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0시 화물연대도 총파업…물류대란 현실화

[헤럴드경제]철도노조의 파업 장기화로 물류 차질이 빚어지고 있는 가운데 화물연대가 10일 1시를 기해 총파업에 돌입한다. 물류동맥의 양축을 담당하고 있는 철도노조와 화물연대의 집단 운송 거부로 그 피해가 전 산업계로 확산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 한진해운ㆍ철도파업에 화물연대 가세=9일 국토교통부와 화물연대 등에 따르면 화물연대는 10일 0시를 기해 총파업에 돌입한다.

파업의 주된 근거는 국토부가 지난 8월 발표한 ‘화물운송시장 발전방안’이 노동자의 권리를 보장하지 않는 구조개악이어서 폐기해야 한다는 것이다.

화물운송시장 발전방안의 핵심은 1.5t 이하의 소형화물차를 대상으로 수급조절제를 폐지해 기존 허가제에서 사실상 등록제로 전환하는 내용이다.

현재 택배 시장 등에서 차량 부족 문제가 심각한 소형화물차의 자유로운 증차를가능하게 해 택배 서비스 수준을 개선한다는 취지다.

이를 두고 화물연대는 화물차 공급과잉으로 운송료가 하락해 노동자의 생계가 어려워지고 이를 벌충하기 위한 과적, 장시간 운행 등 위험 운전에 내몰릴 수밖에 없다고 반발하고 있다.

그러나 국토부는 차량 부족 문제가 심각한 1.5t 미만 소형화물차 중 까다로운 조건을 충족한 업체들만 대상이어서 화물연대가 우려하는 ‘무한 증차’ 가능성이 희박하다며 파업에 명분이 없다는 입장이다.

국토부와 화물연대는 지금까지 수십차례 관련 내용을 협의했으나 화물운송시장 발전방안 시행 여부를 두고 서로 물러서지 않아 진전이 없는 상태다.

정부는 추후 대화의 가능성을 열어두면서도 파업에 참가하거나 불법행위를 할 경우 유가보조금 지급을 중단하고 화물운송종사자격을 취소하겠다며 강경 대응에 나섰다.

이런 가운데 한국철도공사(코레일)의 성과연봉제 도입에 반발하며 지난달 27일 시작된 철도노조의 파업은 3주차로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었다.

노사는 파업 이후 여러 차례에 걸쳐 실무협의를 진행 중이나 이견이 좁혀지지 않아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화물열차 운행률은 평일 기준으로 평시 대비 40%대까지 낮아진 상황이다.

한진해운 선박의 가압류, 하역작업 거부 등으로 빚어진 바닷길 혼란은 한풀 꺾이긴 했지만 여전히 남아 있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전날 오후 6시 기준으로 한진해운 컨테이너선 97척 가운데62척(64%)이 하역을 완료했다.

나머지 선박 35척은 국내 항만으로 돌아올 예정이거나 해외 거점항만 인근에서 입항을 기다리고 있다. 이달 말은 돼야 하역이 대부분 정상화될 전망이다.

▶ 미가입 차량 참여율이 관건…물류비상대책 시행=국토부는 사업용 화물차 총 43만7천501대 중 화물연대 가입 비중이 3.2%(1만4천대)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파업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컨테이너는 92.4%를 화물차를 통해 운송하고, 총 2만1천757대의 컨테이너 운송차량 중 32.2%에 해당하는 7천대가 화물연대 소속으로 추정돼 타격이 불가피해 보인다.

국토부에 따르면 화물연대 소속 차량만 집단 운송거부에 나설 경우 하루 평균 컨테이너 처리량 3만7천650TEU(1TEU는 20피트 길이 컨테이너 1개) 중 1만2천112TEU가 수송에 차질을 빚을 것으로 예상된다.

관건은 화물연대 미가입 차량이 얼마나 적극적으로 운송거부에 동참하는지다.

만일 이들이 가세해 파업 참여율이 71.8%까지 높아지면 수송 차질 물량은 2만7천33TEU로 급증할 수 있다.

앞서 화물연대가 2008년 고유가에 따른 운송료 현실화, 표준운임제 도입 등을 요구하며 7일간 파업했을 당시 참여율은 71.8%였고 이로 인한 수출입화물 수송 차질등 피해규모는 정부 추산 73억달러(약 8조1천453억원)에 달했다.

정부는 한진해운이 법정관리를 시작한 지 한 달이 흘러 급한 컨테이너는 대부분처리했기 때문에 육·해상 물류가 한꺼번에 마비되는 최악의 상황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한진해운 사태의 직격타를 받은 부산항은 이중고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우리나라 컨테이너 화물의 75%가량을 처리하는 부산항은 목적지로 가지 못한 한진해운 선박들이 싣고 있던 컨테이너들을 대량으로 내려놓는 바람에 장치장 사정이 빠듯하다.

이런 상태에서 화물연대 소속 차량이 파업에 들어가면 터미널마다 선박에서 내린 컨테이너들이 제때 반출되지 못하고 쌓여 장치율이 급속히 높아지고 부두 운영에지장이 생긴다.

한국무역협회는 이날 입장자료를 내고 “수출입 물동량이 몰리는 연말을 앞두고 국내 화물수송의 대부분을 책임지는 화물차량이 운행을 중단하면 그 피해는 전 산업계로 확산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국토부·해수부·산업부 등 관계부처는 합동으로 비상수송대책본부를 구성하고 화물연대의 파업 돌입 시 대체운송수단 확충, 물류 거점 내 경찰력 배치, 비상콜센터 운영 등의 대책을 시행한다.

코레일은 컨테이너 화물열차를 현재 하루 28회에서 평소의 60.6% 수준인 40회까지 늘리고, 화차 편성도 열차당 30량에서 33량으로 확대해 평시 수송량의 87.4%를 처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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