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수출기업, 중동사태로 원자재가·물류비 이중고

부산상의, ‘중동사태 수출기업 영향 및 대응 실태조사’
지역기업 72.7%, “원·부자재 재고 3개월 이내 수준”
응답기업 93.1%, “중동사태 이후 물류비 증가 체감”


지역기업의 올해 수출전망 및 중동사태로 인한 피해현황 [부산상의 제공]


[헤럴드경제(부산)=정형기 기자] 중동사태로 인한 유가상승과 해상운임 증가, 원·부자재 수급불안 등 대외 리스크가 부산지역 수출기업 전반에 확산된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상공회의소는 부산지역 수출기업 500개를 대상으로 한 ‘중동사태에 따른 지역 수출기업 영향 및 대응 실태조사’ 결과를 20일 발표하며 이같이 밝혔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부산지역의 중동 직접수출 비중은 5.6%에 그쳐 직접적인 타격은 제한적이지만, 중동사태가 국제유가와 해상운임·보험료, 원자재 조달비용 등에 영향을 미치면서 수출기업의 비용 부담이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중동사태 장기화에 따른 지역기업의 분야별 피해는 원자재 수급불안 및 가격상승이 43.6%로 가장 많았고 ▷물류비 증가(32.7%) ▷에너지 가격상승(13.2%) ▷선복확보 애로 및 수출차질(3.5%) 등의 순으로 집계됐다. 특히 원자재 가격과 물류비는 기업 수익성에 즉각 영향을 주는 비용항목이라는 점에서 기업이 느끼는 부담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원·부자재 재고수준도 우려를 키우고 있다. 지역기업 72.7%는 원·부자재 재고가 ‘3개월 이내 수준’이라고 답했다.

중동사태 장기화로 원자재 수급 애로가 지속될 경우, 수출기업들의 생산차질과 납기지연이 본격화될 가능성이 있다. 지역기업들은 재고 부족에 대한 대응책으로 ▷원자재 신규 조달처 물색(31.4%) ▷생산물량 조절(16.6%) ▷대체 원자재 조달(12.6%) 등을 꼽았다. 다만, 기업 37.7%는 재고 부족에 대해 별도 대응방안을 마련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물류비 부담도 크게 늘었다. 응답기업 93.1%는 중동사태 이후 물류비 증가를 체감하고 있다고 답했다. 운항스케줄 지연, 긴급 해상운임 할증료 부과, 보험비용 증가 등이 복합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비용 상승과 수급 불안은 올해 수출 전망에도 부정적으로 반영되면서 지역기의 70.5%가 올해 수출이 작년보다 감소할 것이라 전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동사태 같은 지정학적 요인에 대한 기업들의 자체 대응력도 제한적인 것으로 조사됐다. 기업들은 원자재 수급처 다변화(39.9%), 신규 수출시장 개척(7.5%), 조업단축 및 긴축경영(6.3%), 에너지 절감(3.4%) 등으로 대응하고 있는 한편, 지역기업 40.1%는 중동사태 장기화와 공급망 충격에 대해 “대응방안이 없다”고 답하며 지정학적 요인에는 대처에 한계가 있음을 드러냈다.

기업들은 정부·지자체에 긴급경영안정자금 확대(25.2%) 원자재 수급지원 신속시행(22.3%) 긴급 수출금융·정책금융 우대금리 확대(18.6%) 중동 수출입기업 관세·물류 긴급지원(12.5%) 등을 요청했다. 지역 수출기업을 위한 최우선 정책과제는 비용부담 완화와 원자재 공급망 안정임을 보여준다.

부산상공회의소 조사연구팀 관계자는 “중동사태 장기화로 원·부자재 가격상승과 물류비 부담확대 등으로 지역 수출기업의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다”며 “원·부자재 재고가 3개월 내 수준에 그친 기업이 70%에 달한 만큼 원자재 공급망 안정조치 확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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