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VISION] (17) 미건USA 한상천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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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건USA의 한상천 사장은 내년이면 칠순이다. 입에 발린 덕담이 아니라 전혀 믿기지 않아 보인다. 씨름선수 출신이 아닐까 싶게 우람스러운 몸집이야 타고난 물림이겠지만 딱 벌인 어깨로 체구의 어느 한쪽도 구겨짐이 없이 반듯하다.

“미건 온열기를 사용하니까 이렇다.”라는 말쯤이야 자사 제품 홍보성 발언으로 치부할 수 있다. 주목한 것은 그 쩌렁쩌렁한 목소리와 무엇 하나 막히지 않는 말 솜씨이다. 마치 시국강연회의 연사처럼 거침없는 언변이다. 말을 한다기 보다 뭔가를 뿜어내는 듯하다. 온통 자신감 투성이다.

“물건을 팔 때나 비즈니스 계약을 할 때 목소리가 크고 힘에 차 있는 사람에게 더 믿음이 가게 마련이지요.”

그야 새삼스러운 말이지만 언제 어디서나 누구든지 그렇게 할 수 있는 일은 아니지 않은가.

“목소리가 작으면 잘 안들린다고 불평하지만 목청 크다고 시끄럽다는 사람은 아직 못봤소. 자신있어 보인다고 계약만 잘 됩디다.”

성공했기 때문에 자신감을 강조하는 게 아니라 자신감이 넘쳤기에 성공했다는 말이다.

 ■ 48개주 158개 지점 운영

한 사장이 미건의료기 사업에 손을 댄 것은 개인적인 체험에서 비롯됐다. 의류소매업을 하던 중 한국에 들른 길에 서울 수색동에 차려져 있던 미건 체험관을 갔다가 늘 어깨 견비통으로 고생하던 부인에게 당시 120만원하던 수동식 온열기를 사줬다. 효과를 보면서 옷 가게가 자리하고 있던 코리아타운 웨스턴백화점 내 의류업자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났고 한국에 나갈 때마다 주변의 부탁으로 두어개씩 구입해 주다보니 몇달만에 아예 컨테이너로 실어 나를 정도가 돼버렸다고 한다.  98년 10월 미건 본사와 미국 서부지역 총판업자로 계약하고 본격적으로 온열기 수입판매업에 뛰어들었다. 불과 1년만에 서부지역에서만 22개 지점을 개설했다. 얼마전 한 미국인 사업자가 플로리다 등 미 중남부 지역에서만 1년에 44개 미건 지점을 늘렸는데 그때까지만해도 한 사장의 1년 22개 지점 확장은 기록이었다.

“공산품은 아무리 좋은 제품도 코리안 마켓에서는 1년을 버티기가 어렵지요. 난 처음부터 한인시장에서는 5~6개월쯤 돈을 만드는 정도로 유지하다가 타인종 시장으로 진출해야 승산이 있다고 봤습니다.”

한국의 미건이 자리잡을 때 획기적인 마케팅방법이었던 무료 체험관 운영이 미국시장에서 미건의료기가 확산하는 데 결정적인 기여를 했음은 물론이다. 공짜 개념이 없는 미국에서 우선 무료로 온열기의 효능을 체험해 본 뒤 쓸만하면 그때가서 돈 내고 사라는 역발상 마케팅은 미건 의료기가 한인마켓 보다 타인종 시장에서 우후죽순처럼 뻗어나가는 바탕이 됐다. 현재 미건 의료기 지점은 미 전역 48개주에 158개에 이른다. 그 가운데 101곳이 백인 고객을 상대하고 있고, 21곳이 히스패닉계 시장, 11곳이 한인을 포함한 기타 소수인종 시장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1개 지점당 5만5천달러 가량을 내면 지점 개설권을 받는다. 대당 2,500~3,500달러에 이르는 미건의료기를 월 10대 정도 판매하면 수익을 낼 수 있다고 한다.

미국 시장에서 팔리는 미건 의료기는 연간 1만4천대 가량된다. 1개 지점당 연평균 100대 가량 판매하는 꼴이지만 노스캐롤라이나라든가 위스콘신 같은 지방에서는 대도시보다 한결 관심이 높아 무료체험관 방문객이 하루 300~400명에 이를 정도다. 얼마전 텍사스주에서는 미건 체험관에 관해 주류 방송인 FOX-TV가 지역트렌드로 소개, 폭발적인 반응을 끌어내기도 했다.

최근에는 할리웃 스타인 매트 데이먼이 플로리다주의 한 지점에서만 10개를 구입한 뒤 감사편지까지 보내왔다. 한사장은 유명스타의 미건의료기 체험을 자사제품 홍보수단으로 공개하는 대담한 마케팅을 구사했다. 데이먼의 허락이 없이 상업제품에 그를 이용한 셈인데 “당사자가 아무런 이의제기를 하지 않고 있어서 실망했다”라며 한사장은 껄껄 웃는다.

“워낙 유명한 스타인만큼 우리를 상대로 소송이라도 걸면 제품 인지도가 쑥 올라갈 것 아닙니까.”

칠순을 바라보는 CEO치고는 그 공격성만큼은 20대 청년이 무색하다.

 ■ “5년 안 지점 1천개로 브랜드 세계화 앞장설 터”

미건USA는 5년안에 중남미를 포함한 미주 전역에 1천개의 지점을 갖는 것을 목표 삼고 있다.

“자원이 없는 한국에서는 아이디어 상품만이 세계시장을 바라볼 수 있습니다. 한의학의 원리를 응용한 아이디어에서 출발한 미건 의료기의 장래성은 그런 점에서 무한하지요. “

우주공학 시대에 걸맞는 개념을 기존 의료기에 접목하는 정도의 신기술이 받쳐주면 미건 온열기 제품들의 시장성은 여전히 그 확장력이 크다는 주장이다. 지점 5천개 확장 목표는 돈벌이와 무관하다고 한사장은 강조한다.

“미건이라는 브랜드의 가치를 높이고 싶을 따름입니다. 미국이 코카콜라를 세계 구석구석에 퍼뜨렸 듯 미건도 한국인이 만든 의료기 브랜드로서 세계인이 다 알게 만드는 것이지요. 이건 돈 문제가 아니라 국가적 명예를 위한 사업입니다.”

미건이 거느린 전 세계 50개국의 지점망 확장에서 미건USA가 직간접으로 영향을 미쳐 생긴 곳이 30개국에 이르고 있다는 한사장의 덧붙임에서 그의 브랜드 파워업에 대한 의지를 읽을 수 있다.

“어쨌거나 한국에서 만든 단일 품목으로 보면 미건 만큼 미국 주류시장에 확실하게 안착한 것은 없지요?”

한 사장은 목소리는 여전히 우렁차다.

 ■ 주류인맥 형성 중요

“사업자 대회 마지막 날 회식을 할 때면 복분자주같은 한국의 전통술을 건배하면서 우리말로 ‘위하여’를 외치기도 하지요. 그런게 문화전달이겠지요.”

미건USA 한상천 사장은 미국 연방정부나 주 정부측 인사들과 폭넓게 교분을 갖고 있다. 제품 자체가 주류시장 위주로 거래되는 만큼 사업적인 고려에서 비롯된 것이지만 미국 정치인들과의 인맥과 교류를 통해 미건의 주류사회 정착을 끊임없이 확인하는 계기를 만들고 있다. 한 사장은 수입의 10% 정도를 미국 사회에 기부함으로써 그같은 교류를 다져나간다.

“다민족 사회인 미국에서 살아가면서 소수계의 파워를 갖추는 방법이 여러가지 있겠지만 주류 인맥을 만드는 것 또한 매우 중요하다”라는 한 사장은 “궁극적으로는 가난한 나라 출신들을 잘 교육시키는 대학 설립 등 장학사업에 뜻을 두고 있어서 그 시기가 되면 지금의 주류 인맥이 잘 활용되지 않겠느냐”라고 말했다.

 ■ 신규사업자 대회 통해 동양문화 전달

3700 윌셔파크빌딩내 미건USA의 사무실에서 일하는 25명 직원들은 전국 지점망 관리에 중점 투입되고 있다. 주요 지역별 지점을 관리하는 10명과 2개월에 한차례씩 지사장회의를 갖지만 LA 본사에서 일주일에 한두차례씩 지점들을 직접 체크하면서 각종 불편사항과 건의, 마케팅 지원방안 등을 처리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한상천 사장은 장남 제임스 한 이사를 앞세워 자신의 아이디어를 직접 반영하고 있다. 지점 운영은 철저하게 독립적이다. LA 본사의 직영점이 5군데 있긴 하지만 가급적 직영을 피하려 한다.

“직영점을 늘리면 다른 지점들로부터 시기심과 경계심을 유발하지요. 지점으로부터 신뢰를 잃으면 사업을 유지할 수 없습니다. 각 지점이 본사 직영체제에 언젠가는 흡수될지 모른다는 불안감을 갖게하면 그게 되겠습니까.”

158개 지점을 열었지만 어느 한곳으로부터도 법적인 문제로 시비를 당하지 않고 있는 걸 보면 미국 주류시장에 뻗어나간 미건USA의 관리체제는 인정할 만하다.

“거짓말을 하지 말아야지요. 일단 지점과 문제가 생길 때는 우리의 입장을 최대한 이해시키는 쪽으로 방향을 잡고 솔직하게 맞섭니다. 툭하면 법으로 해결하려는 미국사회에서 지금까지 단 한건도 지점과 소송이 없다는 것은 우리가 취한 방향이 제대로 가고 있다는 증거 아닙니까.”

미건 의료기 지점에 대한 미국인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지점 개설 신청자들이 몰리자 이들에 대한 효율적인 교육과 관리가 필요해 지난 2004년부터 매월 1회씩 LA 본사에서 신규사업자대회를 갖고 있다. 15명이상이 참가하는 미건 신규사업자 대회는 의료기 판매 교육 뿐 아니라 동양문화를 전파하는 기회이기도 하다는 게 한 사장의 말이다.3박 4일 과정 중 식사 부터 중식 한식 일식 양식을 고루 배정하고 특히 한방치료와 연관있는 의료기인 만큼 한의학 관련 기본 지식을 전달하면서 자연스럽게 동양문화의 철학과 배경이 전달된다는 것이다. 

 ■ 미건USA 한상천 사장은

서울덕수상고와 고대 상학과를 거쳐 1970년 한국 피어리스화장품 창립사원으로 사회에 입문, 2년만에 영업부장에 오를 만큼 현장영업에서 수완을 발휘했다. 1980년 현대건설로 자리를 옮겨 대기업 조직문화를 5년여 체험한 뒤 전광판 제조업체인 삼익전자의 공동설립자로 참여했다가 한국식 입시교육에 자녀들을 맡길 수 없다고 판단, 91년 미국으로 이민했다. LA 코리아타운 웨스턴 백화점내에서 의류소매업으로 이민생활을 출발, 우연한 기회에 미건 온열기로써 부인의 어깨 통증을 치료한 경험을 얻어 98년부터 미건 사업에 손을 댔다. 98년 10월 미건 온열기의 미국 서부지역 총판계약을 한 뒤 1년만에 22개 지점을 개설하는 성과를 인정받아 2000년 미건 본사로부터 200만달러를 투자받아 미건 USA,Corp.를 설립, 오늘에 이르고 있다.


황덕준 / 미주판 대표겸 편집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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