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심서는 택시기사 측 패소
대법, 기사 승소 취지로 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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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법원[헤럴드경제DB] |
[헤럴드경제=안세연 기자] 울산 지역의 택시회사가 실제 근로시간과 차이가 큰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한 임금협정에 대해 대법원이 제동을 걸었다. 대법원은 최저임금법을 피하기 위한 탈법행위여서 무효라고 봤다.
대법원 2부(주심 권영준 대법관)는 택시기사 A씨 등이 사측을 상대로 낸 임금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울산지법으로 돌려보냈다.
A씨 등은 택시 운행을 통해 발생하는 총 수입금 중 일정액의 사납금을 회사에 내고, 나머지(초과운송 수입금)는 자신들이 가지면서 회사로부터 기본급 등 일정한 고정급을 받는 ‘정액사납금제’로 임금을 받았다.
기본급의 경우 회사 측과의 임금협정으로 소정근로시간에 따라 지급이 되는 형태인데, 2009년 최저임금법 특례조항 시행으로 초과운송수입이 최저임금 산정에서 빠지게 됐다. 이후 양측은 소정근로시간을 점차 단축했다. 최저임금 산성 시 시간당 임금을 높이기 위해 형식적으로 설정된 것으로 해석된다.
울산 지역 택시기사들은 사측을 상대로 “고정급이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것을 회피하기 위해 형식적으로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한 것”이라며 “각각의 소정근로시간 합의가 최저임금법을 잠탈하기 위한 탈법행위에 해당해 무효”라고 주장하며 소송을 냈다. 그러면서 “종전 합의 또는 취업규칙에서 정한 소정근로시간을 기준으로 산정한 최저임금액에 미달한 임금 및 미지급 퇴직금을 지급해달라”고 했다.
하지만 1·2심 법원은 택시기사 측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1심은 지난 2023년 5월, 택시기사 측 패소로 판결했다.
1심 재판부는 “소정근로시간에 관한 합의가 탈법행위에 해당해 무효라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1심은 “노사 합의로 정한 소정근로시간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이상 원칙적으로 유효하다고 봐야 한다”고 전제했다.
이어 “사측 입장에선 사납금 증액을 최소화하면서 최저임금법 저촉 문제를 피하고, 운전자 입장에서도 사납금 증액을 최소화하면서 초과 운송수입을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야 했다”며 “해당 합의는 노사 양측의 이해관계가 일치해 이뤄진 것이므로 위법하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2심의 판단도 같았다. 2심 역시 지난 2024년 12월 1심과 같이 택시기사 측 패소로 판결했다.
대법원의 판단은 원심(2심)과 달랐다.
대법원은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한 것은 특례조항 적용의 회피를 목적으로 한 것”이라며 “단축된 소정근로시간과 실제 근로시간 사이엔 상당한 불일치가 있었다고 볼 소지가 크다”고 봤다. 그러면서 “이 부분 합의는 특례조항의 적용을 잠탈하기 위한 탈법행위로서 무효로 볼 소지가 크다”고 밝혔다.
아울러 “특례조항이 시행된 뒤 기존의 소정근로시간을 그대로 유지한 경우도 기존의 소정근로시간이 비현실적으로 정해져 형식에 불과하다면 주된 목적은 최저임금법 적용을 회피하는 것”이라며 “실제 근로시간과 상당한 불일치가 있다면 소정근로시간의 합의는 무효라고 봐야 한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이 사건 1일 소정근로시간 2시간은 실제 근로시간과 현저히 다른 비현실적인 시간”이라며 “이 부분 합의는 특례조항 적용을 피하기 위한 탈법 행위로서 무효 소지가 크다”고 결론 내렸다.
대법원 관계자는 “택시 기사들의 실제 근로시간과 소정근로시간 사이에 상당한 불일치가 있어 탈법행위로 볼 수 있는 경우 이러한 합의는 무효로 봐야 한다는 새로운 법리를 판시한 것”이라고 의의를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