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계속 발전하는데 은행 쪽 보완해야”
금전신탁 등 확대에도 공통 가이드라인 없어
은행 “기준 이미 강화”…형식적 조치 지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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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여의도 시내의 한 은행을 찾은 고객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헤럴드DB] |
[헤럴드경제=김은희 기자] 금융당국이 은행권에서 금전신탁 등을 통해 판매되는 고난도 금융투자상품에 대해 표준서식을 도입하는 방안을 내부 검토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투자위험에 대한 설명 방식과 형식을 통일해 불완전판매를 줄이고 금융소비자 보호를 강화하겠다는 취지로 읽힌다.
3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최근 금융소비자 보호에 관한 감독규정을 개정하는 과정에서 은행권 고난도 금융투자상품 서식 표준화 필요성이 제기돼 이를 실무적으로 연구하고 있다.
현재 은행권은 고난도 금융투자상품 판매와 관련해 자율규제나 업권 차원의 통일된 기준 없이 금융투자협회가 마련한 표준서식을 준용하고 있다. 이마저도 일부 은행은 일반 금융투자상품에 대한 표준투자권유준칙을 따르며 고난도 상품에 대해 청약철회신청서 등 일부 서류만 추가해 판매하는 실정이다.
주가연계증권(ELS)이나 파생결합상품(DLS), 파생결합사채(ELB·DLB)와 같은 금융투자상품은 구조가 매우 복잡하고 원금 손실 가능성이 커 투자위험에 대한 충분히 고지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특히 이를 신탁이나 일임 형태로 판매하는 은행의 경우 고객 접점이 큰 데다 보수적이고 안전한 기관으로 인식되는 만큼 설명의무를 한층 강화할 필요성이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러한 문제의식은 손실 규모가 4조6000억원에 달했던 홍콩H지수(항셍중국기업지수) ELS 불완전판매 사태를 계기로 더욱 확산되고 있다.
이에 금융위는 이번에 감독규정을 개정해 금융상품으로 인해 발생 가능한 불이익을 설명서 상단에 명확히 기재하도록 하는 대상을 확대했다. 기존 고난도 금융투자상품뿐 아니라 고난도 금전신탁계약과 고난도 투자일임계약까지 포함한 것이 핵심이다.
한 금융위원은 지난 4월 1일 제6차 정례회의에서 “증권사가 (고난도 금융투자상품을 판매)하는 경우에는 금융투자협회 표준서식이 비교적 잘 돼 있고 계속 발전되는 반면 은행 쪽은 조금 더 보완이 필요하다는 취지”라고 해석하며 “은행이 겸영으로 이런 상품을 신탁을 통해 판매할 경우 은행도 이를 표준화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유관단체를 통해 전체적인 수준을 올리는 방법으로 협의를 해달라”고 주문했다. 증권업계가 금투협을 중심으로 서식을 고도화해 온 것처럼 은행권 역시 투자자 보호의 사각지대가 발생하지 않도록 상향 평준화된 가이드라인이 작동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와 관련해 금융위 관계자는 “표준서식 통일화 작업에 대한 구체적인 제안이 있었고 현재 내부적으로 이를 연구·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위 내부에서 필요성이 인정되면 은행연합회와 함께 업계 공통의 고난도 금융투자상품 관련 표준서식 제정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은행용 표준서식이 별도로 마련되면 고객이 복잡한 금융상품의 위험을 한눈에 파악하고 신중하게 투자를 결정하는 데 도움이 될 전망이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고난도 상품 투자와 관련해 가이드라인이 다소 모호한 게 사실”이라며 “표준서식이 생기면 소비자 보호 측면에서 보다 명확한 기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서식 표준화 작업이 형식적 조치라고 지적한다. 핵심은 형식이 아니라 소비자 보호 중심의 판매 관행과 내부통제가 현장에 뿌리내리는 데 있다는 것이다. 이미 은행들이 금융당국의 고난도 금융투자상품 불완전판매 예방 종합대책 등을 바탕으로 증권업계보다 강화된 판매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는 점도 이런 시각에 힘을 싣는다.
예컨대 주요 은행은 투자성향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고객의 투자 가능 범위를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 투자성향이 2등급으로 분류된 고객이 별도의 확인서를 제출하면 고위험 상품(1등급) 투자가 가능한 증권사와 달리 은행은 이를 허용하지 않는 식이다. 65세 이상 고객을 대상으로는 필수 확인서류를 확대 적용하고 판매 전(全) 과정 녹취도 의무화하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판매자로서의 설명 의무 등 역할은 금투협 기준을 따라도 크게 다를 게 없다”며 “얼마나 충실하고 엄격하게 운영하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겠냐”고 언급했다.
한편 금융위가 최근 홍콩 ELS 불완전판매와 관련한 은행·증권사 제재안을 일부 사실관계와 법리 보완 등을 이유로 금융감독원에 되돌려보낸 가운데 금감원은 오는 4일 임시 제재심의위원회를 열고 과징금 안건을 재논의할 예정으로 전해진다.
종전 KB국민·신한·하나·NH농협·SC제일 등 5개 은행에 대한 1조4000억원 규모의 과징금이 얼마나 감경될지 관심이 쏠린다. 시장에서는 최대 5000억~7000억원 수준으로 낮아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금감원 관계자는 “금융위 요구 사항에 대해 어느 정도 내부 결론이 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제재심에서 의결되면 바로 (금융위에) 제출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