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컬 한인관광업계 경쟁사끼리 유럽 관광 ‘신경전’

지면 광고 절반 할애 대놓고 경쟁업체 비방

삼호유럽광고
삼호관광의 유럽여행상품 광고

남가주 지역 한인 관광업계에서 경쟁을 넘어 앙숙관계로 알려진 삼호관광과 US아주투어(옛 아주관광)가 유럽관광 패키지 상품을 놓고 날선 신경전을 펼치고 있다. 두 업체의 신경전을 주로 신문 지면 광고를 통해 이뤄지고 있다. 해마다 옐로우스톤 등 특정 관광코스를 두고 치러지는 신경전이 올해들어 감정적인 비방문구까지 등장해 지나치다는 여론이다. 두 업체는 통상 70개 이상의 패키지투어 상품을 신문 전면을 꽉차도록 구성해 광고하고 있다.

신문 전체를 써도 소개할 상품이 많다 보니 빡빡하게 꾸며 질수 밖에 없는 구성이다.

이 가운데 계절별로 모객을 집중해야 하는 지역에 한해 전체 광고 공간 중 20%에서 많게는 30%정도를 활용해왔다. 하지만 최근 유럽상품광고는 신문 지면의 절반가량을 할애하고 있어 두 업체의 경쟁이 예년 수준을 크게 넘어 치열해지고 있음을 쉽게 알수 있다.

먼저 포문을 연 곳은 US아주투어다.

아주의유럽비방광고
US아주투어의 유럽상품 광고.

최근 몇년새 유럽 패키지 투어 고객 감소로 어려움을 겪어온 US아주투어는 2월 말부터 주요 로컬 일간지 광고에서 경쟁업체인 삼호관광의 유럽 상품을 비하하는 내용을 담았다. 2주일 가량 잠잠히 지켜보던 삼호관광도 이에 맞서 지난달 중순부터 US아주투어를 반격하는 내용의 광고를 싣고 있다.

감정적으로 경쟁사 상품을 비방하는 US아주투어의 전술에 비해 삼호관광은 도표를 만들어 일목요연하게 유럽 여행상품의 차이점을 정리, 한결 전략화된 광고를 게재하고 있다.

그로부터 한달여간 두 업체는 광고 문구를 수시로 바꿔가면서 주거니 받거니 핑퐁식으로 유럽 광고상품 광고전을 펼치고 있다.

두 업체 모두 여행 중 특별한 혜택을 강조하는 내용도 담고 있다. 두 업체의 주된 비방 내용은 상대업체가 항공이나 현지 차량 이동 스케줄이 자사 상품 보다 나쁘다는 내용이 주를 이른다. 여기에는 호텔과 식사의 수준이 형편 없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이에 대해 로컬 관광업계의 다른 관계자들은 “두 업체가 상품 경쟁을 20년 넘게 해오면 종종 감정 싸움을 해왔다”라며 “하지만 최근 대놓고 노골적으로 상대업체의 상품을 비방하는 내용으로 광고를 하는 것은 고객들에게 관련 지역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이른바 노이즈 마케팅 효과가 있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두 업체에서 두루 일한 경험이 있는 한 여행업체 임원은 “최근 몇년 새 삼호관광의 유럽 모객 인원이 크게 늘어나다 보니 자연히 US아주투어측에서 올해 광고 문구가 다소 거칠어졌고 결국 광고싸움으로 이어진 듯하다”라며 “특히 US아주투어는 유럽 패키지 투어 동행 가이드를 오너인 박평식 회장과 그 직계 가족, 친인척 등이 직접 나서는 판이어서 아무래도 다른 여행지에 비해 유럽쪽을 각별하게 여긴다.그런 시장을 경쟁사에게 빼앗기고 있다보니 신경질적으로 대응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경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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