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직접투자(FDI) ↓ 국내 기업의 해외 투자도 ↓

[헤럴드경제=허연회 기자]경제규모가 커지게 되면 국내로 들어오는 투자 규모도 커지지만 해외로 나가는 국내 자본의 규모도 커지게 된다. 그런데 한국경제는 예외다.

외국인 직접투자(FDI)가 4년만에 처음으로 감소했다. 여기에 국내 기업들이 해외로 투자하는 해외 투자 규모도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29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FDI 신고금액은 145억5000만 달러로 전년보다 10.7% 줄어들었다. FDI 신고금액은 2009년 114억8000만 달러에서 2010년 130억7000만 달러, 2011년 136억7000만 달러, 2012년 162억9000만 달러로 3년 연속 증가했지만 지난해 감소세로 돌아섰다.

실제 투자가 이뤄진 FDI 금액은 지난해 96억8000만 달러로 9.4% 줄었다.

이처럼 외국인 투자가 줄어든 것은 엔저(円低)로 인한 일본의 투자가 위축됐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해 신고액 기준으로 일본의 투자는 26억9000만 달러로 40.8%나 급감했다. 일본의 투자 감소액은 18억5000만 달러로 전체 외국인투자 감소액 17억4000만 달러보다 많은 수준이다.

미국의 투자는 35억3000만달러로 4.1% 줄어든 반면 유럽권의 투자는 48억 달러로 76.9%나 늘어났다.

외국인이 투자한 업종을 보면 서비스업이 98억5000만 달러로 2.6% 증가했지만 제조업 투자는 46억5000만 달러로 23.8% 감소했다. 인수ㆍ합병(M&A)을 위한 투자(49억8000만 달러)는 32.8% 늘었으나 부지를 사들여 공장을 짓는 그린필드 형태의 투자(95억7000만 달러)는 23.7% 즐었다.

국내 기업의 해외 투자도 줄어들고 있다.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지난 2004년부터 꾸준히 증가해 2007년 정점을 찍었던 국내 기업의 해외 투자는 이후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지난 2011년 투자금액 기준으로 264억달러였으나 2012년 231억 달러, 지난 2013년 3분까지는 168억달러에 그쳤다. 국내는 물론 해외 경기가 내리막길을 걸으면서 국내 기업들의 해외 투자가 위축된 것으로 분석된다.

이재우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오픈 이코노미라면 국내로 들어오는 자본도 많아져야 하고, 또 해외로 나가는 자본 역시 늘어나야 한다”며 “국내기업들의 해외 경쟁력이 약해지고 있는데다 아시아권 국가들의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지 않고 있다는 게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okidok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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