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실질적 정의 실현 중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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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임세준 기자 |
[헤럴드경제=최의종 기자] 1961년 5·16 군사 쿠데타 당시 육군 군단장으로서 정변을 반대했다가 혁명재판소에서 반혁명죄로 징역형을 받은 장군에 대해 검찰이 사료 등을 분석해 재심개시 의견을 법원에 냈다. 검찰은 앞으로 재심 사건에서 ‘실질적 정의 실현’에 중점을 두겠다고 강조했다.
서울중앙지검은 2023~2025년 내 서울고검과 서울중앙지검에 접수된 공안 관련 재심 청구 사건 218건 중 91건에 재심개시가 타당하다는 의견을 제시하고, 개시 사건 107건 중 63건에 대해 무죄·면소를 구형했다고 27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1961년 5·16 군사 쿠데타 당시 육군 군단장이었던 고(故) 김모 장군은 쿠데타를 저지했다는 이유로 반혁명죄로 징역형을 받았다. 검찰은 김 장군 수사 기록이 전혀 없이 판결문만 남아있었으나 신뢰성이 검증된 사료와 언론 보도 등을 분석해 약 125일여간 구속돼 있었던 점을 확인하고 재심개시 의견을 서울고법에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또 1945년 조선공산당 자금 마련을 위해 조선정판사 인쇄소에서 지폐를 위조했다는 이른바 ‘조선정판사 위조지폐 사건’ 주모자로 몰려 무기징역을 받은 고 이모 선생 재심 사건에서 당시 공범이 불법 구금 상태로 진술한 점을 확인해, 그 진술을 증거로 제출하지 않았다고 했다.
이 선생 사건에서 현존하는 일부 재판기록과 당시 언론 기사, 연구 서적 등을 종합해 검토하고 당시 공범이 불법 구금 상태에서 진술한 점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피고인 관여를 입증할 만한 증거가 없다며 지난해 12월 무죄를 구형했다고 설명했다.
1985년 4월 말 성당 앞에서 200여명과 ‘매국 방미 결사반대’, ‘광주사태 책임지고 군사정권 퇴진하라’ 등 구호를 제창하며 집회를 주최한 혐의로 유죄를 받은 재심 사건에서는 불법구금을 이유로 재심개시 결정됐으나, 5·18 특별 재심사유에 해당한다고 보고 이달 직권으로 무죄를 구형했다.
서울중앙지검은 “시간적 근접성, 표현의 직접성을 평가 인자로 정하고 간접적 표현이더라도 집회 시점이 1980년에 근접했거나 시간적 근접성이 다소 떨어지더라도 표현이나 행위가 5·18 민주화운동과 직접 관련됐다면 특별재심 사유에 해당하는 것으로 적극 해석했다”라고 밝혔다.
검찰은 그간 청구인 신청 재심사건 처리에서 ‘법적 안정성 확보’를 중시해 왔으나, ‘인권침해·위법 수사에 의한 국민의 억울한 피해’를 바로잡아 ‘실질적 정의’를 실현하려는 재심제도의 또 다른 중요한 가치를 충분히 반영치 못한다는 지적이 있었다고 했다.
서울중앙지검은 이날 “공익 대표자이자 객관적 법집행기관으로서 청구인이 신청한 재심사건 처리에 있어, 법적 안정성을 유지하면서 개별 사건 특성과 공정성까지 함께 고려하는 방향으로 접근 방식을 개선하기 위해 다각적으로 노력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재심개시 전에는 청구인(고령 당사자, 유족)이 확보할 수 있는 자료가 제한적인 만큼 적극적으로 확보하고, 신빙성이 인정된다고 판단되면 공익 대표자로서 책임감 있게 ‘재심개시가 타당하다’라는 의견을 개진한다고 했다.
대표적으로 1960년대 일본 유학 시절 ‘조선인 장학회’로부터 학자금을 지원받다가 북한을 방문한 뒤 귀국해 국가 기밀을 수집했다는 혐의로 징역형을 받은 사건이 있다. 당사자는 1차로 재심을 청구했으나 숨졌다. 유족이 2차로 재심을 청구했으나 법원은 기각했다. 이에 검찰은 자료 등을 들여다보고 최근 개시 의견을 냈다.
재심개시 후에는 실질적인 유·무죄 구형을 노력하고 있다고 검찰은 강조했다. 원판결 증거에 증거능력과 증거가치를 엄격하게 검토하고, 공소사실을 입증할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되면 백지구형을 지양하고 무죄를 구형한다고 설명했다.
1987년 부대원 20여명과 GP방책선 보수공사를 하던 중 M16 소총을 소지하고 갑자기 북으로 탈출하려다가 부대원에게 체포돼 미수에 그친 혐의로 육군고등군법회의에서 징역형을 받은 재심 사건에서 ‘북한 탈출 목적’이 인정된다고 보기 어려운 점 등을 고려해 최근 무죄를 구형했다.
서울중앙지검은 ▷불법 구금 여부 확인을 위한 자료 확보 방안 강구 ▷인용 가능성 등 고려 항고 신중 검토 ▷신속한 심리 종결 노력 ▷업무체계 효율화·인력 배치 조정(공공수사1부에 재심 전담 수사관 배치 등) 등 업무방식을 개선한다고 강조했다.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검찰은 앞으로 공익의 대표자로서 법적 안정성을 유지하는 틀 안에서 개별 사건의 정의 실현과 국민 신뢰 회복을 함께 고려하는 방향으로 재심제도가 운영되도록 지속해서 노력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