련”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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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와인 [123RF] |
[헤럴드경제=육성연 기자] 미국 정부가 지난달 발표한 식이 지침에서 구체적인 음주 권고 기준이 전면 삭제돼 논란이다. “소량의 알코올도 암 발생 위험을 높인다”라는 세계보건기구(WHO)의 최근 권고와도 멀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연방 정부는 지난 1980년부터 “남성은 하루 2잔 이하, 여성은 하루 1잔 이하”라는 적정 음주 기준을 명확히 제시해 왔다. 하지만 새 지침에서는 수치가 모두 빠졌다. 음주량 기준이 사라진 대신 “건강을 위해 술을 줄여라”는 막연한 권고만 남겼다.
암과 관련된 기존 문구도 삭제했다. ‘음주는 유방암을 비롯한 여러 암 위험을 높인다’, ‘적당한 음주도 사망에 이르게 할 수 있다’ 등의 경고가 사라졌다.
앞서 WHO는 지난해 11월 “음주와 7종의 암이 관련 있다는 사실은 과학적으로 확실히 입증됐다”라고 밝혔다. WHO는 ‘알코올과 암(Alcohol and cancer)’ 보고서에서 “암 위험과 관련해 안전한 알코올 섭취량이란 없다”라고 못 박으면서 “소량의 알코올을 섭취하더라도 알코올 관련 암 위험이 증가한다”라고 했다. 특히 유방암과 대장암은 소량 음주에서도 위험 증가가 확인됐다고 전했다.
WHO가 알코올과 관련된 암으로 꼽은 7가지는 유방암·간암·대장암·식도암·구강암·인두암·후두암이다. 술이 대사될 때 생성되는 아세트알데히드가 발암 물질이라는 설명이다. 알코올이 암을 유발하는 경로는 DNA 손상, 산화 스트레스, 호르몬 변화, 장내 미생물 변화 등 다양하다. WHO의 산하기관인 국제암연구기관(IARC)은 알코올을 ‘1급 발암물질’로 분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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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HO는 지난해 11월 “소량의 알코올을 섭취하더라도 암 발생 위험이 증가한다”라고 경고했다. [WHO 홈페이지 캡처] |
하지만 ‘소량의 술’ 또는 ‘와인’은 마셔도 괜찮다는 대중적 인식이 높은 편이다. 특히 레드 와인 섭취를 옹호하는 주장은 와인에 포함된 폴리페놀 항산화물질의 기능에 초점을 맞춘다.
실제 와인 속 플라보노이드, 레스베라트롤 등의 폴리페놀은 항염이나 항암 등의 기능을 가진다. 다만 그 양은 많지 않다. 국제학술지 질병(Diseases 2018)에 소개된 프랑스 논문에 따르면, 와인 속 폴리페놀 농도는 폴리페놀이 함유된 다른 식품(베리류, 녹차, 홍차, 사과 등)에 비해 높은 편은 아니다. 체내 흡수율도 낮다.
폴리페놀의 이점을 얻으려면 적당량을 넘어 ‘과다 섭취’해야 한다. 많은 양의 와인을 마시면 폴리페놀의 건강상 이점보다 위해성이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이탈리아와 스페인 공동 연구진은 국제학술지 모큘(Molecules 2020)을 통해 “와인의 폴리페놀 성분이 건강에 이롭다는 주장은 과장된 것이며, 실제로는 알코올 자체의 해로움이 더 크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레드 와인을 포함해 그 어떤 알코올도 건강에 이롭지 않다”라고 전했다.
알코올은 한 달만 섭취를 끊어도 신체와 정신건강이 개선될 수 있다는 논문도 있다. 지난해 국제학술지 알코올과 알코올 중독(Alcohol and Alcoholism)이 다룬 미국 브라운대학교 알코올 및 중독연구센터 연구진에 따르면 16편의 관련 논문을 종합 분석한 결과, 한 달 동안 금주를 실천한 참가자들은 기분 향상, 체중 감량과 함께 각종 성인 질환의 지표도 개선됐다.
연구진은 “수면의 질이 좋아지는 것뿐만 아니라, 혈압과 혈당, 간 기능, 심지어 암 관련까지 광범위한 영역이 개선된 사실에 놀랐다”라며 “알코올은 흔히 알려진 간 손상 외에도 훨씬 더 많은 부분에 영향을 미친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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