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PAS]전국 공중전화 통화량 TOP10 …몽땅 ‘00’이었다

[헤럴드경제 TAPAS = 성기윤ㆍ박이담 기자]전국 공중전화 중 통화량이 많은 지역은 어디일까. 서울역? 인천공항? 홍대입구?

TAPAS팀이 확인한 결과, 1~10위 모두 ‘병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들 병원 모두 ‘정신 건강 관련 병원’이었다. KT링커스에 따르면 올해 1~6월 공중전화 누적 통화량 상위 10곳은 모두 병원 내 공중전화였다. 다음은 상위 10곳을 정리한 표다. 

순위에 오른 병원들을 확인해보니 모두 정신질환을 담당하는 병원이었다. 각 병원을 통해 공중전화 통화량이 많은 이유를 물었다. 대부분 병원이 환자가 많이 공중전화를 쓰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정신 건강 관련 병원에선 의사의 처방에 따라 스마트폰 사용을 제한하기도 한다. 성안드레아병원 관계자는 “정신질환으로 인해 갓 입원했을 땐 완전한 자유를 보장할 수는 없다”며 치료를 위해 어느 정도 제재가 불가피하다”고 전했다. 이어 “조울증 환자가 조증 상태에선 무리하게 인터넷 쇼핑을 하고 중독 환자는 인터넷 도박에 빠지기도 한다”며 스마트폰 제한 배경을 밝혔다. 삼성병원 관계자는 “사진 촬영으로 (다른 환자의) 프라이버시 침해 소지가 있어 스마트폰 사용을 제한한다”고 전했다. 

정리하자면, 공중전화를 많이 쓰는 건 스마트폰이 없기 때문이고, 스마트폰이 없는 이유는 병원에서 정신질환 환자의 스마트폰 사용을 제한하기 때문이다. 전국에서 공중전화를 가장 많이 쓰는 이들은 정신 건강 관련 시설 환자인 셈이다. 

[참고사진, 본 기사와 관련 없음]

이들이 스마트폰을 쓸 수 없는, 공중전화를 많이 쓸 수밖에 없는 현실은 문제없을까.
관련 법은 ‘정신건강증진 및 정신질환자 복지서비스 지원에 관한 법률(정신건강복지법)’ 제 74조(통신과 면회의 자유 제한의 금지)로, ‘정신의료기관 등의 장은 입원 등을 한 사람에 대하여 치료 목적으로 정신건강의학과전문의의 지시에 따라 하는 경우가 아니면 통신과 면회의 자유를 제한할 수 없다’고 명시돼 있다. 

인권위는 지난 2015년에 정신병원 환자의 스마트폰 사용 제한에 대한 세부 지침을 마련할 것을 보건복지부에 권고한 바 있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이와 관련, “의사의 판단은 의학적 소견이기 때문에 세부적인 기준을 마련하기는 어렵지만, 지자체에 정신건강 관련 시설의 통신 자유 보장 실태를 연 2회씩 점검하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정신질환을 가지고 있는 환자분들의 인권 문제에 대해서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지자체와 제도적인 보완들을 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성기윤ㆍ박이담 기자/skysu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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