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당 국민소득 4년 전으로?…3만 달러 ‘아슬아슬’

[헤럴드경제=서경원 기자] 지난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3.3%)이 외환위기 이후 22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면서 1인당 국민소득도 3만 달러 아래로 떨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3분기 성장률 반등이 이뤄지지 못하고, 원화가치가 좀 더 떨어진다면 2만 달러대 추락이 현실화될 전망이다.

한국은행은 당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수출 부진으로 2분기 성장률이 -2%대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56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할 만큼 수출의 성적표는 처참했고, 성장률에도 쇼크를 줬다.

이 추세면 지난 5월 한은이 내놓은 비관 시나리오의 현실화 가능성이 높아진다. 한은은 코로나19의 신규 및 잔존 확진자수가 2분기가 아닌 3분기에 정점을 찍고, 확산 장기화로 봉쇄조치 완화속도가 예상 속도보다 완만할 경우 성장률이 -1.8%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었다.

이주열 한은 총재도 지난달 “금년 중 GDP 성장률은 지난 5월 (기본 시나리오상) 전망치(-0.2%)를 하회할 것”이라며 “7월 들어 코로나 확산세는 오히려 워스트 시나리오로 가는게 아니냐는 우려가 들 정도로 진정이 되지 않고 그에 따른 우리 수출에 대한 부정적 영향을 반영해 전망치 조정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1인당 국민소득은 연간의 명목 국민총소득(GNI)을 추계인구(매년 7월 1일 기준)으로 나눈 뒤 국제비교를 위해 미 달러화(연평균 환율기준)로 표시한다. 명목 GNI는 명목 GDP에 국외순수취요소소득(우리 국민이 해외에서 벌어들인 돈에서 외국인이 우리나라에서 번 돈을 차감한 것)을 더해 산출한다. 명목 GDP는 실질 GDP에 당해연도 물가를 반영한 것으로, 실질GDP에 국가 규모의 물가지수인 GDP 디플레이터를 더해 구한다.

올 실질 GDP 성장률을 -1.8%, 물가는 작년 수준을 가정하자. 지난해 GDP디플레이터분(-0.9%) 반영시 명목 GDP는 -2.7%이다. 올 명목 GNI가 지난 2016~2018년처럼 제로 수준의 국외순수취요소소득으로 명목 GDP와 동일하게 나온다고 전제하고, 지난 상반기 원달러 평균환율(1207.1원)과 금년도 추계인구(5178만명)를 대입하면 1인당 국민소득은 3만133달러로 계산된다. 작년보다 6.2%(198달러) 감소하는 것이다.

상반기 환율은 작년보다 3.6% 원화가 절하됐다. 절하폭이 4.1%까지 확대되면 1인당 국민소득은 2만9976달러로 내려가게 된다. 올 성장률이 국제통화기금(IMF) 전망대로 -2.1%까지 떨어질 경우 국민소득은 2만9883달러까지 하락하게 된다.

우리나라는 2017년 1인당 국민소득이 처음으로 3만달러를 넘어서며 인구가 5000만명 이상이면서 국민소득 3만달러대를 기록한 ‘3050클럽’에 가입했다. 당시 한은은 잠재성장률 수준으로 경제가 지속 성장하면 10년 안에 4만 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봤다. 3만 달러 달성 후 4만 달러에 소요된 기간은 미국은 8년, 독일은 11년이다.

gi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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