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VISION] (31) 한국자동차 그룹 이대룡 회장


▲ 2년여에 걸친 구조조정을 끝낸 한국자동차그룹 이대룡회장. “무엇보다 고객 만족이라는 성과를 얻고 있다”라며 버몬트 시보레뷰익 매장 앞에서 밝게 웃고 있다. 
김윤수기자 / LA

ⓒ2006 Koreaheraldbiz.com

최근 2~3년새 LA 한인사회에서 자동차 판매업의 경기는 예전같지 않은 흐름을 보여왔다.

소규모 브로커업체들이 하나둘 문을 닫는가 싶더니 지난해 말에는 한인이 운영하는 자동차 브로커회사로서는 가장 큰 한국자동차그룹이 웨스턴 애비뉴에 자리한 하우스오브 기아 매장을 폐쇄하고 연초에 부지를 매각하기에 이르렀다.

아닌게 아니라 차를 구매하는 한인 소비자들은 굳이 LA 한인타운의 브로커들을 찾아다니기 보다 외곽지역의 중대형 딜러십 매장으로 발길을 돌리는 예가 허다하게 나타나고 있다.

“한인 자동차 브로커들 스스로 비즈니스를 죽인 결과이지.”

한국자동차그룹 이대룡 회장은 한인타운 자동차 판매업종의 부진 원인을 그렇게 딱 잘라서 진단했다. 판매경쟁이 심화되면서 무엇보다 가격에 대한 고객들의 신뢰를 잃어버린 결과라는 것이다. 게다가 외곽지역의 자급적인 쇼핑기능이 발달해 굳이 한인타운에 와서까지 차를 구입해야할 만한 이유가 없어졌다는 것도 지적했다. 이 회장이 2년여에 걸쳐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단행한 배경은 거기에서 출발하고 있다.

■ 뿌리 깊은 부조리…구조조정 단행 

한국자동차그룹은 브로커판매업체인 한국자동차를 비롯, 시보레-뷰익 딜러십 판매인 버몬트시보레뷰익, 현대차 딜러십판매인 LA시티 현대와 가든그로브현대,그리고 유나이티드 퍼시픽 펀딩 서비스 등의 자회사들로 구성돼 있다. 웨스턴에 있던 하우스오브기아와 가든그로브 기아는 기아차 딜러십을 반납하면서 정리한 상태이다.

이대룡 회장은 한인타운 자동차 브로커 시장이 위축되고 있다고 판단, 2년전부터 그룹의 구조조정을 계획했다.그리고 지난해 봄부터 실행에 옮겼다.

구조조정의 핵심은 딜러십과 브로커판매를 분리하는 것이었다. 다운사이징, 즉 군살빼기는 그 부수적인 효과일 뿐이었다.

“브로커로 출발한 회사가 프랜차이즈 딜러십을 겸하면서 처음엔 시너지가 있어서 좋다고 봤는데 시간이 지날 수록 부작용이 더 많더군. 한마디로 물과 기름이었어. 브로커 판매의 세일즈맨과 프랜츠이즈 딜러십 매장의 세일즈맨들은 커미션부터 워낙 차이가 나서 한곳에서 같이 운영하다보니 내부적인 부조리가 적잖게 뿌리를 내렸더군. 이대로 가다가는 안되겠다 싶어서 시스템 전체를 바꾸기로 한 거지.”

현대와 기아 딜러십 가운데 현대를 택일하고, 프랜차이즈 매장과 각종 차량을 종합 판매하는 브로커 매장을 떼어내면서 6개 매장의 사장들과 톱 매니저급들 30여명을 모두 내보내는 전면적인 인력 교체까지 손을 댔다. 33년된 회사에서 20년 넘게 일해왔던 임직원들을 남김없이 떠나보내는 일은 결코 만만한 일이 아니었지만 이회장은 살점을 떼어내는 고통으로 받아들였다.

“수퍼바이저, 매니저, 세일즈맨들로 연결된 사내 부조리의 먹이사슬을 끊자니 어쩔 수 없었어.”
지난해 9월 전체 임직원 300여명 가운데 절반이 실무적이거나 도의적이거나 책임을 지고 떠나갔다. 오랜 세월 함께 고생했던 만큼 나름대로 보상도 해주고 서로 행운을 빌어준 이별도 있었지만 아예 ‘다리를 태워버린(Burned Bridge)’ 사람들도 적지 않았다고 한다.

“워낙 베개만 배면 금새 잠드는 체질인데도 한동안 새벽까지 잠을 이루지 못한 날들이 많았지.”
구조조정을 뼈를 깎는 아픔이라고 부르는 데는 이회장도 예외일 수 없었다는 얘기다. 그 과정에서 경쟁업소들은 이회장이 사업을 정리한다느니, 심지어 암에 걸렸다느니 하는 악소문을 퍼뜨려 새로운 인력을 충원하는 데 애를 먹기도 했다.

“구조조정을 시작하는 단계에서 공교롭게 스트레스성 후두염같은 걸 앓아 두어달 치료를 받았는데 그런 것들이 기아차 매장 정리 등과 시기적으로 겹치면서 별별 루머가 눈덩이처럼 불어난거지.”

웃고 넘기고 말았지만 왜곡된 경쟁방식에 대한 씁쓰레한 기억을 회사의 개혁의지를 더욱 부추기는 계기로 삼을 수도 있었다고 한다. 

■ 1천만달러 재투자…고객만족 초점

한국자동차그룹은 구조조정에 소요된 비용으로만 재투자를 포함, 거의 1천만달러를 쏟아부었다.

무엇보다 고객 서비스가 업그레이드되면서 전반적으로 구조조정의 성과가 가시화되고 있다. 버몬트 매장만 하더라도 현대차와 시보레 기아차 등 3개 차종에 대한 서비스를 한곳에서 몰아치기 하던 터였다. 고객들이 짜증내기 일쑤이던 과부하 상황에서 기아차를 덜어내고 나니 남은 현대차와 시보레의 서비스 매출과 만족도가 상승, 하나를 포기한 만큼 이상을 얻어내고 있다. 변화는 그룹내 시스템에서만 그치지 않고 있다.

버몬트 시보레-뷰익 매장에서는 매매나 서비스를 위해 찾아온 고객들에게 스타벅스 커피와 각종 제빵과 쿠키 등을 제공하고 있다.  LA를 벗어난 외곽의 타인종 매장에선 전혀 새로울 게 없는 일이지만 한인타운내에선 보기 드문 서비스이다.양질의 서비스에 기분이 좋아진 고객들은 다소 불만스러운 일이 있어도 너그러워지고, 그런 분위기가 직원들에게 전달되니 능률 또한 자연스럽게 오르고 있는 셈이다.

“고객들이 매장을 찾아올 때마다 변화를 느껴야 한다”라는 이회장은 “그래야 성공하는 게 아니라, 그래야 생존할 수 있다”라고 힘주어 말한다. 

황덕준 / 미주판 대표겸 편집인

■ 이대룡 회장은

60년대 말 맨하튼비치에 있던 아이라 에스코바 포드딜러십에서 회계원으로 일하면서 자동차 판매업에 눈을 떴다. 73년 당시 동양자동차라는 판매업체에서 중고차 세일즈맨으로 나서면서 자리를 잡아 한국자동차를 설립, 독자적인 판매회사를 운영하기 시작했다.

90년 코리아타운내 버몬트 셰비를 인수하고 시보레 뷰익 딜러십을 획득한 데 이어 93년에는 LA와 가든그로브 지역을 관장하는 기아차 딜러십을 받았다. 현대차 딜러십은 98년 LA지역, 2000년에는 가든그로브 지역을 따냈다. 김윤성씨(김윤성포드), 이의섭씨(미쓰비시 유니온)와 함께 딜러십을 가진 한인 트로이카를 이뤄왔다. 아이비뱅크 이사로 활동하고 있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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