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기의 생선이야기] 황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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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가 제철에 맞는 수산물을 찾아 <주간헤럴드> 독자 여러분께 소개하며 긴 시간이 지났지만 2011년 1월에 생선이야기를 시작하며 처음 소개했던 명태와 가을의 문턱에서 출하되는 “‘가을전어’는 해마다 제철이 오면 다시 소개하고픈 대표 어종이다.

전어굽는 냄새가 그리워 집나간 며느리도 돌아온다는 가을전어의 출하를 시작으로 연평도꽃게,제주은갈치,알배기도루묵,삼치,대구를 비롯하여 파래,톳 등 완도 해초류가 우리의 식탁에 오르고 오징어,고등어와 함께 국민생선의 대표어종인 명태는 새해를 시작하는 첫 어종으로 지금이 최고의 시즌이다. “명태가 뭐지 ? ” 하며 의아한 생각을 할 정도로 생태.동태,황태,북어,코다리,노가리 등 다양한 이름을 가진 대구과의 바닷물고기로 겨울철이면 동해안, 특히 함경도 일대 연안에서 대량으로 잡혔는데 지금은 씨가 말라 거의 찾을 수가 없고, 러시아,알라스카 근해에서 잡는 원양명태에 의존하는데 이마저도 수입의 90%를 차지하는 러시아가 쿼터량을 줄임으로 국내 동태값이 급등하고 있다.

이에 한국 해양수산부는 ‘명태살리기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는데 지난해 강원도는 “동해의 살아있는 명태를 찾는다”라며 상태에 따라 5~50만원까지보상금을 지급하는 등 명태 수정란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사업 첫해인 지난해 국내 최초로 9만여마리의 치어를 대량으로 부화시키는 등 소기의 성과를 이룬데 이어 올해는 명태 어미 확보에 너서고 명태 전용 시험연구 수조를 제작하는 등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유원의 ‘임하필기’에는 강원도에 새로 부임한 관찰사가 맛있게 먹은 생선의 이름을 물으니 아무도 모르는데 명천에 사는 어부 태씨가 잡았다 해서 명태라 이름 지었다 ,고 기록되어 있으며, 강원도 산골 사람들이 눈이 침침하면 동해안에 와서 명태 간을 먹으면 눈이 밝아진다고 해서 밝을 (명) 과 물고기 (태 ) 에서 유래돼었다는 설도 있는데 눈이 침침해서 앞이 잘 보이지 않아 애를 태우던 시절에는 명태 간(애) 이 최고의 약으로 이용되었다 고 한다.

어린시절에 어머니가 고사를 지낸 후 마른 북어를 걸어놓는 것을 자주 보며 의아해 했는데 물고기는 잘 때도 눈을 뜨고 있어서 밤에도 눈을 항상 크게 뜨고 잡귀나 액운이 들어오나 잘 감시하라는 의미라고 하며 ,북어가 썩지 않듯이 변치않음을 의미하며,귀신이 왔다가 북어가 말라 비틀어져 있는것이 불쌍해 화 대신 복을 주고 가라고 걸어논다는 유머스런 설도 있다.상량식을 끝낸 목수가 북어를 생량의 머리에 매달거나,윗자리를 잡은 후에 가묘를 쓸 때 북어를 묻어 두는 것도 북어가 사람을 대신하는 상징물로 쓰일만큼 우리네와 명태와의 인연은 깊은 듯하다.

하나도 버릴것이 없는 명태는 잡는 어구에 때라 이름이 달라지는데 낚시로 잡으면 조태(낚시태),그물로 잡으면 망태,원양어선이 잡으면 원양태,근해에서 잡으면 지방태로 부르고 계절에 따라 춘태,추태,동태로도 부른다.

▶’황태’는 더덕북어라고도 하는데 겨울철에 명태를 일교차가 큰 덕장에 걸어 차가운 바람을 맞으며 얼고 녹기를 20여회 이상 반복해서 말린 북어를 말하는데 빛이 누렇고 실이 연하고 부드러우며 쫄깃한 육질과 깊은 맛이 있다.

▶’코다리’는 턱 밑에 구멍을 내어 겨울철 찬바람에 꾸덕꾸덕 반 건조 한것을 말하는데 완전히 말린 북어보다 촉촉하며 부드러운 식감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조림으로 인기가 높다.

▶’명란젓’은 겨울 산란기에 명태에서 꺼낸 알을 농도가 옅은 소금물에 깨끗히 씻어서 15% 정도의 소금을 뿌려서 2~3일을 절인 후 소쿠리에 건져서 물기를 뺀 후 고춧가루와 다진 양념으로 버무려 담근다.

▶’창란젓’은 명태의 창자를 깨끗히 씨은 후 물기를 완전히 빼고 항아리에 창란과 소금을 켜켜히 깐 후 뚜껑을 덮어 서늘한 곳에 약 6개월여를 삭힌 후 물에 씻어서 짠 맛을 빼고 무쳐 먹는다.

다음주에는 명태의 성분과 효능을 소개하기로 하며 지금 알라스카 근해에서 잡히는 알과 고니가 듬뿍 들어있는 생 명태를 우리 미주 교민들 께서는 저렴한 가격으로 마음껏 드실 수 있으니 이 또한 행복이 아닐까 한다.

크기변환_김민기[1]

김민기/한남체인 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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