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활용을 잘해야 인생을 바꾸죠” 한인 직장인 손모씨(34)는 CPA시험에 대비하느라 점심시간과 퇴근 후 금쪽같은 시간을 쪼개쓰고 있다. 점심시간엔 온라인 강좌에 매달리고 퇴근후엔 학원강의를 듣고 있다. 또다른 한인 직장인 김모씨(31)도 금전적인 이유로 학원비 조달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CPA시험 도전을 위해 밤잠마저 설치며 뒤늦은 향학열을 불태우고 있다. 법무보조 자격증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힌 한인 양모씨(29)는 법무보조의 경우 3개월 정도의 짧은 시간뿐 자격증 취득이 가능한데다 수강 비용이 500~600달러 선으로 저렴한게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양씨는 무역업체에 종사하고 있는데 업무 상당부분이 법률과 연관이 많다며 직장내 입지도 강화하고 장기적으로는 상법 변호사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플러밍 업체에서 배관공으로 근무하고 있다는 한인 이모씨(36)도 건축 관련 자격증을 추가로 취득해 수년안에 본인의 건설업체를 설립하겠다고 밝혔다.
이처럼 최근들어 점심시간 및 퇴근후 짜투리시간을 아껴서 각종 자격시험 공부에 나서거나 투잡(Two jobs)에 뛰어드는 한인 직장인들이 크게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런치투어족’과 ‘나이트 아울족(Night Owl)’으로 불리는 이들 한인 직장인들은 자기개발을 위해 점심시간 등의 짜투리 시간을 온라인 강좌 수강, 주식 재테크, 운동 등에 활용하고 있고 일부는 관공서 업무 대행, 영어서류 번역, 메디컬 빌링 등 부업을 통해 추가 소득을 올리는 알뜰족도 늘어나는 추세다. 나이트아울족들은 부동산, 보험, 투자, 회계사, 법무보조(패러리걸), 법정통역, 건축 설계사, 영어 교사 등 자격증 취득을 위한 수험생의 비율이 앞도적으로 많았다. 이들 나이트 아울 족은 런치투어족(20대~30대 초반)에 비해 상대적으로 나이가 많고 미래 설계에 대한 고민이 심한 30대 중반에서 40대 초반 직장인의 비율이 월등히 높았다. 한인 직장인들에게 가장 인기가 높은 것은 공인회계사(CPA)다. 1년여 정도 학원강좌를 들으면 CPA 자격을 취득할 수 있고 라이센스 취득후 2년이 지나면 독자적인 개업이 가능한데다 한인기업들의 수요도 많기 때문이다. 이같은 CPA 붐을 타고 LA를 비롯해 어바인, 세리토스 등 한인 밀집지역에 들어선 CPA학원들마다 성업중이다. 자신의 본업과의 연관성을 이용한 투잡족도 부쩍 늘어나고 있다. 투잡족은 최근 경기 침체로 인한 피해가 가장 큰 보험과 부동산 업계 종사자가 많았다. 이들은 대다수의 직장에서 투잡을 엄격히 금함에도 불구하고 수입 급감으로 인한 생계 압박으로 인해 투잡이 불가피하다는 반응이다. 여성 보험 에이전트인 한인 김모씨(37)는 평소 손님중에 여성이 많아 이들에게 자연스럽게 화장품을 권하고 판매가 되면 그 수익 중 일부를 받는다며 주로 퇴근 이후 시간을 영업에 할애하고 있다고 전했다. 부동산 에이전트인 한인 정모씨(42)도 손님을 상대로 정수가와 비데 등을 권하고 매달 수백달러의 추가 수입을 거둬들이고 있다. 정씨 역시 퇴근 후 저녁 식사 명목으로 고객들을 만나서 구입 권유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한승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