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대 이상 서울집 증여, 3년 4개월만 최고

4월에만 900명 육박, 1월대비 122%↑
집값 급등·稅인상 文정부때 육박
보유세·규제에 강남3구 중심 증가


오는 9일 예정된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를 앞두고, 지난달 주택 증여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4월 한달간 서울집을 증여한 70대 이상 고령층은 약 900명에 달해 3년 4개월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국세청장이 ‘편법 증여’ 검증을 예고한 가운데 세 부담을 피하려는 고령층의 자산 이전 움직임이 빨라지는 모습이다.

4일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집합건물(아파트·오피스텔·연립·다세대주택 등) 증여인 중 70대 이상은 882명으로 집계됐다. 2022년 12월(1046명) 이후 최고치다. 월별 추이를 보면 올해 1월 398명이던 70대 이상 증여인 수는 다주택과 고가주택, 비거주 주택에 대한 규제 강화를 시사한 이후, 2월 390명→3월 653명→4월 882명 등으로 급증세다.

이는 집값 급등기이자 주택시장 규제를 강화했던 문재인 정부 시절에 육박한 모습이다. 2020년 1월 334건이던 70대 이상 증여인 수는 다주택자에 대한 세금을 강화한 7·10 대책을 계기로 막차수요가 몰리며 1293명(7월)까지 치솟았다. 이후 월 300명대 수준을 기록하다 그 해 12월 727명까지 다시 상승했다. 2021년에도 월별로 200~800건대를 기록하며 꾸준한 증여가 이어졌는데, 올해 들어 규제 강화 기조에 따라 재차 급증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는 올해 1월 말부터 이재명 대통령이 다주택 양도세 중과유예 종료를 못 박고, 장기보유특별공제(장특공제 개편 및 보유세 강화를 시사한 데 따른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또 서울 공동주택 공시가격 상승률이 18.6%로 강남3구·한강벨트 등 주요 단지의 역대급 보유세 상승이 예측되자, 고가주택을 보유한 은퇴 고령층을 중심으로 자녀 및 특수관계인에게 증여하며 부의 대물림에 나선 모습이다.

자치구별로 보면 실제 고가주택이 밀집한 강남권에서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4월 한달간 증여건수는 서초구(83명)가 가장 많았고 이어 ▷송파구(78명) ▷강남구(62명) 등 강남3구의 고령층 증여 증가가 뚜렷했다. 서초구는 1월(25명)과 비교하면 232%, 송파구는 1월(21명)에 비해 271%, 47명이었던 강남구는 32% 늘었다.

목동 신시가지아파트 등 재건축을 추진 중인 구축 단지가 분포돼 있는 양천구 또한 4월 70대 이상 증여인 수가 63명으로 1월(31명) 대비 두 배 넘게 증가했다.

70대 이상 소유주뿐 아니라 지난달 60대 서울 집합건물 증여인 수도 775명으로 1월(260명) 대비 3배 가까이 늘었다. ▷50대(370명) ▷40대(100명) ▷30대(44명) ▷20대(8명) ▷10대(2명) ▷기타(4명) 등으로 집계됐고 연령 전체로 보면 총 2185명이 증여해 2022년 12월(2623명) 이후 가장 높았다.

정부도 이 같은 서울 주택 증여 급증을 의식하고 국세청장이 직접 양도세·증여세 시뮬레이션 사례까지 언급하며 편법증여에 대해 경고하고 나섰다.

하지만 시장에선 증여세 부담이 크더라도 매매보다 증여를 택하는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본다. 세금 뿐 아니라 자산의 귀속 주체와 미래가치를 고려한 선택이라는 설명이다. 우병탁 신한은행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은 “부모가 집을 매도해 얻은 자산을 자녀에게 물려주려면 양도세와 증여세를 모두 납부하는 건데 집을 증여했을 때보다 그 부담이 더 클 수 있기 때문에 증여를 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신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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