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의류·원단 업체 ‘숨통’

한국을 비롯해 중국, 대만, 인도 등지에서 원사 생산공장이 잇달아 증설됨에 따라 조만간 폴리에스테르사 등 원사 공급가격 폭락이 예상돼 한인 의류와 원단업체들은 반사익을 한껏 기대하고 있다.
 
지난 4~5년간 전세계적으로 원면가격이 폭등하고 폴리에스테르사 부분까지 가격 급등세를 이어 가면서 한국, 중국, 대만, 인도 등 화섬기업들은 앞다퉈 생산공장을 신설 또는 증축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의 경우 니트직물과 합섬직물업계의 국내 수요에 비해 훨씬 많은 생산량이 상반기 중에 쏟아질 예정이고, 중국과 대만 메이커들도 자체 또는 해외공장의 증설을 추진하고 있어 원사공급량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 화섬업계에 따르면 폴리에스터의 주원료인 PX와 TPA가격 폭등으로 인해 화섬사 공급량이 달려 배급체제를 방불케 할 정도로 수급 불균형을 보였지만 조만간 원사가 남아돌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2월 대한화섬의 연산 1만6000톤 공장이 증설완료돼 본격 가동에 들어갔고 또 작년에 착공한 효성의 연산 3만톤 공장도 POY부문은 3월부터, 방사부문은 6월부터 본격 가동에 들어가는 등 화섬 제품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인도 자본에 팔렸던 연산 8만5000톤 규모의 전 금강화섬 구미공장이 새로운 사명(社名) ‘인도코리아 페트로켐’으로 바뀌면서 작년 9월부터 시운전을 시작한 이후 점차 가동률을 높여 현재 70%까지 육박했고 4월 하순부터는 일산 방사 230톤 규모 전체를 풀가동할 방침이다.
 
이같이 효성의 증설분과 그 동안 경영난으로 5년 가까이 세워져 있던 금강화섬과 HK2공장이 가동되면 화섬설비 중 폴리에스테르사 생산능력은 현재의 연 82만톤 에서 상반기 중 20만톤 규모가 늘어나 연간 생산능력은 총 100만톤 규모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중국의 대규모 폴리에스테르사 생산 확대와 함께 말레이시아 후일롱 공장의 생산량도 증가되고 있고, 대만 난야의 베트남공장도 대대적인 증설에 나섬에 따라 오히려 공급과잉이 우려돼 하반기부터는 거래선 쟁탈 등 위험한 과당경쟁을 유발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와관련 로컬 생산에 주력하는 한인 의류업체 이윤세 대표는 “최근 LA 현지생산이 다시 조금씩 상승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원사의 과잉생산은 원단가격의 하락으로 이어져 생산 단가를 근본적으로 줄일수 있는 기회”라며 “올 하반기에 한미FTA 체결과 원단가격 하락이 동시에 이뤄지면 LA로컬 생산업체들은 큰 도움이 될것”이라며 큰 기대감을 나타냈다.
 
또한 한인원단 업체 콜라지의 구본준 대표는 “원단가격이 내려가 로컬 생산업체들이 늘어나면 한인 원단업체들도 반사익을 받게 된다”면서 “폴리에스테르 원단 중 일부는 한국에서만 만드는 것들이 있는데 올 하반기쯤 가격안정세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주에는 세계면화 자문위원회가 발표한 자료(본지 2월 24일자 A3면 참조)에 따르면 올 연말 국제원면 생산증가로 원면가격 폭등세가 연말쯤 진정된다고 발표한바 있어 올연말에는 면, 폴리에스테르 등 전반적인 원단가격은 안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최승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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