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3월 주택가격이 2012년 이후 전년 동기 대비 최대폭의 하락을 기록한 것으로 조사됐다.
부동산 중개업체 레드핀의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달 미국 주택가격 중간값은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으로 호경기를 누렸던 신흥도시들과 고가주택이 밀집한 샌프란시스코 인근지역(베이지역) 주도로 가격이 내려가 작년 동기보다 3.3% 하락한 40만528달러(약 5억3천만 원)였다.
현재 매매가 진행 중인 주택의 수도 주택담보대출(모기지) 금리 상승에 따른 수요 감소와 매물 부족 등의 이유로 팬데믹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특히 아이다호주 보이시 지역의 주택 가격이 작년 동기에 비해 15.4%나 떨어져 미국 내 대도시 가운데 가장 많이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지역에서 매매가 진행 중인 주택도 78.8%나 줄어 역시 최대폭 감소를 기록했다. 이에 비해 미국 전역에서 매매가 진행 중인 주택의 수는 26.6% 감소했다.
이처럼 최근 몇 년간 과열됐던 지역과 해안가 고가 주택 시장은 가격 상승으로 매수세가 줄면서 빠르게 냉각됐다고 레드핀은 설명했다.
보이시 지역 주택가격은 2021년 5월 역대 최고인 40.9%나 상승했으며, 미국 전체적으로도 26%나 올랐다.
당시 대출금리가 낮은 데다 재택근무와 상대적으로 저렴한 주택가격 등으로 고가 주택지역에도 매수세가 유입됐었다.
보이시 지역의 부동산 중개인 쇼나 펜들턴은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직후인 지난달에 특히 부동산 매매가 둔화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로 인해 구매 모멘텀이 사라지면서 대출금리가 급등했던 작년 상황으로 돌아갔다”며 “모든 것이 무너질 것이라는 두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펜들턴은 이어 “사람들이 은행파산, 인플레이션, 경기침체 우려, 대출금리 변동성, 우크라이나 전쟁과 스파이 풍선 등으로 은행에서 돈을 인출해 새집을 사는 대신 금고에 보관해야 할지를 놓고 고민 중”이라고 덧붙였다.
레드핀은 다만 팬데믹 기간 과열되지 않았던 지역은 상대적으로 잘 견디고 있다면서 텍사스주 포트워스와 댈러스, 오하이오주의 신시내티, 뉴욕주의 버펄로 등지에서 매매가 진행 중인 매물의 감소 폭이 가장 작았다고 덧붙였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