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 순이자마진 하락에 불안

은행들이 순이익이 크게 증가했음에도 순이자마진이 악화되면서 수익성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미국은행들의 지난해 4분기 실적발표가 지난 11일 웰스파고의 발표를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특히 이번 주에는 스탠더드앤푸어스(S&P)500 지수에 포함된 37개 금융주 중 22개 금융주가 이번주 실적을 발표하며 미국 6대 은행 중 이미 실적을 발표한 웰스파고를 제외한 나머지 5개 은행도 이번주에 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USA투데이가 팩트셋 리서치의 자료를 인용해 13일 전한 바에 따르면 금융주 순익은 순익은 전년동기대비 8.7% 늘 것으로 예상된다. 허리케인 샌디 피해로 대규모 보험금을 지급하게 된 보험회사 실적을 제외하고 상업은행들만 따지면 순익 증가율은 39%에 이를 전망이다. S&P500 전체 기업의 순이익 증가율이 2%대에 머물 것으로 예상되는 것을 감안하면 은행주들은 상당히 선전하고 있다.

하지만 순익 증가한 만큼 수익성이 보장되지 않고 있다.

실제로 지난 11일 발표된 웰스파고의 실적을 보면 웰스파고는 지난해 4분기 순익이 전년동기대비 24% 급증해 사상 최대 순이익을 달성했다. 하지만 은행의 수익성을 나타내는 순이자마진(NIM)은 오히려 악화됐다. 웰스파고의 지난해 4분기 순이자마진은 3.56%로 전분기 3.66%보다 떨어졌으며 1년전 3.89% 보다는 0.33%P나 하락했다.

웰스파고는 상업 대출이 9% 늘었지만 예금 증가율은 이보다 높았다고 설명했다. 예금에 비해 대출 수요로 이어지지 못한 여유 자금을 정부 채권이나 모기지 채권 등 상대적으로 수익이 낮은 상품에 투자했고 이는 결과적으로 순이자마진 악화를 가져왔다.
 
즉 고객들이 예치한 수천억달러의 자금을 투자할 안전하고 수익성 높은 투자처를 찾지 못했다는 뜻이다.

JP모건과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씨티그룹 등 이번 주 실적 발표가 줄줄이 예정돼 있는 다른 은행들도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을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웰스파고까지 포함한 4대 은행의 지난해 4분기 평균 순이자마진이 2.8%로 10년전 4%보다 크게 줄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지난 50여년 사이 최저치다.
 
KBW의 프레드 캐논 애널리스트는 “다른 은행들도 비슷한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은행이 성장하는데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수익성을 유지하는 데에도 고전하는 이중고가 예상된다는 것이다.

한편 BoA는 오는 17일 지난해 4분기 실적을 공개할 예정이고 씨티그룹도 이날 실적 발표를 한다. 골드만삭스와 JP모건 체이스가 16일, 모건스탠리가 18일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팩트셋 리서치는 JP모건과 씨티그룹은 4분기 매출 증가율이 두 자리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팩트셋은 주요 금융회사의 매출 증가율 평균이 1%에 머무를 것이라며 이중 JP모건과 씨티그룹은 가장 높은 매출 증가율을 기록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성제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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