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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 한양대학교 G-CEO(글로벌CEO)과정이 오렌지카운티에서 개강했다.
한국 최고 권위의 경영학 석학들의 명강의를 직접 접할 수 있다는 점과 한인 상공인들 간의 강력한 인적 네트워크를 형성할 수 있는 기회라는 점이 주목된다. 한양대학교와 함께 이번 G-CEO과정을 주관하고 있는 OC한인상공회의소(회장 김진정)측은 수강신청 기간 동안 ‘OC에 이런 한인기업이 있는지 몰랐다’며 G-CEO과정 1기 수강생들에 대한 기대감을 높여왔다.
이 가운데 ‘대신 USA’의 이재원 사장은 가장 눈길을 끄는 수강생 중 한명이다. 풀러튼 한인 밀집 지역 한복판에 10만스퀘어피트의 규모의 공장을 가지고 있는 ‘대신 USA’는 연간 1천400만 달러의 매출을 올리고 있는 섬유 염색 업체다. 놀라운 것은 풀러튼에 공장을 가동한 지 올해로 11년째. 매서웠던 섬유원단업계의 불황을 견뎌내고 매출신장을 거듭하고 있는 알짜 한인기업이다.
이재원 사장은 “미국생활이라는 게 다 그렇지 않나. 회사와 집만 오가며 살다 보니 한인사회에 많은 지인이 없다. 문득 단절감이 느껴졌다. 새로운 경영시스템에 대해 배우고 싶었고 인적 네트워크를 통해 좋은 정보도 얻자는 생각에 한양대학교 G-CEO과정에 등록하게 됐다”고 말했다.
‘대신 USA’는 한국의 ‘대신염직공업㈜’(대표 이재만)의 미주법인으로 지난 1999년 미주에 진출, 2002년 지금의 풀러튼 부지에 공장을 설립하고 본격적인 생산라인에 돌입했다.
“대신염직은 한국에서 40년 전통을 가진 섬유염색 가공업체다. 한국의 섬유염색 기술은 세계 최고로 손꼽힌다. 일각에서는 섬유 염색업이 사양산업이라고 했지만 오히려 미주진출이라는 새로운 시스템 구축을 시도했고 지난 14년 동안 선전했다. 물론 처음에는 어려움이 많았지만 장기전이라고 생각하고 급하지 않게 하나하나 해결하려 했다”
30대의 젊은 사장에서 이제는 40대의 ‘전문 경영인’이 됐다. 초기에는 현지채용이라는 문화적, 환경적 부작용을 해결하기 위해 애썼고 직원들과 호흡을 맞춘 후에는 일률적인 업계 시스템과 염색 아이템에서 벗어나기 위해 노력했다. 결과 레이온과 스판 염색은 ‘대신’이라는 브랜드 파워도 만들었고 미국 섬유업계를 장악하고 있는 유태인 원단업자들은 ‘대신USA’의 가장 큰 고객이 되었다.
이재원 사장은 지난 2004년에는 세리토스에 또다른 의류업체 ‘Dool F&A’를 설립했다. 새로운 패션 리더로 떠오르고 있는 미씨들을 겨냥한 의류업체로 노스트롬과 블루밍데일즈 등의 대형 백화점에 납품하는 등 ‘대신USA’에 이어 또 다른 성공신화를 쓰고 있다.
대학에서도 경영학을 전공했고 실제 ‘경영자’로서도 손색이 없지만 이재원 사장은 세상이 변하는 만큼 경영도 변해야 한다고 믿고 있다. 때문에 한양대학교 G-CEO과정에 기대하는 바도 크다.
“글로벌 CEO가 되려면 급변하는 세계정세에 민감해야 하겠고 그러기 위해서는 공부해야 하지 않겠나. 또한 로컬에서 경쟁력을 갖춘 한인기업들이 다시 한인사회로 환원하고 도울 수 있는 길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하고 나 또한 그렇게 하고 싶다. 바램이 있다면 같은 생각을 가진 젊은 한인 경영자들을 이곳에서 많이 만나고 싶다”
하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