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초 당 대표 ‘주류승리(?)의 법칙’

서청원-김무성 보이지 않는 싸움
8월 새누리당 전당대회 이목 집중

정권 초기에는 주류이거나 주류의 지원을 받은 인사가 당 대표로 선출된다는 이른바 ‘정치권의 법칙’이 이번에도 통할까.

오는 8월 새누리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친박 실세 서청원 의원과 비박계 구심점으로 주목받는 김무성 의원 간 ‘보이지 않는 싸움’이 정치권의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박심’(朴心·박근혜 대통령의 의중)을 등에 업은 ‘친박 주류’ 서 의원이 ‘탈박 비주류’ 김 의원을 누르고 당 대표 바통을 이어받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역대 선출된 당 대표를 보면 이명박 정부 집권 1년 차인 2008년에는 친이계 주류 인사로 꼽히는 박희태 전 국회의장이 당 대표로 선출됐다. 이를 통해 이 전 대통령은 ‘친정 체제’를 완성했다. 당시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대의원들이 정권 초기 어려운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변화보다는 안정을, 대통령과의 ‘거리두기’ 보단 ‘힘 실어주기’를 택했기 때문이다.


2012년 대선을 앞두고선 당내 유력 대선 후보로 거론됐던 박근혜 당시 전 대표 중심 체제로 바뀌어갔다. 이듬해인 2013년 5월엔 앞서 박 대통령과 긴밀한 공조관계를 유지했던 신(新)친박계 황우여 의원이 당 대표로 선출되기도 했다.

그렇다면 비주류 성공의 정치학은 애당초 불가능 것일까. 그렇지 않다. 샐러리맨의 ‘성공신화’를 대표하는 이 전 대통령, 상고를 나와 독학으로 사법고시를 통과한 노무현 전 대통령, 피부색 때문에 민주당에서 비주류로 분류됐던 오바마 대통령의 성공기는 ‘예외는 있다’는 격언에 힘을 실어준다.

다만 당내 비주류로 불리는 김무성 의원은 이들 전ㆍ현직 대통령들처럼 ‘사회적 비주류’가 아니다는 점에서 기성세대로 하여금 공감을 얻어내기 힘들 것이란 지적이 있다. 신율 명지대(정치학) 교수는 “우리나라 사람들은 동정심이 강해 비주류 인상을 주는 후보에게 마음이 쏠리는 경향이 있다”면서도 “하지만 김 의원이 살아온 길은 비주류적인 요소를 전혀 가지고 있지 않아 동정표를 받아내기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변수는 올해 치러질 6·4 지방선거 결과가 될 것으로 보인다. 유용화 시사평론가는 “서 의원은 박 대통령의 권력을 확실히 수성하는 역할을 맡고 있는 반면 김 의원은 여권의 새로운 진영을 짜는 역할을 하고 있다”면서 “김 의원은 박근혜정부 집권 중반 이후 지지율이 떨어지는 시기를 위해 준비하고 있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정아 기자/ds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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