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애견인들이 강아지에게 밥을 주는 시간을 정해두고 있다. 강아지를 키우는 집에서는 대부분 가족들이 식사를 하기 전에 주는 것이 일반적이다. 밥을 늦게 주면 배가 고플까봐 아예 밥을 먼저 먹이는 것도 그렇지만 밥을 먼저 먹여놓아야 가족들이 식사를 할 때 조용하기 때문이다. 즉 가족들의 여유있는 식사를 보장받기 위해서 먼저 밥을 주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식사 순서는 애완견 입장에서 보면 “응 내가 더 먼저야?” 하면서 기고만장해지는 한 원인을 제공한다. 야생의 개들이 군집을 이뤄 집단으로 사냥을 다니는 것을 예를 들어보자. 사냥을 해 먹을 거리를 획득하면 보스가 제일 먼저 배가 부를 때까지 실컷 먹는다. 그 사이에 다른 녀석들은 보스의 허락이 떨어질 때까지 얌전히 기다리고 있어야 한다. 결코 먹이에 덤벼드는 일이 없다. 배를 채운 보스의 허락 사인이 난 후에야 서열대로 먹는다. 이 규칙은 야생의 세계에서는 불변의 법칙이다. 애완용 개에게도 당연히 이런 야생의 ‘피’가 흐르고 있다. 즉 먹이를 가장 먼저 먹을 수 있는 권한을 주면 개는 자신이 보스의 위치에 있기 때문이라는 것을 본능적으로 느낀다. 주인은 식사 준비를 할 때 개가 성가시게 발 밑으로 왔다갔다 하거나 식사 준비를 할 수 없게 방해하기 때문에 개에게 먼저 먹이를 준다. 그러나 개는 주인의 이런 심정을 알지 못하고 단지 식사의 우선 순위만 머리 속에 저장할 뿐이다. 그래서 ‘아, 만족스럽다.’하며 잔뜩 배가 부른 자신 앞에서 이제 식사를 시작하는 주인의 가족들을 보게 된다. 그리고는 ‘난 항상 제일 먼저 밥을 먹어… 이건 내가 이 중에서 가장 높은 존재라는 증거야.’하며 굳게 믿게 된다. 계속 이런 순서로 밥을 주면 의도하지 않던 말썽꾸러기 개를 주인 스스로가 자처해서 기르고 있는 꼴이 된다. ‘밥 주는 순서 하나 때문에 그 정도일까?’라고 의아해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그러나 개의 본능은 그렇다. 가족들이 식사를 모두 끝낸 뒤에 강아지에게 밥을 주는 것이 기본이다. 이제까지 ‘개를 우선’으로 했는데 갑자기 순서를 바꾸면 처음에는 짖어대고 난동을 부릴지 모르지만 주인은 단호한 태도로 굽히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개는 순응을 잘하는 동물이므로 일주일 정도만 지나면 효과를 볼 수 있다. 개는 ‘내 차례는 가족들의 식사가 끝난 다음이야.’라고 기억한다. 이것은 주인에게 순종하는 개를 만드는 첫번째 행동이므로 반드시 실천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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