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2023년에도 도입 주장
정유사 “시황에 따라 언제든 적자…규제 도입 부담”
석유 최고가격제 시행 예고에 근심 더욱 깊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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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챗GPT를 활용해 제작한 이미지] |
[헤럴드경제=한영대 기자] 정치권에서 정유사들을 대상으로 횡재세를 부과해야 한다는 주장이 또다시 언급되면서 정유업계는 사면초가에 빠졌다. 중동 전쟁 여파로 원유 공급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는 상황 속에서 비용 부담이 커질 수 있는 악재가 발생해서다. 여기에다가 석유 최고가격제 시행이 예고되면서 정유사들의 시름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 여파로 유가가 급등락을 오가자 정치권에서는 정유사들의 폭리 취득 방지를 명분으로 규제를 내놓고 있다.
장철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최근 정유사 등을 겨냥한 법인세법 일부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법안은 주식 시장에 상장된 석유 정제업자와 액화석유가스(LPG) 집단공급 사업자에 대해 직전 3개년 평균보다 이익이 5억원 이상 많을 시 초과소득에 법인세 20%를 추가 과세하는 것이 골자로 한다. 일정 기준 이상의 이익을 얻은 기업에 추가로 세금을 징수하는 이른바 횡재세 도입을 주장했다.
횡재세가 언급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3년 전인 2023년에도 더불어민주당은 고유가로 정유사들이 많은 이득을 얻는 만큼 횡재세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유사들은 일반적으로 고유가일 때 높은 영업이익을 달성할 가능성이 크다. 이미 보유 중인 원유의 재고 평가이익이 상승해서다. 유가 상승분이 정유 제품 가격에 반영되면서 정제마진(정유 제품 가격에서 원유 가격, 운송비 등을 제외한 값)도 높아진다. 정제마진은 정유사들의 대표 수익성 지표다.
다만 정유사들이 우수한 품질의 정유 제품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매년 시설 투자에 천문학적인 비용을 투입해야 한다. 정유 제품 생산에 막대한 비용이 들어감에도 정치권에서는 유가가 고공행진할 때마다 횡재세 등을 언급하고 있다.
이에 정유사들은 난감한 기색이 역력하다. 유가는 시황에 따라 언제든 내려갈 수 있고, 그 여파로 언제든 적자를 기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정제마진이 손익분기점을 밑돌았던 지난해 상반기 국내 정유사들은 일제히 실적 부진에 시달렸다. 국내 정유 4사(SK이노베이션, GS칼텍스, S-OIL, HD현대오일뱅크)는 2020년 코로나19 여파로 5조원대의 적자를 기록한 바 있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중동 전쟁 여파로 정유사도 원유 공급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무조건 규제를 언급하는 건 부담스럽다”고 우려했다. 또 다른 정유업계 관계자는 “정유사들이 생산하는 정유 제품의 수출액은 매년 톱(TOP)3 안팎에 진입한다”며 “정유 제품이 국가 경제에 크게 이바지함에도 유가가 오를 때마다 정유사들이 비난받는 상황이 아쉽기만 하다”고 토로했다.
유럽에서 시행되고 있는 횡재세는 원유와 가스를 직접 시추하는 회사를 한정으로 부과되고 있는 점도 지적했다. 한 정유업계 관계자는 “원유를 도입해 정제된 석유 제품을 파는 정유사들에 횡재세를 부과하는 것이 적절한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유사들은 이번주 도입될 예정인 석유 최고 가격제에 대해서도 우려하고 있다. 석유 최고가격제는 석유 제품의 판매 가격 상한선을 정해 그 이상으로는 팔지 못하는 제도이다. 국제 유가가 시시각각 변하는 상황 속에서 국내 정유 제품 가격을 인위적으로 조정할 경우 정유사 수익 구조에 타격을 줄 수 있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제도 도입 후 사업자들이 감당해야 할 손실분을 정부가 보전하는 방안이 고려되고 있지만, 석유 최고 가격제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어느 정도일지 예측하기 힘든 점이 가장 큰 리스크”라고 우려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