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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 웨이브 (친환경 운동)가 LA 다운타운의 빌딩 트렌드도 바꿔 놓았다.
상업용 부동산의 붐과 함께 최근 LA 다운타운에 속속 들어서고 있는 신규 빌딩들을 보면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새로운 트렌드를 볼 수 있다. 바로 빌딩 곳곳에 설치된 자전거 주차 공간이다. 일부 빌딩은 자던거 주차 공간이 차량 주차 공간보다 많은 곳도 있다.
유명 개발업자 소니 아스타니가 LA 다운타운 그랜드와 12가에 건축 중인 G 12 프로젝트는 총 744개 자전거를 세울 수 있는 주차 공간을 마련했다. 반면 자동차 주차공간은 595개 뿐이다. 또 다른 대형 개발자 맥 어반의 사우스 파크 프로젝트도 자전거 402대 자동차 382로 자전거 주차 공간이 더 많다. 포레스트 시티가 건축 중인 대형 콘도는 자동차 주차 공간이 자전거 주차 공간보다 많지만 포레스트 시티의 이전 프로젝트에 자전거 주차 공간이 거의 배정되지 않았던 것을 감안하면 괄목할만한 변화다. 이외에도 올해와 내년에 완공되는 다수의 빌딩도 자전거 주차 공간을 대량 확보하며 이 트렌드에 동참했다.
대형 개발업체들의 자전거 사랑은 시의 정책 변화가 가장 큰 원인이다. LA 시는 자동차없는 날을 표방한 시클라비아를 연례 행사로 도입했는가 하면 최근에는 도시 곳곳에 자전거 전용도로를 여러곳 추가했다. 또 각종 신규 프로젝트에 자전거 주차공간을 의무적으로 설치하도록 하면서 차량 주차 공간은 최소화 할 것을 규정했다.
LA시의 건축 규정에 따르면 새로 건축되는 빌딩은 약 1만 스퀘어 피트의 자전거 주차 공간을 확보해야 하며 자전거 주차 공간 4대를 늘리면 차량 주차 공간 1대를 줄일 수 있다. 이외에도 차량 주차 공간 10%, 대중 교통 시설과 1500피트 이내 위치할 경우는 15%를 자전거 주차 공간으로 대체 가능하다.
LA시의원들과 친환경 그룹들은 “자전거 활성화는 교통 정체 해소는 물론 환경 오염을 개선하고 출퇴근 방식을 크게 바꾸게 될 것”이라며 “당장은 반발하는 사람이 많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자전거 친화정책이 완전히 자리잡을 것이다”고 말했다.대형 개발업체와 다운타운 주민들은 이런 자전거 친화 정책에 엇갈린 반응을 보이고 있다. 대형 개발업체들은 자전거 주차 공간이 늘어나는 것을 환영하고 있는데 이는 자전거 주차 공간 추가가 자동차 주차 시설 확보에 비해 비용을 크게아낄 수 있기 때문이다. 건축업체 관계자들은 “빌딩 건축에서 주차 공간이 차지 하는 비용이 상당하다”며 “지하나 외부 주차 공간 1층만 줄여도 큰 비용을 아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중소형 건설 업체들과 입주자들은 이와는 반대다. 소형 건축 업체들은 “대형 건설사는 네임 밸류가 있어 입주자들을 쉽게 확보할 수 있겠지만 소형 건설사의 입장에서는 주차 공간이 사실 엄청 민감한 문제다”며 “주차 시설 확보 문제로 투자자가 빠지거나 판매가 취소되는 사례가 있다”고 전했다. 입주자들도 “줄어든 주차 공간때문에 주변 주차장을 돈을 주고 빌려야 한다”며 “자전거는 집안에 보관할 수 있지만 차는 어디 두란 말이냐”고 볼맨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한편 LA시의 자전거 정책을 관장하는 톰 로스만은 “자전거 친화정책은 LA 다운타운의 인구밀집도를 볼때 불가피한 선택”이라며 “앞으로 다운타운은 건물내 주차 시설을 없애고 외부 주차 시설을 이용하거나 파사데나처럼 시가 주차 공간을 관리하는 시스템으로 갈 수 있다”고 예상했다.
최한승 기자