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자산 1000兆시대…폭풍성장 보험산업 “웃어도 웃는게 아냐”

알리안츠생명(국내 11위 생보사)의 헐값 매각에 이어 KDB생명(12위)이 반값에 매물로 나오면서 보험시장이 충격에 휩싸이고 있다.

KDB생명 반값 매각은 2020년 도입 예정인 새 국제회계기준(IFRS4 2단계)에 따라 대규모 자본 확충이 필요해지면서다. ‘제2의 알리안츠’가 탄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3개월도 안돼 현실이 됐다. 이런 가운데 보험산업이 71년만에 ‘총자산 1000조원 시대’를 열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업계에 따르면 KDB생명이 장부가 6800억원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3000억원에 매물로 나왔다.

KDB생명 최대주주(지분율 85.13%)인 KDB칸서스밸류 사모투자전문회사가 최근 크레디트스위스(CS)를 매각 주간사로 선정하고 예상 매각 가격을 장부가의 절반 이하로 책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매각 공고는 7월 하순으로 예상된다. KDB생명이 이처럼 반값에 매물 시장에 나온 이유는 2020년 IFRS4 2단계가 도입됨에 따라 1조원 이상의 자본 확충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되면서 수익성 악화가 예상되면서 보험사의 미래는 어둡기만 하다.

1분기 말 생보사들의 운용자산이익률을 3.9%로 역대 최초로 3%대까지 추락했고, 4월 말에도 3.9%를 기록해 반등할 기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손보업계의 운용자산이익률은 1분기 말 3.63%로 생보사들보다 더 낮은 수준이다. 보험료 적립금에 해당하는 보험부채 적립이율이 4%대라는 점을 고려하면, 보험사들의 운용자산 이익률이 3%대 후반에 그친다는 것은 그만큼 역마진이 심해졌음을 의미한다.

이런 가운데 하반기 보험사 총자산이 1000조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 4월말 기준으로 국내 보험사의 총자산은 생명보험사 744조8821억원, 손해보험사 232조7109억원 등 모두 977조593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말 950조1000억원을 기록한 보험사의 총자산은 4개월 사이에 27조원 넘게 늘어났다.

이런 추세대로라면 이르면 이달이나 내달 말, 늦어도 하반기 중에는 보험사 총자산이 1000조원을 넘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축포를 터뜨리기보다는 앞으로 격화될 생존경쟁을 준비해야 한다는 신중한 목소리가 더 크다.

한희라 기자/hanir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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