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웨이저자 TSMC 회장과 회동…젠슨 황은 내일 방한

2024년 6월 이후 첫 공식 만남
미래 AI 생태계 선도 방안 논의
젠슨 황, 피지컬AI 협력 폭풍행보
삼겹살 회동 갖고 잠실전 시구도
로보틱스 협력 구체적 성과 주목


최태원(왼쪽) SK그룹 회장이 3일(현지 시간) 대만에서 웨이저자 TSMC 회장과 회동한 뒤 악수를 하며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SK하이닉스 제공]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3일(현지 시간) 대만에서 세계 첨단 반도체 시장을 이끌고 있는 TSMC의 웨이저자(C.C. Wei) 회장과 회동했다. 두 수장은 이번 만남을 통해 차세대 AI(인공지능) 기술 트렌드를 공유하고, 양사의 강력한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한 미래 AI 생태계 선도 방안을 깊이 있게 논의했다.

아울러 젠슨 황 엔비디아 CEO(최고경영자)는 5일 한국에 입국할 예정이다. 지난해 10월 이후 1년이 채 되지 않은 시점에서의 재차 방한이다. 피지컬 AI·로보틱스를 중심으로 국내 업체들과의 전방위 협력 논의가 이뤄질 전망이다.

▶“역대 최고 파트너십”…고객 맞춤형 AI 메모리 선점=이번 회동은 지난 2024년 6월 이후 2년 만에 이뤄진 자리로, 그동안 다져온 양사의 두터운 신뢰를 재확인하는 계기가 됐다. 양사는 글로벌 AI 시장 환경에 기민하게 대응하기 위해 차세대 HBM(고대역폭메모리) 개발을 비롯해 첨단 패키징 분야 등을 아우르는 전방위적 협력을 한층 더 강화하기로 뜻을 모았다. 특히 글로벌 AI 밸류체인 내 공급 병목현상 해결이 핵심 과제로 떠오른 가운데, SK하이닉스가 보유한 업계 최고 수준의 AI 메모리 기술과 TSMC의 파운드리 역량의 결합이 이에 대한 실질적인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가속기 ‘베라 루빈’에 탑재되는 SK하이닉스의 HBM4(6세대)는 TSMC의 12나노 베이스 다이와 5세대 10나노급 D램(1b) 공정을 활용하고 있다.

무엇보다 현재 글로벌 AI 밸류체인 내 병목현상 해결이 핵심 과제로 떠오른 만큼, 업계에서는 SK하이닉스와 TSMC의 협력이 AI 반도체 공급망 안정화에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향후 양사는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다양한 요구에 맞춘 ‘고객 맞춤형(Custom) AI 메모리’ 시장 선점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SK하이닉스는 TSMC와의 견고한 파트너십을 통해 AI 시대가 요구하는 최고 성능의 제품을 적시에 공급하며 시장 리더십을 확고히 다져나갈 방침이다.

앞서 대만 타이베이서 열린 아시아 최대 IT 행사 ‘컴퓨텍스 2026’에 첫 참석한 최 회장은 2일(현지시간) 엔비디아·TSMC와 맺고 있는 삼각동맹에 대해 “그 어느 때보다 보다 훌륭하다”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최 회장은 “우리는 TSMC와 HBM4 베이스 다이에서 협력하고 있다”며 “TSMC에 의지(rely on)하고 있으며 역대 최고의 파트너십을 맺고 있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 HBM4E 샘플 첫 공개…젠슨 황 “플리스 메이크 모어”=최 회장은 또 “메모리 병목현상은 2030년까지 계속될 전망”이라며 “앞으로 5년 안에 전체 웨이퍼 생산능력을 두 배로 늘릴 것”이라고 밝혔다. 최 회장은 메모리 병목이 앞으로 최소 5년은 지속될 것이라며 “생산능력(캐파) 확대를 전속력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새로운 메모리 팹 건설에는 엄청난 투자가 필요할 뿐 아니라 최소 3년이 걸린다”며 “이렇듯 많은 난관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향후 5년 동안 웨이퍼 생산 능력을 2배로 늘릴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는 현재 청주 M15X·P&T7,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미국 애리조나 주 어드밴스드 패키징 공장 등에 대규모 투자를 이어가며 생산 역량 강화에 나서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이날 컴퓨텍스 전시 부스에서 자사의 HBM4E(7세대) 샘플을 최초 공개됐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최고경영자)는 SK하이닉스 부스에 방문, HBM4E 웨이퍼와 192GB(기가바이트) 소캠(SOCAAM)2에 친필 서명을 했다. 특히 HBM4E 웨이퍼에는 ‘더 만들어 달라(Please make more)’는 메시지도 함께 남겼다.

▶젠슨 황, SK·현대차·LG·네이버 총수들과 삽겹살 회동=한편, 황 CEO의 공식 국내 일정은 5일부터 시작된다.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 있는 삼겹살 식당에서 주요 총수들과 만난다. 지난해 큰 화제를 일으킨 깐부회동의 열기가 재현될지 이목이 집중된다.

이번 삼겹살 회동에는 최태원 SK 회장을 비롯해 구광모 LG 회장, 이해진 네이버 의장이 참석한다. 작년 깐부 회동 멤버였던 정의선 회장도 이 자리에 온다.

황 CEO는 6일에는 휴식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 이후 7일에는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리는 두산베어스 홈경기에서 시구자로 나선다. 황 CEO는 엔비디아 창립연도인 1993년을 의미하는 93번 등번호를 달고 마운드에 오른다. 박정원 두산 회장은 이에 화답하는 의미로 시타를 한다.

경기 전 박 회장과 로보틱스 분야에서 협력을 논의할 지 주목된다. 황 CEO의 장녀인 매디슨 황 엔비디아 옴니버스·로보틱스 제품 마케팅 수석이사는 지난 4월 두산로보틱스를 방문, 로봇 실행 플랫폼 구축에 대한 논의를 벌인 바 있다.

황 CEO는 이날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와도 만난다. 엔씨소프트는 엔비디아와 게임 분야에서 협력을 지속해왔다. 정확한 일정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게임업계의 장병규 크래프톤 의장과의 자리도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이들 기업은 게임을 넘어 피지컬 AI에 집중하고 있어 관련 논의가 이뤄질 전망이다.

8일에는 스타트업 창업자를 비롯해 학생들을 만난다. 서울 신라호텔에서 국내 AI·로보틱스 기업 대표와 간담회가 예정돼있다. 이날 간담회에는 노타, 리얼월드, 업스테이지, 트릴리온랩스 등이 참석한다. 같은 날 서울대 AI 연구원과 로보틱스 연구소도 방문한다. 매디슨 황 이사가 먼저 찾았던 이 곳에서 학생들과 직접 소통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날 국내 대기업 사옥 방문도 예정돼있다. 네이버 1784를 찾아 AI 팩토리 구축을 비롯해 소버린 AI, 피지컬 AI 등에 대한 협력 논의를 벌일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그룹, LG그룹 사옥을 찾는 일정도 계획돼 있다.

타이베이=박지영·이정완·고은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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