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총수부터 부르자”…또 보여주기식 ‘구태 국감’

조양호 이어 정몽구·이재용 거론
실지 증인채택 이어질 지 미지수

야당 일각에서 올해 국정감사 증인으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포함한 대기업 총수들을 부르자는 주장이 제기돼 증인 채택 결과에 관심이 모인다. 한편에선 국회의 기업인 출석 요구가 ‘보여주기식’이라는 비판도 제기된다.

정무위원회는 19일 오후 전체회의를 열고 국정감사 증인ㆍ참고인 출석 요구 명단을 확정 짓는다. 관건은 대기업 총수 포함 여부다. 정무위 소속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18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삼성생명공익재단의 삼성물산 주식 매입에 대해서는 이 부회장 외에 달리 답변할 사람이 없다”며 이 부회장에 대한 증인 채택을 촉구했다. 공익법인을 경영권 승계에 악용했다는 의혹을 따져묻겠다는 것이다.

또 조양호<사진> 한진그룹 회장도 국정감사 증인 물망에 올랐다. 한진해운 법정관리 사태의 책임을 묻고 물류대란의 해법을 직접 요구하겠다는 것이다. 또 야당 일부 의원들은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을 불러 현대차의 국내외 시장 품질ㆍ가격 차별 정책 여부에 대해 묻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경영권 분쟁과 더불어 비자금 의혹 등을 받고 있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도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기업인 무더기 증인 채택이 이뤄질 가능성은 높지 않다. 새누리당은 이유가 모호한 기업인 출석 요구에 반대하는 입장이다. 여소야대 상황에서 야당의 ‘힘자랑’을 차단해야 하고, 자칫 기업 경영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다만 여야는 조 회장의 증인 채택에는 크게 이견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무위 여당 간사 유의동 새누리당 의원 측 관계자는 19일 본지 통화에서 “(기업인 출석이) 꼭 필요하다면 증인 명단에 요청 의원과 이유를 공개하자고 제안했지만 야당에서 부담스러워하고 있다”며 “증인 요청의 타당성과 실효성이 중요하기 때문에 꼼꼼히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회의 기업인 출석 요구가 내실 부족한 ‘보여주기식’이라는 지적도 있다. 실제로 지난해 신 회장이 형제간 경영권 분쟁 문제로 10대 기업 총수 중 처음으로 국정감사에 출석했을 당시 정무위 여야 의원들은 “한국과 일본이 축구 시합을 하면 한국을 응원하느냐?”, “신격호 총괄회장이 삿대질을 하며 일본어로 ‘너 나가’라고 한 게 사실이냐?”, “우리 지역구에 롯데가 골프장을 꼭 해야 하느냐?”등 수준 낮은 질의를 해 눈총을 받았다. 

유은수 기자/ye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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